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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4월 초의 글 -
팝캐스트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듣다가 문화일보 박경일 기자가 "우리나라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길은 무주 잠두마을의 잠두강변 길입니다."라는 말이 귀에 들어왔다. 지리산 쌍계사의 "십리벚꽃길"보다 몇 수 위라는 박경일 기자의 말에 마음이 매우 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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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2018년 4월 8일에 백패킹 배낭을 꾸려서 "서면마을에 주차 - 부남면체육공원까지 트래킹 후 야영 - 아침에 일어나 버스로 안요곡마을까지 이동 - 4~50분 트래킹하여 서면마을 도착 " 이라는 일정을 세워서 잠두마을로 향했었던 일이 있었다.
하지만 계획을 잘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잠두강변길을 찾지 못하고 트래킹만 실컷 하고 왔었다.
2018년 4월 8일: http://cafe.daum.net/moneybooks/VrJs/59?svc=cafeapi
그리고 일년 후 2019년 4월 6-7일에 지인들과 함께 잠두강변길의 벚꽃을 찾아 길을 나섰다. 하지만 너무 이른 때여서 벚꽃은 구경도 못하고 돌아왔었다.
2019년 4월 6-7일: http://cafe.daum.net/moneybooks/RsYS/254
올해는 두번 이나 사전답사를 한 후에 벚꽃 캠핑을 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벚꽃은 절정을 살짝 지나있었다. 선거일이었던 4월15일 경이 절정이었나 보다. 하지만 만족스러웠던 벚꽃 캠핑으로 인해 매년 4월 15일 경에는 잠두마을을 찾을 듯 하다.

작년과 재작년, 미완의 성공을 경험삼아 올해는 제대로 된 백패킹을 시작했다.
잠두강변길을 직접 걷는 것보다는 반대편 강가를 걸으면서 전체적인 풍광을 감상하는 것이 잠두강변길 백패킹의 시작이다.

반대편에서 바라본 잠두강변길은 산허리를 벚꽃으로 감싸고 있다.

"길을 걷는 자"

매번 갈때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는 금강의 모습


총 19km에 달하는 금강변 마실길, 내가 좋아하는 잠두강변길은 잠두마을 앞을 지나는 3km의 벚꽃길이다.

떨어진 꽃잎만큼 인생무상을 느끼게 하는 것은 없다. "모양이 예쁘다고 색이 화려하다고 자랑하지 마라, 언젠간 떨어진다."

굽어 흐르는 금강과 벚꽃길, 하루 종일 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는 풍경이다.

작년에 사진을 찍었던 바위 위에 고싸머기어 G4 배낭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같은 장소, 다른 사진.
위는 작년에, 아래는 올해 찍은 사진이다.

트래킹 하는 동안 비박할 장소를 물색했다.
강변에 두 세곳의 장소가 있었고 잠두강변길 중간 즈음에도 좋은 곳이 있었다. 산길을 따라 무작정 올라갔더니 평평한 언덕이 있어 텐트를 칠 생각을 했다가 위를 올려다보니 웬지 더 좋은 곳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조금 더 올라갔더니 활짝 핀 벚꽃아래 텐트를 칠 수가 있었다.

미군 ACU 부니 햇, 여름을 제외하고는 항상 동행하는 모자이다.

일단 해먹부터 설치, 해먹에 누워 쉬면서 맥주 한 캔 마시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해먹에 누워 있으니 땀도 식고 썰렁하다.
슬슬 텐트를 설치한다.
텐트는 엑스페드 벨라 익스트림, 서너 번 설치해보니 깔끔하게 설치가 된다.

해마다 보고 해마다 카메라에 담는 벚꽃이지만 볼 수록 매력적이다.



아무도 없는 산 중턱, 텐트가 있으니 사람의 흔적으로 인해 산의 분위기가 바뀐다.
오늘은 이곳이 우리 집이다.

벚꽃을 찍으니 텐트가 배경이 되어 준다.

집 짓느라 수고 했으니 영화감상
오늘의 영화는 "오블리비언" 2013년 흥행 성적 42위.
SF에 드라마적 요소가 풍부하고 반전까지 있으니 훌륭한 영화이다.
제목만 보고 처음 보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시작하자마자 예전에 보았던 영화인걸 알게 되었다.
두번째 보아도 재미있다.

식사시간~
재미삼아 내가 만든 알콜버너와 미군 고체연료를 가지고 다닌다. 고체연료 하나로 물 100ml를 끓일 수 있다.
오늘 메뉴는 즉석비빔밥, 라면, 맥주, 김치
혼자일때는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텐트가 하나이니 야경으로는 약간 부족하다.


다음 날 아침, 배낭을 다 싸고 철수하려는데 한 나무에서 두가지 꽃이 핀 걸 발견했다.
벚꽃과 겹벚꽃이 같이 피다니?
착각이나 했나 싶어서 계속 살펴보는데 분명히 한나무에서 갈라져 나온 줄기이다. 십여분을 계속 살펴보았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이 나는게 혹시 심을때 두 나무를 바싹 붙여 심은 게 아닌가 싶다. 내년에 다시 가볼 이유가 생겼다.

돌아오는 길에 어제 들러 배낭을 쉬게 했던 곳을 지나게 되었다.
작년에는 없었던 정자가 있었다.
맞은 편에 정자가 하나 더 있는데 요즘 정자 세우는 게 유행이니만큼 별스럽지는 않지만 자꾸 뭔가를 만들어서 경관을 변화시키는 것이 마음에 어긋난다.

하얀색 벚꽃이 활짝 피어 있어 집에 돌아가는 발길을 잡아 끌었다.

사진 속에는 다리가 3개 있다.
맨 아래에는 옛날부터 있던 잠두교, 그 위에 새로 만든 잠두1교, 더 위에 교각이 크게 보이는 것이 고속도로의 일부인 잠두교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잠두마을 근방에는 마실길, 잠두강변길, 벼룻길, 학교가는 길등 걷기 좋은 곳이 많다.
참고 링크: https://cafe.naver.com/theforestroad/7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