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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TER LIFE_행복한 삶으로의 초대
붓질의 묘미, 그림 오디세이
명화(名畵)가 사랑받는 이유는 그림을 통해 그리는 이의 감정이 감상하는 이의 마음속에 그대로 투영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서다. 심리학적으로도 그림은 마음을 투영하는 도구로서 ‘치유’의 힘을 지닌다 하지 않던가. 평생 붓 한번 잡아본 적 없는 이들이 그림에 빠져드는 이유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하얀 종이 위에 한 줄의 선과 채색으로 정갈하게 마음을 풀어내는 붓질의 묘미를 소개한다.
그림에 매료되는 이유
누군가는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어떤 이는 은퇴 후 여가 생활을 즐기기 위해 뒤늦게 취미를 갖기도 한다. 별다른 준비 과정이나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취미 활동으로는 그림을 꼽을 수 있다. 단순히 잘 그리겠다는 욕심보다는 마음의 심연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서 그림은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취미다. 이미 자기 계발이나 취미 생활 등 자신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인 스마트 시니어 사이에서 그림은 고상한 취미 생활로 여겨졌다. CEO, 의사, 교수 등 현업에 종사하거나 은퇴 후 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점이 있어 그림에 매료되는 것일까. 심리학에서는 그림 그리는 행위 자체에 이미 정서적 순화 기능이 담겨 있다고 한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감정적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치유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사회적 체면이나 관계 때문에 속 시원히 자신의 본심을 표현하는 데 익숙하지 못하다. 평소 갖고 있던 고민이나 감정을 캔버스 위에 표현하다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느낌이나 생각이 그림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소됨을 느낄 수 있다. 심리 치료의 일종인 아트 테라피, 미술 치료와 같은 분야에서 감정이나 내면을 표현하는 치료법으로 그림을 활용하는 이유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몰입을 통한 ‘안티-스트레스’와 비교적 단기간에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감이 큰 것도 그림의 매력이다.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다
덜컥 그림 수업부터 수강할 게 아니라 처음엔 그림책 한 권으로 가볍게 시작해본다.
어른들의 색칠놀이로 알려진 컬러링 북은 <비밀의 화원> 시리즈를 비롯해 명화, 명소, 광고 등 다채로운 주제로 출간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밑그림이 그려진 상태로 색연필만 있으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간편히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조건 한 페이지를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접어두고 내키는 대로 칠하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셀프 페인팅은 그림에 소질이 없어도 유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캔버스 위에 유명 화가의 그림이나 캐릭터가 밑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정해진 물감 번호에 따라 밑그림을 칠하다 보면 어느새 명화와 비슷한 느낌이 나는 나만의 작품을 완성할 수 있다. 캔버스와 물감, 붓을 패키지로 판매하며, 인터넷에 ‘셀프 페인팅’, ‘DIY캔버스’, ‘피포페인팅’을 검색하면 관련 상품을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초급과 중급,고급 등 작품별 난이도가 나뉘어 있어 쉬운 과정부터 따라 하면 된다.
어떤 그림을 배워볼까?
먹의 농담으로 표현하는 수묵화는 화려함보다는 단아한 멋과 깊이에 끌리는 이들이 시작하면 좋다. 여백과 정신을 강조하기 때문에 마음 수양에도 좋고, 취미로 시작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이도 많다. 한달 정도 붓 잡는 법과 선 그리는 연습을 익힌 뒤 문인화의 일종인 사군자를 그리거나 수묵화에 어느 정도 능숙해지면 풍경에 색을 입힌 수묵담채화를 배울 수 있다. 민화는 서민 사이에서 유행한 그림으로, 자유분방한 소재와 화려한 색채 등으로 문인화와 달리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서툰 솜씨라도 작품에서는 잘 표가 나지 않아 초보자도 무리 없이 도전하기 좋다. 수채화는 종이와 물감, 붓 등 재료비가 저렴한 편으로, 특히 종이 품질이 중요하다. 저렴한 켄트지는 시간이 지나면 색이 변하거나 변형되기 때문에 종이만큼은 비용을 투자하는 편이 좋다. 평소 식물 관찰을 즐기고 꼼꼼하고 세심한 기록에 관심이 있다면 보태니컬아트, 즉 생태 세밀화를 배워본다. 생태 세밀화는 식물의 형태와 색, 세부를 정확히 묘사하는 그림을 말한다. 숲이나 동식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와 이해는 기본이다. 단순히 아름답게 그리고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이 자라는 환경을 면밀히 관찰해 꽃망울을 맺고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드는 변화의 순간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것에 가깝다. 우리 주변의 식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소재를 구하기 쉽고, 미술의 기초 지식과 기법을 익힌 후에는 언제 어디서나 화폭에 식물의 아름다움을 담을 수 있다. 생태 세밀화가는 주로 동식물도감이나 그림책에 삽입되는 세밀화를 그리거나, 숲해설가나 동식물해설가 분야로 진출하기도 한다. 생태 세밀화를 배울 수 있는 대표 방법은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산하 세밀화 위원회에서 진행하는 생태 세밀화 수업을 수강하는 방법이다. 전반적인 이론 강의와 식물분류학을 기본으로 한 과학적인 세밀화 실습 강의로 이뤄진다.
요즘은 문화센터나 평생교육원, 개인 화실에서 성인을 대상으로 기초부터 차근히 가르쳐주는 그림 수업이 많다.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만큼 나에게 맞는 곳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적한 분위기가 감도는 판교에 5년째 자리해온 아트담(Artdam)은 어른들의 미술 놀이터 같은 곳이다. 담벼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 낙서하듯 마음을 풀어놓고,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그림을 그리고
그림 수업을 진행하는 이는 양귀비 그림에 천작해온 권인수 작가다. 한쪽은 매혹적인 그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미술 기초 실기부터 드로잉, 스케치(인물·풍경), 수채화, 동양화, 수묵 일러스트까지 수강생의 실력에 따라 일대일 맞춤식 수업으로 진행된다. 화요일과 목요일, 일요일에 정규 수업을 하며, 따로 개인 레슨을 신청해 배울 수도 있다.
포토그래퍼 최충식, 안지섭 촬영협조 아트담(031-706-0503), 현대백화점 판교점 문화센터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아틀리에
예술의전당 미술실기아카데미 수업 과정은 입문반과 초급, 중급, 고급반으로 구성된다. 그림의 기초 단계부터 유화, 아크릴화, 크로키, 한국화, 현대 미술, 판화, 수묵 풍경, 인체 드로잉 등 중견 작가들이 진행하는 세분화한 수업은 개인의 실력에 따라 선택 수강할 수 있다. 현재 2016년 봄학기 수강생을 모집하는 중으로, 봄 학기는 2월 23일부터 6월 11일까지, 15주(주 1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예술의전당 예술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모든 강좌는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상세 시간표와 강좌 신청은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재료비는 별도로, 인기가 높은 수업이니만큼 때에 따라 접수가 금방 마감되기도 한다.
동국대학교 평생교육원 민화 수업은 크게전통민화지도사와 전통민화실기, 민화실기(전통반, 창작민화반)로 나뉜다. 까치와 호랑이 그리기, 연화도, 화조도에 이르기 까지 생활미술로서 민화의 아름다움을 배우기 시작해 점차 전문가와 지도자 과정까지 이수할 수 있다. 민화 외에 사군자, 문인화 과정도 배울 수 있다. 주 1회 수업으로 진행한다.
GOLD&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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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음의 정원 원문보기 글쓴이: 마음의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