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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를 맞으며 걷거나 산에 오르는 경험을 할 일이 별로 없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같아서 기대가 되는 산행이었답니다.
아이들도 처음에는 주저하는 발걸음이었지만, 이내 신나는 발걸음으로 올랐어요.
빗속에서도 잠시 발을 멈추고 황방산의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때도 어찌나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던지요.
산을 오르다 만난 초피나무의 잎을 떼서 모두 얼굴에 붙였어요.
비가 와서 그런지 산에 모기들이 제법 많아서 임시방편으로 초피나무잎을 붙여봤는데 잎 하나만 붙였을뿐인데도 참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길 옆에 산딸기가 아주 많이 열려있는 걸 아이들이 발견했어요.
먹어보고 싶다고 어찌나 조르던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서 한알씩 따서 참새같은 아이들의 입에 넣어주는데 그 어떤 산해진미보다도 맛있게 먹는 걸 보니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평생 산딸기만 먹으라고 해도 먹겠다는 한 아이의 말에 모두 빵 터졌죠.
산딸기 나무 앞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아이들을 달래서 발걸음을 떼는게 가장 힘든일이었답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아이들의 예술혼은 불타올랐어요.
칡잎을 뜯어 튼튼한 이를 이용해 만다라를 만들고선 빛을 찾아 만다라를 비춰보고선 만족해하는 아이들이었어요.
빗속에서 더 선명히 들리는 새소리를 가만히 감상한 후에 새걸음놀이를 했어요.
참새는 총총! 비둘기는 비비적 비비적! 까치는 비비적비비적 총총!
가위바위보를 하며 조금씩 앞으로 가다보니 힘들어 못가겠다던 아이들이 어느새 저만치 앞장서있네요.
비를 맞으며 힘든 산행을 마치고 난 후에 먹는 도시락은 말그대로 꿀맛이었어요.
배가 많이 고팠는지 오늘은 대부분의 아이들이 도시락을 남김없이 싹싹 비웠답니다.
계속해서 내리는 비로 인해 야외에서 활동을 할 수 없어 정자에서 질경이를 가지고 씨름도 하고 보자기제기놀이도 했어요.
질경이 하나만으로도 그 어떤 게임기보다 더 큰 즐거움을 느낄 줄 아는 아이들입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가 아니더라도 자연속에서 즐겁게 놀 수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달을 수 있다면 이또한 큰 기쁨이겠지요.
6월에는 환경의 날도 있고, 사막화방지의 날도 있어요.
사막화방지의 날의 의미를 생각해보면서 씨앗폭탄던지기를 했어요. 고사리같은 손으로 찰흙속에 씨앗과 상토를 담아 예쁘게 빚어서 도토리숲 빈 공터에 힘껏 던졌답니다. 아이들의 마음이 듬뿍 담겼으니 꼭 예쁜 꽃을 피워낼것이라 믿으면서요.
오늘은 특별히 엄마를 위한 선물을 직접 만들어가기로 했어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향이 좋은 편백나무로 만든 예쁜 냄비받침을 직접 만들어서 엄마에게 또는 할머니에게 드린다며 가방안에 소중히 담아서 갔어요.
비와 어울리는 향긋한 차 한잔을 나누며 아이들과 잠깐의 담소를 나누었답니다.
빗속 산행은 어떠했는지, 오늘의 가장 큰 즐거움은 무엇이었는지......
신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잠시 진정시키려 시작한 티타임이었지만, 이 잠깐의 여유로움을 어찌나 제대로 즐기던지요.
마지막으로 오늘 산행의 느낌과 황방산에 대한 느낌을 뱃지에 적어보았어요.
오늘로 벌써 3개째의 뱃지가 만들어졌답니다. 7개가 다 모이는 그날까지 아자아자 화이팅!!
산딸기만 먹고 살겠다던 아이는 빨간 산딸기를 그려넣고
빗속에서 초록으로 보이던 황방산을 그대로 표현해내기도 하고
힘들지만 재미있었다는 말로 오늘을 마무리하는 아이도 있었어요.
비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아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빗속에서 즐겁게 산행하고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맑은 날도 좋지만, 빗속 산행이라는 색다른 추억을 가슴에 담아갈수 있어 모두 행복한 하루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