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달천 마을 포구
전남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의 바다, 고흥군·보성군·순천시·여수시에 둘러싸인 내해를 여자만(
汝自灣)이라고 한다. 만 한가운데 여자도라는 섬이 있어서 붙은 이름이다. 드넓은 갯벌과 구불구불한 해안, 아름다운 노을이 장관인 여자만을 순천에서는 순천만이라 부른다.
섬달천 옆 새섬과 갯벌
여자만 갯벌은 꼬막, 그중에서도 새꼬막 산지로 유명하다. 새꼬막 산란기인 7~8월이면 여자만에
기대어 살아가는 어촌은 종패 채묘 작업으로 바쁘다. 여자만 동쪽, 여수시 소라면의 섬달천마을도 그중 하나다.
새꼬막 종패 채묘를 위한 그물 엮기 작업
채묘는 새꼬막 성패가 바다에 방사한 유생(씨앗)을 그물에 붙이는 작업이다. 대나무와 대나무 사이에 그물을 엮어 수심이 얕은 뻘밭에 꽂아두면 물속에 떠다니던 유생이 달라붙는다. 그물에 착상한 유생은 9~10월이면 모래알만 한 종패로 자라는데, 이때 그물을 걷어 털고 갯벌에 다시 뿌린다.
이렇게 살포한 종패는 2년이 지나면 채취할 수 있다. 여름에 여자만 해역에서 가지런히 꽂힌
대나무는 채묘를 위한 그물이다. 채묘 작업은 물이 들어왔을 때 배를 타고 나가서 기다렸다가
물이 적당히 빠지면 재빨리 끝내야 한다.
육달천과 섬달천을 잇는 연륙교
[왼쪽/오른쪽]섬달천에서 바라본 육달천 마을 / 육달천에서 바라본 섬달천 일부와 새섬
소라면에는 달천마을이 둘이다. 하나는 육지에 있어 육달천, 다른 하나는 섬에 있어 섬달천이라
불린다. 1980년대 초 두 마을 사이에 연륙교가 놓이면서 왕래가 편해졌다. 육달천에서 연륙교를
건너자마자 오른쪽 해안 도로를 따라가면 꼬막과 굴 양식장이다. 채묘용 그물을 엮는 작업은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2인 1조로 진행한다.
섬달천 마을
섬을 일주하는 도로는 없다. 취락과 포구는 양식장 반대편, 즉 연륙교 끝에서 왼편에 형성되었다.
유명 관광지가 아니고 내세울 만한 명소도 없어 오가는 이는 드물지만, 소박하고 고즈넉한 어촌
풍경에 마음이 푸근해진다.
[왼쪽/오른쪽]연륙교를 건너면 섬달천 입구 / 섬달천 마을 고샅길
[왼쪽/오른쪽]섬달천 사랑방 역할을하는 달천어촌계리사무소 / 밭일 나가는 섬달천 할머니
면적이 0.95㎢에 불과한 섬달천에는 40여 가구가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며 살아간다. 섬달천 주민
에게 마을 앞뒤로 마당처럼 펼쳐진 갯벌이 선사하는 꼬막과 바지락, 굴은 큰 보물이다.
섬달천 굴은 갯바위에 자라기도 하지만, 특이하게 갯벌에 서식한다. 2월경 섬달천 갯벌은 꽃이
앞다퉈 피어난 듯 굴로 뒤덮인다. 꼬막이나 바지락과 달리 굴은 날을 정해 3~4일간 집중적으로
수확하는 것이 특징이다.
[왼쪽/오른쪽]섬달천 완만한 구릉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 섬달천 포구와 멀리 보이는 연륙교
가장 높은 곳이 88m로 완만한 섬 사면의 초록빛 밭에서는 콩, 깨, 고구마, 고추가 자란다. 하루
네 차례 여자도행 소형 선박이 다니는 선착장도 있다. 섬달천에서 여자도까지 30여 분. 주로
트레킹족과 낚시꾼이 이용한다.
[왼쪽/오른쪽]섬달천 마을 해안도로 라이딩 / 썰물에 드러난 여자만의 갯골
섬달천의 짧은 해안 도로는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인근 여수YMCA
가사리생태교육관에서 자전거를 빌려준다. 갯벌 옆으로 난 해안 도로를 따라 섬달천까지 왕복
12km,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체력과 시간이 허락하면 섬달천에서 돌아가지 말고 달천, 궁항, 장척, 복촌까지 달리며 해안선을
따라 길게 누운 갯벌을 마음껏 즐겨도 좋다. 해마다 가을에 여자만갯벌노을축제가 열리는 장척과 복촌 사이에는 카페촌이 형성되어 쉬어 가기도 좋다.
여수해상케이블카와 거북선대교
여수반도 서쪽이 이처럼 소박한 어촌 풍경을 품고 있다면, 동쪽에는 오동도와 향일암, 여수해상
케이블카, 여수해양레일바이크처럼 잘 알려진 관광지와 즐길 거리가 있다. 여수 관광 1번지 오동도의 명물은 봄에 섬 선체를 붉게 물들이는 동백꽃이지만, 상록수로 뒤덮인 산책로의 매력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오동도 전경
울창한 숲길을 따라 정상의 오동도등대를 지나면 탁 트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고, 상쾌한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을 씻어준다. 육지와 오동도를 잇는 방파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혔다.
향일암<사진제공·여수시청>
4대 관음 기도 도량 중 한 곳인 향일암은 돌산도 끝자락 금오산의 아찔한 절벽 위에 자리한다.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일출이 아름다워 향일암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주차장에서 20여 분 올라가 가쁜 숨을 몰아쉴 때쯤, 반짝이는 남해의 푸른빛이 두 팔 벌려 반겨준다.
[왼쪽/오른쪽]여수해상케이블카 정류장(자산공원 쪽) 전망대 / 여수해상케이블카 정류장(돌산공원 쪽) 전망대
여수해양레일바이크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1.5km 구간을 잇는 여수해상케이블카도 인기다. 여수 앞바다와 돌산대교, 거북선대교, 여수해양공원까지 한눈에 조망하고,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 자산공원과 돌산공원은 각각 오동도와 여수 밤바다를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다.
돌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앞바다와 돌산대교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털 캐빈을 타면 더욱 짜릿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여수해양레일바이크는
왕복 3.5km 전 구간이 해안을 따라 달린다. 오동도와 남해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여름철 여수 별미, 갯장어샤부샤부
음식이 다양하고 맛있기로 유명한 여수에서 여름철 별미 갯장어샤부샤부를 빼놓으면 서운하다.
촘촘하게 칼집을 낸 갯장어를 끓는 국물에 살짝 익히면 활짝 벌어지는 모양이 꽃송이 같다. 맛이
담백하고 영양이 높아 여름 보양식으로 사랑받는다.
<당일 여행 코스>
섬달천·여자만 일대(가사리~섬달천~복촌 자전거 라이딩이나 드라이브)→자산공원(오동도 조망)→여수해상케이블카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섬달천·여자만 일대(가사리~섬달천~복촌 자전거 라이딩이나 드라이브)→자산공원(오동도 조망)→여수해상케이블카
둘째 날 / 향일암→오동도→여수해양레일바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