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비전 2050 기획연재＞ ② 미래 게임체인저 슈퍼 솔져

[김종문 목사]

육군비전 2050 기획연재> ② 미래 게임체인저 슈퍼 솔져

작성일: 2020-04-29 11:12:22

* 8대 게임체인저 : ① 슈퍼 솔져, ② 자율 전투로봇, ③ 에너지 무기, ④ 극초음속 무기, ⑤ 비살상 무기,

                         ⑥ 무인 자율 이동체, ⑦ 초연결 네트워크 체계, ⑧ 지속 가능한 에너지 지원 체계

과학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27년 전인 1993년 대전 엑스포에 대표적 미래 기술로 등장했던 '화상통화'는 마치 먼 미래에나 가능할 것 처럼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누구나 '화상통화'를 휴대전화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지금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일들이 멀지 않은 미래에는 현실이 될 것이다.

'93년 대전엑스포에 등장한 화상전화기.  출처: https://imnews.imbc.com/replay/1993/nwdesk/article/1757854_30684.html

특히, 군사분야에 있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맞춰 무기체계를 발전시키지 못하면 국가적 생존을 보장하기 어렵다. 이것이 미래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에 맞춰 끝없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 영화나 공상과학소설 속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무기체계를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스타워즈 데스스타와 은하영웅전설의 이제르론 요새.  출처(좌측부터): https://en.wikipedia.org/wiki/Death_Star / https://namu.wiki/w/%EC%9D%B4%EC%A0%9C%EB%A5%B4%EB%A1%A0%20%EC%9A%94%EC%83%88

영화 스타워즈의 '데스스타'나 은하영웅전설의 '이제르론 요새'와 같은 행성단위 무기처럼 우리의 상상을 너무나도 초월하는 무기체계는 너무 먼 미래의 일이지만, 어벤져스에 나오는 '아이언맨'과 같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슈퍼 솔져'는 30년 후인 2050년에는 충분히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로 지금부터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할 분야이다.

- 슈퍼 솔져를 어떻게 그릴까?

미래에 전장은 지금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그 모습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변화지 않는 핵심은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란 점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등장하게 될 발전된 미래 무기체계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운용하는 것이기에 결국 전쟁의 승패는 이를 운용하는 인간의 능력에 달려있다. 이것이 군사분야에서 인간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그럼, 전투원 개인의 능력이 극대화된 소위 슈퍼 솔져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현재 주요 군사 선진국에서는 미국의 Land Warrior나 독일의 Infantryman of the Future 같이 전투원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플랫폼에 활용하는 기술은 개인화기의 성능, 피탄이나 화생방 등 주요 위협으로부터 방호, 감시와 통신 등 전투수행에 필요한 기능의 통합에 집중하고 있다.

미 육군에서 제시한 Land Warrior 플랫폼. 2004년 버전이긴 하지만 프로젝트에 포함된 주요기능이 열거되어 있다.  출처: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Land-warrior-system-version-10_fig1_265156266

그렇다면 조금 더 먼 미래인 30년 후에는 어떤 기술이 개인의 전투력 향상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까? 수많은 기술을 접목해 볼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과학기술에 집중해 알아보자.

-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Computer Interface : BCI)

슈퍼 솔져의 기술 (1)

미래를 묘사하는 소설, 영화, 게임 등에서는 뇌의 능력이 극대화된 형태가 많이 표현된다. 예를 들어 영화 엑스맨의 '프로세서 엑스'는 자신의 강력한 텔레파시 능력으로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과 대화하거나 직접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사라 캐리건'의 사이오닉 능력이 있다. 캐리건은 이 사이오닉 능력을 이용하여 사물을 이동시킬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이러한 힘을 이용하여 적을 공격한다. 그렇다면 뇌를 사용하는 능력은 현실에서 가능할까?

영화 엑스맨에서 '프로페서 엑스'는 셀레브로라는 기계를 활용해 텔레파시 능력을 극대화해 세계에 있는 모든 인간을 통제할 수 있다, 출처: https://alienationmentale.wordpress.com

뇌를 이용하여 무언가를 의도해 행동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뇌를 통해 방출되는 매개체가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한스 버거는 1924년 리차드 카튼의 동물에 대한 연구결과에 이어, 인간도 특정 주파수 대역의 뇌파(Brain Wave)를 읽고 기록할 수 있는 매개체로 뇌전도 (EEG: ElectroEncephaloGraphy)를 발견해 낸다. 이러한 뇌파의 종류는 알파파로부터 세타파까지 다양하며, 특정 생각이나 행동에 의해 방출되는 뇌파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장애가 있는 신체를 보완하기 위해 뇌파와 기계를 연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혹은 특정 기계를 조작하기 위한 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뇌파를 활용하는 기술이 국방기술로는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현재 미국 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는 생각만으로 무인체계를 조종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면 뇌파의 신호를 매개체로 활용하여 다수의 드론을 동시에 조종할 수 있다. 기계를 조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간의 능력범위를 초월한 센서를 활용하여 후각이나 시각 등의 감각을 극대화해 줄 수도 있다. 뇌로 전달된 신호는 연결된 데이터 베이스에 전송되고 기억매체로 복사되어 전투원 개인이 직접 활용될 수 있고, 통신 시스템에 의해 통합처리되어 지휘관의 의사결정을 위해 쓰일 수도 있다.

가상 현실을 활용한 아이언맨 인터페이스. BCI 기술을 활용하면 가상 / 증강 현실을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고 연결된 기계를 통제할 수 있다.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8864836&memberNo=3683379

그럼, BCI 기술이 활용되는 미래에는 어떤 모습일까? 미블코믹스 '아이언맨', 스타크래프트 '마린'이 가상 증강현실에서 기계를 조작하듯이 입는 슈트를 활용하거나 무인체계를 조작하는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이 현실에서 가능해질 것이다.

- 생체능력 증강기술

슈퍼 솔져의 기술 (2)

인간의 신체능력은 전투를 수행하기에는 연약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근력이나 인지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자신의 근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약을 주입하거나,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이 좀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기술적인 부분만 생각해 보도록 하자.

신체능력을 약물을 활용해서 극대화 시키는 방법은 지금도 활용 가능하다. 간혹 특정 약물을 사용해서 문제가 되는 스포츠 스타가 뉴스에 나오듯이 전쟁에서 전투원들에게 약물을 주입하여 신체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이미 2차 세계대전 때에도 메스암페타민이라는 약물을 주입하여 반사신경과 민첩함을 증가시키고 전쟁과 살인에 대한 거부감을 없앴다고 한다.

약물을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신체의 능력 향상을 구현할 수도 있다. 유전자 조절 발현기술이나 인간이 가지고 있지 못한 특정 유전자를 이식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능력은 단순히 근력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범위의 능력도 포함할 수 있다. 질병에 대한 저항, 특정 환경에 대한 적응능력, 부상회복 등의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극한 온도, 극건조 환경, 특정 바이러스, 방사선이나 자외선 노출, 심지어 산소결핍 등의 환경에 적응 가능한 유전자를 결합하여 부상치료의 속력을 빠르게 하거나 카멜레온의 보호색 발현 유전자를 인간에 결합하여 피부색을 조절하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도 약물이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인간병기를 양산하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가 많을 것 같다. 이성적인 인류라면 미래에도 지나친 수준의 생체능력 증강기술은 지양할 것 같다.

- 신체능력 보강기술

슈퍼 솔져의 기술 (3)

신체능력 자체의 보강만으로 만족할 만한 능력이 발휘되지 않는다면 이를 보강하는 장비 또한 필요하지않을까? 우리는 이미 많은 SF소설이나 영상을 통해서 이러한 장비를 경험해 왔다.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CMC 전투복, 마블코믹스의 '아이언맨'이 적절한 예가 되겠다.

 
스타크래프트 마린의 CMC 슈트 단면도 (좌측)  출처: https://m.blog.naver.com/jamesgenius/220147037374 / 마블코믹스 아이언맨의 헐크버스터 (우측)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442056519652931733/

그렇다면 신체능력을 보강할 수 있는 보강장비, 웨어러블 장비는 현재 어떤 수준일까? 하지마비 등의 보행 장애를 보완하거나 근력을 보완하기 위한 웨어러블은 현재에도 많은 연구기관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 그룹은 높은 보행성능을 가진 HUMA, 고하중물을 쉽게 다룰 수 있는 HWR, 특정 근육의 힘을 보완해 주는 HWEX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에서 개발한 웨어러블 로봇과 보행능력을 보완해 주는 HUMA  출처: https://www.hyundai.co.kr/TechInnovation/Etc/Wearablerobot.hub

군사용 웨어러블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리나라에서도 전신슈트 형태인 웨어러블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 주도로 '복합임무용 착용형 근력증강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70kg의 무게를 짊어지고 10km/h의 속력을 낼 수 있는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군사용 웨어러블을 구현하여 세상에 내놓은 예는 미국 록히드 마틴의 HULC (Human Universal Load Carrier)이다. HULC는 155mm 포탄을 들고 급경사에서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래에 인간의 능력을 보강하는 기계는 어떻게 발전할까? 마블코믹스의 '아이언맨'을 상상할 수 있겠다. 근력을 키우고, 인지능력을 보완하며, 심지어 비행이 가능한 장비를 갖춘다면 미래 우리의 보병은 지금과는 상상할 수없는 능력을 발휘 할 수 있지 않을까?

복합임무용 착용형 근력증강 로봇.  출처: http://bemil.chosun.com/nbrd/bbs/view.html?b_bbs_id=10067&num=961

현재 구현되어 있는 기술도 있지만 앞으로 연구를 통해서 상상을 현실로 옮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 제시한 세가지 기술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발전하고 여러 기술이 통합되는 다양한 연구가 군사 무기체계의 밝은 미래를 열 것이다. 상상력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미래가 함께 하길 바란다.

<글 : 육군미래혁신연구센터 소령 윤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