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시작한 후로 언제부턴지 날씨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산행이 있는 토요일 하루전인 금요일에 눈소식은 없는지,, 바람은 몇급인지,,
산행 당일의 기온이 얼마나 되는지,, 바람은 어떤지,, 맑은지,, 흐린지,, 등등,,
일기에 따라 간혹 산행지가 변경이 되기도 하는 걸 보면 일기가 산행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하지만 나 개인에 대해선 날씨가 산행에 아무런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궂은 날일수록 개인적으론 산행 재미가 훨씬더 쏠쏠한 것 같다.
최근 북경 날씨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최저기온 영하 1~3도 최고기온 8~10도, 흐림, 미풍, 흐림, 미풍하더니
왠일로 7일은 흐림후 맑음이란다..
밥심으로 등산을 하는 터라 아침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서둘러 집을 나서는데,,
이른 아침 공기가 한결 상큼한 느낌이다.
아마도 별들이 졸고 있는 새벽녘에 스모그가 걷혔는지 하늘이 맑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 얼마만에 왕징에서 보는 맑은 하늘인가...
삘리릴리리,,, 여보세요..
차가 아직 안왔는데요,,,
아차!! &%#@@*$&^ 기사한테 시간 일러두는 걸 깜빡했다...
요즘은 깜빡,,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는 게,,, 영,,
호두 두알 주머니 넣어다니며 손가락 운동이라도 해 치매 예방해야 하지 않나 싶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에도 사고를 쳤다..
차가 조금만더 늦게 왔더라면 안사장님도 테우고 갈 수 있었을 텐데,,,, 헬헬,,
암튼 버스는 09:15 매표소 입구에 도착하였고, 09:30에야 산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맑은 기운이 넘치는 흑타산 자락에 안기니,
덩달아 영혼이 맑아지고 온 몸이 새털처럼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상혁이와 장미공주님,, 모자가 부상으로 고생했는데,,
완쾌되어 건강한 몸으로 함께 산행을 한다. 반갑고, 고맙다.
신입회원들 산행 참가 성적표가 상당히 고무적이다. 황여사님도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참석하셨다.
얼마나 올랐을까,, 점점 경사가 가파른 곳을 오른다. 숨이 차오고 다리가 뻐근해올즈음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본다.
찌엔코우장성이 눈 앞에 꿈틀거린다.
찌엔코우 장성의 아름다운 모습에 말문이 막혔나 보다.. 두 사람 다 아무말이 없이 그저 장성만 바라볼 뿐..
그려 뭔 말이 필요하겠는가? 한 자리에서 한 곳을 보며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소통이다.
박사장님께선 1월 5주 연속 산행에 참석하신 후, 2월 개근에 도전 중이시다.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지셨다. 이젠 어느 산을 가셔도 완주는 아무 문제 없다.
박사장님의 도전정신에 큰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박사장님 존경합니다..
오늘은 이은숙님의 맏딸 새롬이가 엄마와 함께 했다. 예쁘고 산행실력도 짱이다.
앞으로 울 구락부의 꽃으로 새롬이의 활동이 기대된다.
안부에 도착하기 전,, 지난주 우리가 올랐던 서쪽의 봉타량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힘들어도 참고 조금만더 오르자..
조금만더 오르면 날등이고, 왼쪽으로 꺽어지면 휴식장소인 안부에 도착한다.
겨우내 메말라 보이던 나뭇가지 끝은 어느새 봄 기운이 돌고 있다.
찌엔코우장성 북면 아기자기하게 골진 날등의 어우러짐이 아름답다.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잡목이 시야를 가려 온전한 산마루는 볼 수 없지만,, 아쉬운 대로..
황여사님 정상에 서다..
길따라 한 발,, 한 발,, 무거운 다리를 옮기다 보니 정상이데요,,,
인생을 고민할 나이다. 인생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실존철학에 관심을 갖었던 사춘기가...
정상에서의 여유로움,,,
목마른 자만이 한 잔의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안다.
숨에 차 헐덕이며, 뻐근한 다리를 이끌고 두 발로 정상에 오른자만이 정상에서의 참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풍성한 음식만큼이나 울 대원들 맘이 풍성하다.
함께 하는 맘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첫댓글 아름다운 사진에다 멋진 글까지... 임박사님의 덕분에 산행의 재미가 한결 더 쏠쏠하네요.
요즘 우리 구락부 궂은 일 도맏아 하시는 김원걸님께 늘 고마운 마음입니다. 아시죠?? 제 맘.. 원걸님 사진도 올려주세요,,, 사진도 많이 찍으시고 앞으로도 주~~욱 활발한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