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다큐 오다와라선 직결연장 증비용으로 등장
그동안 오다큐(小田急) 오다와라선의 특급으로 운영해 오던 아사기리호(신주쿠~마치다)는 원래 오다큐의 SSE 3000형 열차로 투입되었지만, 1991년 3월부터 JR동해와 JR고텐바선 직통운전 협약을 맺은 뒤에 마치다역에서 JR고텐바선을 타고 고텐바를 경유하여 누마즈까지 연장된다. 운행구간의 연장으로 인하여 기존 오다큐 오다와라선의 아사기리호로 운행되던 오다큐에서는 기존에 운행하던 3000형과 함께 신형차량인 RSE 20000계를 내놓았으며, JR동해에서도 증비차량을 내놓게 되었는데, 그 차량이 바로 371계 <아사기리>이다. 371계는 단 1편성만 생산된 아주 보기 힘든 열차로서, 뛰어난 디자인과 희소성으로 꾸준히 열차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 오다큐 신주쿠역에 입선한 371계.
2. 311계의 성능을 본딴 특급열차
371계의 기본적인 성능은 311계와 거의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251계와 253계가 211계의 성능을 차용했듯이, 371계도 311계와 거의 비슷한 성능을 보인다. 371계는 311계와 같은 직병렬조합 약계자첨가방식 쵸퍼제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모터도 C-MT61(120kW)을 채용하고 있고 대차도 거의 동일하다. 그리고 브레이크부분은 회생브레이크 병용 전기지령식 에어브레이크를 채용하고, 팬터그래프는 저한계지향형인 PS24A 더블암 팬터그래프를 채용하였다.
대차는 요댐퍼를 장비한 경량 볼스터리스 대차인 C-DT59, C-TR243을 채택하여 승차감을 더욱 향상시켰다. 그리고 컨트롤은 JR동해 최초로 원핸들 마스콘을 채택했으며, 조작은 오른손으로 하게 되어 있다.
- 371계의 운전실. 오다큐와 보조를 맞춰 운전기기를 구성했다. 운전석 뒤에 벽처럼 쳐진 박스에는 운전용 제어기기나 비상용품이 들어있다.
3. 7량 1편성만 존재
371계는 7량 1편성만 제조되었으며, 니혼샤료(일본차량)에서 제조되었다. 등장 당시에는 특유의 곡선으로 디자인된 스커트 일체형 전면부와, 그린샤에 1층과 2층을 넘나드는 초대형 유리창을 다는 등 최고의 미려한 디자인으로 인하여 철도 디자인 관련 상을 휩쓸었다. 그러나 극소량만 생산되었기 때문에 371계가 중검수 등으로 <아사기리>에 나설 수 없었을 때는 RSE 20000계가 대타를 뛰었다고 한다.(홈라이너에 나설 수 없는 경우는 JR 373계가 투입되었다.)
- 371계의 측면은 이렇게 넓은 창으로 되어있다. 도색은 마치 100계나 300계 처럼 백색-청색으로 화려한 오다큐 20000계에 비하면 다소 절제된 편이다.
4. 일체형 창문의 2층 그린샤 채택
371계의 가장 큰 특징은 2층구조의 그린샤를 채택했다는 것인데, 이 그린샤가 참 특이한 것이 1층과 2층의 창문이 수직형으로 같은 통유리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의 2층형 차량은 371계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그당시의 디자인감각이 얼마나 앞섰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 당시에는 251계나 253계같은 고기능성 디자인열차가 쏟아져 나오던 때였다.)
그렇기 때문에 2층에서는 확실한 전망이 보장되었으며, 2+1의 구조와 함께 안락한 회전식 리클라이닝시트는 편안한 여행을 보장해 주었다. 역시 1층은 그린샤가 아닌 보통차지만 2+1배열이다. <아사기리>를 탈 때는 2층에 있는 그린샤를 강력 추천한다.
- 371계의 자랑거리인 복층 그린샤. 창문 크기도 넓다. 당시의 JR동해라면 이런 발상이 나오긴 어려웠으니 여러모로 오다큐를 의식했다고 볼 수 있다.
- 복층 차량 1층은 일반차로 되어있다. 차폭이 생각보다 좁기 때문에 보통차임에도 2+1의 갱웨이 구조를 할 수 밖에 없다.
- 2층부의 그린샤. 넓은 창문의 시야가 쾌적한 여행을 보장한다.
5. 고급화된 그린샤와 보통차의 외관
그린샤의 바닥에는 카펫을 깔아 훨씬 고급스럽게 꾸몄고, 또한 그린샤 시트 내에는 양면 풋레스트와 함께 인 암 테이블(암레스트 내에 테이블이 들어 있다)을 내장하였으며, 5채널의 CD음원을 장착한 오디오서비스와 함께 VTR을 즐길 수 있는 6인치의 액정 모니터를 장착해서 더욱 서비스를 고급화시켰으나 위성방송 서비스 폐지와 함께 모니터는 철거되었다.
보통차는 방음효과가 높은 타일 카펫으로 밑을 꾸미고, 28도까지 기울어지는 프리스톱 리클라이닝 시트를 장비하였다. 그리고 풋레스트와 테이블 등도 장비하여 그린샤에 뒤지지 않는 고급시트로 꾸몄다.(물론 2+2배열이다)
보통차의 앞에는 앞쪽에 커다란 와이드 스크린이 있어 비디오서비스는 물론 전면조망도 촬영해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등의 서비스도 있었으나 그린샤 위성방송 서비스와 함께 폐지되었다.
- 복층 차량의 계단은 직선구조이며 꽤 여유있게 설계되어 있다.
- 보통차 좌석 또한 그린샤에 못지 않게 편안하다.
6. 기타 부수시설도 한마디로 "끝내주네~"
데크 부분의 기타 부수시설도 수준급 시설을 자랑한다. 세면기는 고급 인조대리석으로 꾸몄으며, 원터치식 수도꼭지,(그 당시는 센서형수도꼭지가 나오지 않았던 때다) 에어터널을 응용한 건조기, 아기의 기저귀를 갈기 위한 베이비 베드 등을 장비하였으며, 화장실도 양식 화장실 뿐만이 아니라 남성용 소변기 등도 장비해 더욱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배려하였으며, 두 그린샤 2층 사이의 공간에는 차내 매점도 마련하였다.
7. 가끔가다 홈라이너 등으로 사용되기도
371계 <아사기리>용 차량은 오다큐의 로만스카 RSE 20000계와 함께 신주쿠~누마즈간 특급차량으로 사용되는 동시에(아사기리 2,3,6,7호는 JR 371계가, 1,4,5,8호는 RSE가 각각 담당한다.), 아침과 저녁 등 승객들이 많은 러시 때는 누마즈~시즈오카간의 라이너 열차로 사용되기도 한다. 라이너 열차는 371계와 <와이드뷰 도카이>용 373계가 함께 뛰는데, 371계는 1편성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타볼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다.(JR패스로 추가요금 없이는 탈 수 없는 몇 안되는 열차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래저래 아사기리로는 오다큐 사철을 이용하는데다가 홈라이너로 사용된다면 라이너권을 사야 되기 때문에 추가요금을 부담해야 한다.)
- 홈라이너로 운용되고 있는 371계. 이걸 타게 된다면 라이너권 값이 아깝지 않을 것 같다.
8. 오다큐 직통열차의 역할은 잃었지만.
371계는 오다큐선 구간을 직통하기 위해서 개발했기 때문에 단 한편성만이 제작되었으며 2000년대 이후에도 큰 변화 없이 오다큐선 직통운행으로 자리를 지켜왔다. 2012년 3월 오다큐와의 직통운행 협약이 종료되어 오다큐 차량만이 직통운행을 하게 되면서 오다큐 20000계는 퇴역 후 일부 차량이 후지급행으로 양도되고 그 자리를 60000계 MSE가 담당하게 되었으며 371계 또한 자연스레 운용에서 이탈되었으나 차량의 가치는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나고야로 이동해 JR동해 관내의 각종 임시열차에 투입되다가 퇴역, 2015년 선두차 2량과 중간차 한량이 후지급행에 양도되어 후지급행 8500계 "후지산 뷰 특급"으로 운행되고 있다. 역시 미토오카 에이지씨가 디자인에 참여하여 특유의 디자인 사상을 한껏 보여주고 있다.
Last Updated 2014.9.11
글 : 김성수
사진 : CASSIOPEIA님, Fujinomiya님, Wikipedia, 일철연 공동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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