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수의 서예이야기] 陽春布德澤(양춘포덕택), 萬物生光輝(만물생광휘)
“따뜻한 봄이 은택을 널리 펴니 만물이 생기를 발생하게 된다.”
심휴문(沈休文)의 시다. 그러나 작자 미상(未詳)이란 설(說)도 있다. 양춘(陽春)은 봄을 나타내는 것이고 포(布)는 널리 배품을 뜻한다. 덕택(德澤)은 은택(恩澤) 또는 은덕(恩德)과도 같은 뜻으로 덕이 남에게 미치는 은혜를 뜻한다. 생광휘(生光輝)는 광휘가 난다, 곧 생기가 난다는 뜻으로 봄기운이 널리 퍼짐을 의미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는 무형(無形)이지만 겨울이 가면 어김없이 봄이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겨우내 움츠렸다 봄이 돼 활기를 펴는 동물들이나, 새싹이 돋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게 하는 식물들이나, 모든 만물이 생기를 찾는 건 마찬가지다.
이 시구의 전문 내용은 다음과 같다.
靑靑園中葵(청청원중규) 푸르른 동산의 해바라기는
朝露待日晞(조로대일희) 아침 이슬을 머금고 해뜨기를 기다린다.
陽春布德澤(양춘포덕택) 양춘의 따뜻한 볕이 덕택(德澤)을 펴니
萬物生光輝(만물생광휘) 만물이 생기 있고 빛이 난다.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항상 가을이 찾아와서
焜黃華葉衰(혼황화엽쇠) 꽃과 잎이 시들까 두려워함이라.
白川東到海(백천동도해) 백천이 동쪽으로 바다에 이르면
何時復西歸(하시부서귀) 어느 때에 다시 서쪽으로 돌아오리.
少壯不努力(소장불노력) 젊어서 튼튼할 때에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노대도상비) 늙어서 부질없이 상심과 비애(悲哀)하리라.
양춘(陽春)이나 생광휘(生光輝)는 아마도 인생의 청춘에 비교한 것이요, 젊었을 때 힘도 있고 정열이 있을 때 무슨 일이든 부지런히 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