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 물소리 / 이현경
빗소리가 기다려지는 날
싱크대의 스테인리스 판위에 떨어지는
물줄기의 난타
포도가 씻겨내려가고
복숭아 피부의 솜털이 떠내려간다
물소리를 들을 때마다
냇가 여울목 앞에 와있는 것 같다
비 오는 날에는 두 개의 물소리가 화음을 만들어
음표들이 피아노 건반에 스며든다
손가락 사이로 무성하게 젖는 소리
생의 매듭도 물에 풀어서 같이 흐를 수 있다면
물방울이 살아서 손가락에 매달린다
뿌리 끝이 하얀
모국어의 물소리가 찰찰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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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광장
모국어 물소리
이현경
추천 1
조회 59
23.06.17 09:19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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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모국어 물소리'라는 제목부터 심상치않네요. 곳곳에
나타나는 시적 표현이 함축미를 더해줍니다.
모국어의 물소리가 찰찰 떨어지는 소리는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잠시 명상에 잠겼습니다.
회장님,
늘 공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ᆞ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ᆞ ~
한마디 한마디 숨결이 느껴져요
안당 선생님,
참 반갑습니다 ㆍ
행사에서도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ㆍ
고맙습니다ᆞ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