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 이상우
오랜만에 아들과 여행을 갔다. 평소에 카페도 자주 가고, 밥도 종종 함께 먹는 편이라 제법 가까운 사이다. 거리를 두지 않으려고 노력한 덕분인지 때론 친구처럼 생각될 때도 있다. 근데 잠자리가 바뀌면 악몽을 꾸는 것이 문제다. 최근에 이 증상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며칠을 같이 지내야 한다. 침대가 약간 떨어져 있지만 가끔 꾸는 흉몽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꿈은 꾸는 사람이 손을 쓸 수가 없다. 예방책이 없다. 그저 아무 일 없이 잘 자기를 바랄 뿐이다.
여행 첫날에도 나쁜 꿈을 꾸었나 보다. 잠꼬대 때문에 자다가 깼다고 한다. 미안하다. 곤히 자고 있다가 잠덧에 잠을 설쳤단다. 깊이 잠들었다 중간에 일어나면 리듬이 깨지고, 다시 수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그러면 피곤이 가시지 않을 수 있다.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눈치를 보면서 하루를 보냈다.
며칠이 지나서 큰일이 났다. 자는 동안 아무 일이 없기를 바랐건만 꿈속에서 누군가와 다툰 것이다. 아이가 “아빠! 아빠!” 하면서 날 깨웠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내가 일어나면서 짜증을 냈다. “왜 나한테 화를 내?”라며 불만을 터트렸다.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잘못해 놓고 도리어 성질을 낸 셈이었다. 신경질을 낼 일이 아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수습하려고 여러 번 미안하다고 했다. 놀란 가슴을 다독이며 다시 잠을 청해 보았지만, 눈이 쉽게 감기지 않았다. 계속해서 잠을 잘 이루지 못하니 컨디션이 엉망이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스트레스와 불안이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한다. 예전에 없었던 증상이 나타나니 당혹스럽다. 왜 그런지 원인을 알아야 하겠고, 병이라면 더 나빠지기 전에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가까운 곳에 이름이 알려진 의원이 있었다.
접수를 하려고 하니 설문지를 준다. 마치 치매 진단을 하는 듯한 문제가 여러 개 있다. 받고자 하는 것이 ‘수면다원검사’라고 하는데, 입원해야만 가능하다고 한다. 방법은 밤 열 시 30분에 와서 손가락, 머리, 가슴, 다리에 여러 센서를 부착한 채 잠드는 방식이다. 낯선 곳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내가 느끼는 불편함이 모두 기록될 수 있기를 바랐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 이런 검사를 했다. 대략 1주일 후에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원인을 알아야 치료 방법도 찾을 수 있고, 마음속 불안도 덜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증상이 생겼는지 결과를 기다리는 마음이 편치 않다.
첫댓글 첫 줄을 쓰기가 이렇게 어려울까요? 일요일 밤을 넘기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헛된 다짐이 되었습니다.
맞아요. 첫 줄 쓰기가 저도. 어렵습니다. 그런데 쓰기 시작하면 줄줄 물꼬 트이듯 쉬워지거든요. 저도 공감합니다. 하하
@글향기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안에 있는 아픔을 털어놓은 것이 쉬운 것은 아니네요. 저도 선생님처럼 첫 줄을 쓰고 나면 나머지 글이 줄줄 나오는 그런 날을 기대합니다.
걱정되시겠어요. 차차 나아지길 바래봅니다.
걱정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건강한 육체가 있으니 고통의 기억은 엷어지고, 밝고 맑은 기운으로 가득 차게 되겠지요. 그날을 기다립니다.
선생님, 글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내요. 악몽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당사자에겐 힘들테니까요. 그래도 5월 속에 있으니 자꾸 좋았던 생각하시고 잠들기 전에 그 기억을 이불 삼으시길 바래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갑자기 돌파리 의사 빙의했습니다.
수리수리 마수리 좋아져라.얍.
아마도 익숙한 생활을 떠난다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고통인 듯 합니다. 오랫동안 해왔던 일을 벗어나 새로운 일에 빠지게 되면 더 활기찬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걱정해 주시고, 조언도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본인도 모른다니 걱정이네요.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자는 동안은 꿈도 꾸지 않고, 편히 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마 좋은 방법이 있겠지요. 오늘도 내일도 건강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셨군요. 악몽인데, 깨어나고 싶은데 꼼짝달싹도 못하던 기억이 저도 있거든요. 검사도 하셨으니 치료 방법도 분명 찾아줄 겁니다.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성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수면 다원 검사 해 보았어요. 별다른 처방없었어요. 잠자리에 누워 복식 호흡에 집중 해 보세요.
허숙희 선생님도 그런 경험이 있군요. 복식 호흡을 배워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