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순천 아랫장날이다. 평일에는 한산하던 장터가 장날이면 알록달록 색동옷으로 갈아입는다. 밀고 당기고 흥정하는 모습이 정겹다. 때로는 막걸리 잔을 업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무질서해 보이지만 그 가운데 질서가 있다.
부산하고 어수선한 가운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나눔현판이 오늘 따라 빛난다. 나눔가게 현판을 단지 벌써 5년 째다. 매달 5만원씩 정기적으로 불우아동을 위해 후원하고 좀더 여유가 생기면 아낌없이 후원하고 계시다.
그렇듯, 나는 거래처에서 상품홍보 하는데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주로 부모로 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아이들과 한 끼 식사를 구하지 못해 굶어야만 하는 노숙인들, 억압당하고 착취당하는 노동자들, 사회적 차별과 소외로 고통받는 장애인 등 우리사회에서 투명인간으로 살아가는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때론 논쟁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궁금해한다. 최근엔 항꾸네 마을공동체 소식도 전한다. 그런데 참으로 고맙게도 나의 이러한 행위가 사업의 공감대를 높인다.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 사업적이라고나 해야 할까?
영광의 모 거래처 사장님은 이렇게까지 말씀하셨다. "내가 와 자네를 돕는(물건을파는)지 아는가? 네가 직접 그 일을 행하지는 못하지만 자네를 도움으로서 그 일에 동참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네"
실제로 몇해 전 그 사장님 소개로 만난 독지가로 부터 쌀 4~50가씩 후원을 받아 화정.농성동의 어려운 주민들께 나눠 드렸다.
그러나 모든 일이 완벽하지는 않다. 신상품 가격과 제품 안내가 제대로 안되 거래처에서 혼선을 빚었던게 한 두번이 아닐 정도로 나는 불량 영업사원이다. ^^
뭐랄까? 우리는 거래관계라기 보다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투신한 동지적 관계랄까? 지금껏 나를 일으켜 세우고 함께 길을 걷는 좋은분들께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