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핵발전소 관련 주민투표를 보며 가슴 뭉클하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탈핵을 주장하는 무소속 시장을 압도적 표차로 당
선시키더니, 이번엔 신규원전부지 유치 주민투표에 68% 투표율, 85% 반
대 입장이라는 놀라운 힘을 보여준 동해바닷가 사람들!
박근혜 정부는 삼척시의 주민투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다.
원전 건설은 국가사무이므로 투표 결과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게 하는 이 정부의 말로를 생
각한다.
시민의 ‘투표’ 행위에 애초 개념상실인 안하무인정권에 일일이 반응하다
간 지레 지칠 수 있다.
지금금은 민심을 투표행위로 정확히 보여준 삼척주민의 힘에 더 주목하며
이 옹골차진 시민의 힘을 현실정치력으로 분출시켜야 할 때. 삼척에서는
무소속, 새누리, 새정치민주연합이 모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의 목소리가 실제 정치력으로 성장한 이런 계기는 일종의 작은 혁명
이다.
원전 의존도를 점차 줄여 탈핵으로 가는 것이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지구적 비전임을 세계인이 공감해가는 때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언제쯤 원전마피아의 뒷수발 역할에서 벗어나려는지.
후쿠시마 원전 1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될 확률은 1억년에 한번이라고
오만한 분석을 내놨던 그 후쿠시마가 어떻게 되었나.
후쿠시마로부터 아무것도 반성하지 못한 이들의 미래는 후쿠시마다.
한세월 권력을 누리다 가면 그만이라 생각하는 자들의 목에 비상경보등을
달아야 할 시점이다.
강릉 출신 김선우 시인·소설가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 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등의 시집과
장편 소설 <나는 춤이다> <캔들 플라워> 등을 펴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