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in Soleil, Purple Noon, 1960
천한 집안 출신에다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톰. 부유한 필립의 아버지로부터 아들을 데려오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톰은 필립을 찾아와 함께 지내게 된다. 필립과 그의 친구 프레디 그리고 톰은 셋 다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필립과 프레디는 집안이 부유하기에 흥청망청 잘 놀고 먹으며 인생을 즐긴다. 반면 가난한 톰은 필립에게 심하게 무시당하면서도 그를 계속 따라다니며 세월만 보내고 있다. 그런 톰은 장난삼아 필립의 서명을 연습한다.
애인도 없이, 그저 필립이 재미로 만나는 여자들이나 같이 만나는 톰. 한편 필립에게는 아름다운 약혼녀 마르쥬가 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전혀 존중해주지 않는 필립 때문에 마르쥬는 많은 상처를 받는다. 그러면서도 마르쥬는 필립과 헤어지지 못하고, 결혼까지 앞두고 있다. 톰은 마르쥬를 좋아하지만 그것을 표현할 수 없고, 마르쥬도 필립이 있는 이상 톰을 만나줄 리 없다. 이런 상황의 톰은 필립의 옷을 입고 그를 흉내내 보기도 한다.
필립은 자신을 아버지에게 데려가려는 톰의 계획을 비웃는다. 필립은 마르쥬에게 톰의 악담을 늘어놓고, 마르쥬와 애정행각을 하기 위해 톰에게 일을 시키며 밖으로 내몬다. 필립은 항해를 하면서 구명 보트에 아무 것도 없이 톰을 내버려두어 뜨거운 태양 아래 그를 쓰러지게 만든다.
필립과 다툰 마르쥬가 배에서 내려, 단 둘이 항해하게 된 필립과 톰. 톰은 필립을 죽이고, 그의 시체를 끈으로 묶어 바다에 던져 버린다. 필립의 옷을 입고, 필립의 서명을 사용하며, 필립의 타자기를 이용해 마르쥬에게 편지를 쓰는 톰. 그는 필립의 돈을 쓰면서 편하게 지낸다.
필립의 친구 프레디가 나타나 필립을 찾는다. 톰을 본 프레디는 그가 필립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지만, 다른 사람들이 톰을 필립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프레디가 눈치챌 만한 상황이 벌어진다. 위기에 빠진 톰.
급기야 필립 행세를 하던 톰은 프레디를 죽이고, 이 일은 필립(사실은 톰)이 친구인 프레디를 죽인 것처럼 되어 버린다. 수사가 시작되고, 톰은 필립의 유언장을 작성하여 필립이 자살한 것으로 위장한다. 사회적으로 완전히 사라진 필립.
톰은 이제 껍데기로서의 필립 행세는 그만 두지만, 그의 재산을 가지고 필립이 살았던 것처럼 부유하고 편한 생활을 마음껏 누린다. 마르쥬 역시 필립이 자살했다고 생각하게 되자 톰에게 마음을 준다. 태양은 가득히 온 세상을 비추고, 해변 근처의 술집에 편하게 누워 제일 비싼 술을 마시는 톰.
하지만, 배를 팔기 위해 온 필립의 아버지는 아들의 배를 인양하고, 뭍으로 배가 올려진다. 결국 끈이 배에 걸려 그대로 매달려 있던 필립의 시체가 발견되고, 경찰을 술집 안에 둔 채 톰은 자기 인생의 마지막 자유를 느낀다.
ALAIN DELON
1957년에 데뷔했다는 알랭 들롱은 불과 2~3년 뒤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Purple Noon, 1960)]라는 영화로 대중들에게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다. 이 영화는 1955년에 출간된 파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 1921~1995)의 [The Talented Mr. Ripley]를 원작으로 하는데, 이 소설은 1999년에도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 주드 로, 케이트 블란쳇,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한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로 한 번 더 영화화된 바 있다.
아무튼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드롱은 주인공인 톰 리플리 역을 맡았고, 음악은 나중에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1939~ ) 감독의 명작 [대부 1, 2(The Godfather)]의 음악을 담당해서 우리에게도 유명한 니노 로타(Nino Rota, 1911~1979)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