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수업이 2개 밖에 없어서 요즘 너무 무료하다.
차라리 한 주에 레포트 2-3개 씩 나오던 이전이 그립다.
아니, 난 지금 나태해진 것이다. 이렇게 시간이 넘치면 그 시간에 열심히 취직시험 공부나 할 일이지. 이 허탈함. 반항하는 것도 아니고.
자취방에 앉아서 시간 보내기가 그리 쉬운 건 아니지.
이것저것 정리하고 책 읽고 노트 필기 다시 하고...
그래도 긴긴 가을 밤을 지내기란...곤혹스럽다...
그저께도 9시가 지나서 '에라 모르겠다'라고 외치며 자리를 깔고 누웠다.
술이 생각났다. 혼자 마시기엔 너무도 처량하고 청승맞을 것 같아서 머리속으로 그러고만 있었다.
10시가 다 되어서 휴대폰이 울린다.
'자냐?? 정문으로 나와. 끊는다!'
나이가 드니 이심전심인가 보다. 내 대답도 안듣고 끊어버리는 동기가 왜그리 고맙던지.
냉장고에 있는 마시다 만 매취순 한 병을 가방에 담고 나는 그들을 만났다.
우리가 간 곳은 족발집.
젊은 것들이 허고 많은 가게 중에 족발집이라니!!
그냥 갑자기 먹고 싶었다나. 그래, 나도 그냥 술이 먹고 싶더라.
난 맥주잔으로 마셨지. 어째 그날은 그러고 싶었다.
바람이 참 시원했다.
우리는 2차를 외치며 학교 정문에 있는 포장마차로 향했고, 거기서 별로 만나고 싶지 않은 능구렁이 후배녀석들에게 인사도 받았다.
무슨 조직도 아니고 90도 꺾인 인사.(삐리리...지웠습니다^^;)주변 시선 집중. 어찌나 무안하던지.
이제 좀 다닐만 하니 졸업이란다.
1년 더 다닌게 당당하진 않지만 왜이렇게 아쉬운 걸까.
이제서야 동기의 소중함도 알아가고 있는데.
우린 10년 뒤에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