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건수, 2028년엔 12만6천건으로 45% 더 늘어날 수도
항공사들, “어차피 시간 오래 걸려”…정당한 보상도 ‘일단 거부’
항공사의 ‘갑질’로부터 승객을 보호해야 할 캐나다의 정부 기관이, 8만 7천 건이 넘는 서류 더미에 깔려 사실상 ‘기능 마비’ 상태에 빠졌다.
캐나다 교통국(CTA)의 불만 처리 기간이 평균 2년을 넘어서면서, ‘고장 난 시스템’을 방치한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이 허점을 이용해 정당한 보상조차 거부하며 버티는 일이 밥 먹듯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에어캐나다 항공편 지연으로 피해를 본 알렉스 라페리에 씨는 교통국에 불만을 제기했다가, 자신의 사건이 해결되기까지 2년 이상 기다려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듣고 경악했다. 그는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이 시스템은 완전히 고장 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처리가 한없이 지연되는 이유는, 캐나다의 항공 소비자 보호 규정이 불필요하게 복잡하기 때문이다. 항공편 지연·결항에 대한 불만은 ‘항공사 통제 가능 상황’, ‘안전을 위한 통제 가능 상황’, ‘항공사 통제 불가능 상황’ 등 세 가지로 나뉘는데, 이를 판정하기 위해 과도한 증거와 사법적 시간이 소요된다. 항공 승객 권리 운동가인 가보르 루카치 씨는 “대부분의 경우, 보상 여부는 간단한 행정 업무로 처리할 수 있는 유럽연합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스템의 허점은 항공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고 있다. 어차피 승객 대부분이 2년이 넘는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할 것을 알기 때문에, 명백히 보상 책임이 있는 사안조차 ‘일단 거부하고 보자’는 식의 대응이 만연해 있다. 설사 끝까지 가서 보상 판결을 받더라도, 항공사에게는 추가적인 벌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루카치 씨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법을 지키는 것보다, 일단 버티는 것이 더 이득인 구조”라고 비판했다.
연방 정부 역시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년 전 약 7,6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고, 항공사에 처리 비용을 물리는 ‘비용 회수 제도’ 도입을 지시했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예산 투입에도 적체는 더 심해졌고, 비용 회수 제도는 항공사들의 강력한 로비 속에 시행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에서는 교통국을 찾는 대신 소액재판소로 직행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까지 나온다. 항공 소비자 보호라는 기관의 존재 이유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