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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 남침 땅굴, 있다? 없다? 진실은?/전 경웅 2014/10/31 09:41 | 추천 0 스크랩 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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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찾은 땅굴 68개” vs. “이게 증거?”...합동조사 절실양주 남침 땅굴, 있다? 없다? 진실은?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남침땅굴대책위원회, 경기 양주시서 현장 공개
이날 기자회견을 연 ‘남침 땅굴을 찾는 사람들(대표 김진철 목사, 이종창 신부, 이하 남굴사)’과 ‘남침땅굴 민간대책위원회(단장 이창근)’는 기자회견 이후 자신들이 굴착한, 지하 21m에 있는 ‘남침 땅굴’의 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회를 맡은 남굴사 대표 김진철 목사는 이번 ‘남침 땅굴’을 발견해 낸 공을 이창근 남침땅굴 민간대책위원회 단장에게 돌렸다. 이창근 단장은 고인이 된 기무사 조사관에게서 ‘땅굴 탐지 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이후 단상에 오른 이창근 단장은 손에 든 지휘봉을 들어 보이며 “15년 전 경기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 절개작업을 할 때 과거 제2땅굴을 찾아낸 전임 6사단장께 받았다”면서 “이번에 발견한 것이 땅굴이 아니면 이 장군(지휘)봉으로 제가 할복하겠다”고 소리쳤다. 이창근 단장은 경기 양주시 광사동에서 ‘남침 땅굴’을 발견하게 된 것은 주민들의 제보 덕분이라고 하면서, ‘남침 땅굴’을 찾아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창근 단장이 간략하게 경과보고를 한 뒤, 남침땅굴 대책위 관계자가 나와 ‘남침 땅굴’의 근거로 발파석, 편암, 지하수 등을 '한국나노기술연구원' 등 국가공인인증 연구소에 맡겨 성분 분석한 결과 내용을 설명했다. 간략한 기자회견에 이어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는 ‘남침 땅굴’의 현장을 언론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정말 ‘남침 땅굴’일까? “주민 제보 받고 다양한 기법 활용해 땅굴 찾았다”
남굴사와 남침땅굴 대책위는 이 땅굴이 북한 인민군이 경기 구리시에 있는 군 유류 저장소를 노리고, 장풍군 지역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굴착한 땅굴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군 당국이 구리 인근에서 남침 땅굴 조사 작업에 실패한 뒤 북한 장풍군과 구리시의 중간 지점을 찾아내 뚫고 들어간 것이라고 했다. 남굴사와 남침땅굴 대책위가 내놓은 증거는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 측은 또한 “주민들이 지하에서 폭음이 들리고 땅이 흔들린다고 우리에게 제보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 측은 제보를 받은 뒤 지난 4월부터 다우징 탐사, 45번의 시추공 뚫기, 청음 작업, ‘토모 그라피 탐사(두 개의 구멍을 뚫은 뒤 양쪽에 서로 전파를 쏘아 매질 성분을 측정하는 방법)’ 등을 거쳐, 6개의 동공을 찾아 중간지점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지하 15m에서 22m까지, 기울기 45도의 남침 땅굴을 발견해 냈다고 주장했다.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 측은 ‘남침땅굴’ 굴착 중 청음 작업을 하면서 평안남도 사투리를 쓰는 여성이 방송하는 소리를 녹음했다고 주장하며 파일도 공개했다. 이창근 단장 “지금까지 발견한 땅굴 68개”
‘땅굴 탐침부대’는 인공위성, 정찰기 등 한미 연합의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북한의 갱도 입구는 물론 지하자원의 성분 분석을 통해 땅굴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대해 꾸준히 조사를 진행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도 ‘땅굴 탐침부대’의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작업을 중단하지는 않았다. 이들도 쉽게 찾지 못한 것을 10명도 안 되는 민간인들이 수십 개를 찾아냈다? 일단 이창근 단장의 말을 들어봤다. 이창근 단장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북부 지역에 뚫려 있는 북한군의 남침 땅굴이 22개, 휴전선 전역에 뚫은 남침 땅굴 수는 68개라고 한다. 북한군은 남침 땅굴을 뚫을 때 알려진 바와는 달리 TBM을 사용하지 않고 ‘리볼버 공법’을 활용한다고 주장했다. 리볼버 권총의 탄창처럼 0.3~0.6m 크기의 작은 구멍 5개를 동그란 형태로 뚫은 뒤 그 중앙에 폭약을 넣어 터뜨리면 폭음도 적고 작업하기도 쉽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소형 갱도를 순식간에 뚫는다고 주장했다. 이창근 단장은 “백두대간의 경우에는 평화의 댐에서 발전한 전력을 사용해 직경 6m짜리 TBM으로 남쪽까지 뚫어놓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창근 단장은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 측이 굴착한 현장 사진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런 부분은 손으로 잡으면 부스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창근 단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남침땅굴인 이유’를 다시 설명하며 “최근에는 군 당국의 요청으로 철원의 모 사단 지역에서도 땅굴 탐색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이창근 단장은 “과거에도 모 전방 사단장의 요청으로 땅굴을 조사한 뒤 사단장이 상부에 ‘땅굴’에 대해 보고했다. 하지만 군 수뇌부에서 ‘땅굴은 없다’고 결론내린 적이 있다”면서 “군 수뇌부가 정보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한민구 국방장관이 법적조치를 한다고 했는데 제발 좀 해달라”면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민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하 22m 굴착 현장 모습은?
이창근 단장이 설명한 ‘손으로 만지면 부스러진다’는 부분을 현장 관계자가 만졌지만 끄떡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관계자는 “언론들에게 공개하느라 부스러지는 부분을 너무 떼내 암석만 남았다”고 말했다. 굴착 작업이 오래되어서인지 현장에서는 유황 등의 화약냄새는 맡을 수 없었다고 한다. 북한군의 ‘역대책’ 흔적이라는 부분들은 급하게 메운 흔적 보다는 마치 어떤 조각처럼 맞아떨어지게 보였다고 한다. 이런 부분을 찍은 사진을 확인한 뒤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의 땅굴 탐사 방법은 어떤 것인가’ 물었다. 이창근 단장은 “다우징 탐사만 사용하는 것처럼 말하는 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우징 탐사’란 ‘엘로드’라는 수맥탐지용 금속막대를 두 손에 들고 수맥이나 지하수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창근 단장은 “두 개의 구멍을 굴착해 양쪽 사이에 전파를 쏘아 매질에 어떤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토모그라피 기법, 독일제 최신장비 GPR을 활용한 지하 탐사 등을 모두 사용한다”면서 “현재 군에는 우리와 같은 기술과 장비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의 설명 “땅굴탐지, 그게 쉬어 보이나?”
이 자료에서 국방부는 “해당 주장을 검토하고 수자원 공사, 지질자원연구원 등의 자문을 거친 결과 어떤 징후도 발견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의 주장에 반박하는 근거는 ‘버럭’과 지하수 문제, 환기구 문제, 탐지기법의 객관성 문제 등이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방한계선에서 서울까지 땅굴을 파면, 폐석인 ‘버럭’이 5톤 트럭 14만 대 분량이 나오는데, 한성주 소장 등의 주장대로라면 이 ‘버럭’이 수백만 톤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규모의 ‘버럭’이 지금까지 발견된 바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한반도 대부분 지역은 보통 지표면에서 10m 정도만 파면 지하수가 나오는 데, 북한군처럼 지하 150~200m에 땅굴을 팔 경우 한 곳에서만 하루에 7만 톤 가량의 지하수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환기 문제도 있다고 한다. 북한군은 보통 지하시설을 만들 때 3km 거리마다 자연적인 환기시설을 지상까지 만드는 데 북한에서 서울 지역까지 땅굴을 만들 경우에는 환기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다. 북한군이 보유하고 있다는 TBM(Tunnel Boring Machine, 자동굴착기계)는 80년대 도입한 것으로, 당시 북한 경제력으로는 대당 80억 원에 이르는 TBM을 300대 도입했을 가능성이 적고, 이 당시의 TBM은 구형인데다 본체 후속장비 길이가 120m나 돼 한미 감시 장비가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적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각에서 제기하는 서울 석촌역 인근 싱크홀은 지난 8월 28일 서울시 조사단(단장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이 “지하철 9호선 공사로 인한 주변 지하수 유입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며, ‘다우징 기법’에 대해 극방부측은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객관성과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창근 단장의 반박 “그런 문제 해결할 수 있다”
이창근 단장은 “북한군은 ‘버럭’을 그대로 땅으로 퍼내지 않고 가루로 만들어 건설자재로 활용한다. 80년대 이미 몇몇 곳에서 건축자재로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하수와 환기구 문제 또한 “2009년 스웨덴 기자가 특종보도한 ‘미얀마 군사교범’에서도 드러난 것처럼 북한의 땅굴 기술은 자연스럽게 지하수를 흘러나가게 하고 환기가 되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우리는 북한군이 TBM을 사용해 땅굴을 뚫는다고 주장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창근 단장은 하지만 국방부가 최근 어떤 작업을 벌이는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듯 했다. 국방부는 한성주 예비역 공군 소장의 주장을 반박하는 자료에서 최근 한미 연합사의 땅굴탐지 작업에 대해 일부 공개했다.
‘관객’ 입장에서의 궁금증
우선 한미 연합사의 정보자산과 땅굴탐지기법이 남굴사와 남침땅굴대책위보다 뒤처진다는 주장에 약간의 의구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각종 첩보위성을 포함해 유럽의 GOCE 위성(2009년 3월 발사-2011년 11월 추락)보다 빨리 지구 중력장 변화 등을 탐지하는 위성을 쏘아올린 것이 미국이다. 미국은 또한 스텔스 무인정찰기는 물론 고고도 정찰기로 24시간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 지역의 동향을 감시 중이다. 여기다 미국의 ‘디지털 글로브’나 프랑스의 ‘스팟’과 같은 상업용 고해상도 인공위성들도 북한 지역을 24시간 살피고 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이창근 단장이 ‘독일제 최첨단 장비’라며 “군에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던 GPR(지표면투과레이더)는 이미 국내 중소기업이 국산화에 성공, 현재 군에서 땅굴 탐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GPR은 지하 30m 아래까지 어떤 물질이 있는지, 공간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군이 운영하는 땅굴탐지부대는 24시간 내내 청음, GPR을 이용한 수색 등 각종 탐지작업을 ‘비밀리’에 하고 있다. 땅굴을 찾고 있다는 것을 북한군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과연 남굴사나 남침땅굴대책위보다 장비, 기법 면에서 크게 뒤처지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평가를 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 vs. 국방부, 진실은?
남침땅굴 문제를 25년 동안 취재했다는 이태호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 공동대변인은 “양주시 땅굴은 경기 연천군 군사분계선에서 최단거리로 52km 남쪽, 서울 도봉구 수락산까지 12km, 청와대까지 25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시한폭탄”이라면서, “25년 동안 남침땅굴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 우리는 보다 많은 땅굴을 찾아내기 위해 민관군이 함께 힘을 합치기를 바란다”고 자신들의 희망을 밝혔다. 하지만 국방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최근 인터넷에 공개된 ‘여적의 장군들’이라는 동영상을 통해 현재의 군 지휘부 실명을 거론하며 명예훼손을 했고, 군의 활동을 폄하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한성주 예비역 공군 소장과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의 주장에 대해 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공사 등 전문기관들의 자문을 얻어 타당성 검토와 시추·탐사 작업을 실시하는 한편, 이들이 주장한 ‘남침땅굴설’의 허구성을 깨는 정책 설명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과거에도 민간단체와의 소송 8건에서 모두 승소했다”면서 “근거없는 허위 주장으로 군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군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혀,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 간의 ‘논쟁’의 결론은 법정에서 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법정공방에 앞서 먼저 시급히 해야할 전제조건이 있다. 민과 군이 서로가 인정할만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방법과 절차에 합의하고, 중립적인 전문가들로 조사단을 만들어 이제라도 대대적인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우리 토목기술로 북한이 땅굴을 막았다는 부분을 굴착해보는 것이다. 물론 상당한 국가예산이 투입돼야 하겠지만, 이번에야말로 땅굴의 사실여부를 가릴 필요가 있을 것이다.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니라면, 국방부의 권위는 확립되고 명예 훼손에 대한 책임추궁도 가능해지며, 남굴사-남침땅굴대책위 측의 주장도 더 이상 설득력을 가질 수 없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북이 판 땅굴로 판명난다면 그 또한 대한민국의 수호를 위해 정말로 다행한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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