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10개 해외지부 수출 전략회의…"한중 FTA 개정 필요"
美지부 "美정치 불확실성 영향 주시", 中지부 "대중 무역적자 고착 우려"
한국무역협회, 주요 시장별 수출 확대 전략회의 개최
회복 조짐을 보이는 우리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가 각 해외지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 애로를 모니터링하고 현지 국가별 주요 정책과 주력 품목 수출 리스크 등을 점검했다.
한국무역협회는 10월 16일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정만기 부회장 주재로 한국무역협회 10개 해외지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출 회복 지원을 위한 ‘주요 시장별 수출확대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처럼 밝혔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12개월 수출 연속감소세 등 우리의 수출 부진은 글로벌 ICT 제품 시장 부진에 기인하나, 전문 기관들의 예측대로 내년 세계 ICT 시장 수요가 반등하면 반도체 등 ICT 제품 수출이 반등하면서 전체 수출도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 리스크 확대로 세계 교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모니터링 강화와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의 대중국 (무역) 적자요인을 장·단기로 구분해 정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전기차, 이차전지 등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지난 수년간 매우 빠르게 향상되었으나 기존 한-중 FTA 상품 양허안은 우리 기업에 여건 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불리하게 작용하므로 이 문제점을 분석해 한-중 FTA 개정 필요성을 중국 측에 제기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상반기 두 차례(2월, 5월) 10개 해외지부가 참여한 ‘주요 시장별 진출 확대 전략 회의’를 개최해 주요 국가·지역별 우리 수출 현황을 진단하고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해왔다.
협회는 앞으로도 정례적 해외지부 간담회 개최를 통해 주요 시장별 현안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정립하는 등 우리 기업의 수출 전략 마련을 지원할 계획이며,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시장 진출 노력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지부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가 차원의 인프라 프로젝트를 포함한 우리 기업 진출 기회를 발굴해가는 한편 주력 품목의 수출 리스크 관리도 적극적으로 지원해가겠다고 밝혔다.
●해외 주요시장서 진출 리스크 확대 = 지난해에 이어 러우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동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확대되면서 세계경제의 분절화와 함께 무역에도 악영향이 우려되는 국면이 찾아왔다.
이날 회의에서 제현정 워싱턴지부장은 “미국 하원 의장이 해임되고,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공화당 내 회의론이 확대되는 등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 확대가 미국 경기 및 우리 수출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내 우리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있으나, 현지 전문 인력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조속한 의회 통과를 위하여 주미 한국대사관이나 대기업은 물론 한국에서도 해당 법안 통과를 위한 정부 민간 합동 공동성명서 제출 등 적극 아웃리치 활동 전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준봉 뉴욕지부장은 “최근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와 함께 우리 기업의 전력 인프라 및 친환경 에너지 품목 수출이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수출 호조 지속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현지 인증 획득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선영 상하이지부장은 “올해 8월 말 기준 대중국 무역수지는 15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한중 무역 역전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신규 투자 확대보다는 기존 투자 관리에 집중하고, 중국 국유 기업과 합작 공장 설립,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 공략 등 새로운 대중 비즈니스 활로를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윤섭 베이징지부장은 “무역협회는 한중 기업인 만남의 장을 확대해 인적 교류 및 문화 콘텐츠 노출을 확대하는 한편, 중국 서부 지역에서 개최되는 전시회 참가, 사절단 파견 등을 통해 대중 교역 품목 및 지역 다각화를 지원할 계획”이라며 “현지 진출 기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의 경제·통상 정책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시장관리 차원에서 중국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 민간 아웃리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빛나 브뤼셀지부장은 유럽연합(EU)시장 동향에 대해 “EU는 우방국과의 공급망 구축을 강화하려는 추세로 한국, 일본, 대만, 인도의 EU 내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높아진 반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우리의 경우 품목별로는 자동차, 자동차용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소재 등에서 골고루 수출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양극재, 흑연, 전해액 등 배터리 핵심 소재의 수입 시장 점유율은 굳건히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으로 그는 “10월부터 전환 기간에 돌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따라 한국 또는 제3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기업은 분기별 탄소 배출량 정보 보고가 의무화되어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EU는 이 밖에도 데이터법, 공급망 실사법, 과불화화합물(PFAS) 규제 등 추가적 시장 규제를 예고하고 있어, 향후 우리 기업의 정보 공개 애로가 심화될 전망인 만큼 브뤼셀지부는 우리 기업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당 규제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 업계의 목소리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흥국, 시장으로서도 공급사슬로서도 중요 = 무역협회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신흥시장에 대해 진출 노력과 공급망 협력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이영호 뉴델리지부장은 “인도 경제는 최근 개도국과 선진국을 통틀어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원유, 광물 자원 부문 제외 시 인도의 4위 수입 대상국인 만큼 우리 수출 기업도 인도 경제 호황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인도 정부의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한 현지 투자 외국 기업 대상 추가 과세 정책, 자의적 품목 분류 및 수입 전 강제 인증 등 높은 비관세장벽은 현지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우리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부장은 “무역협회는 우리 기업의 인도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 참여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인도 정부의 외국 기업 대상 규제 및 비관세장벽으로 인한 수출입 통관 애로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또한 안정적인 성장 속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박형선 자카르타지부장은 “인도네시아 경제는 최근 5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물가 상승률, 실업률, 외환보유고 등 거시 경제 지표들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니켈의 최대 매장량과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어, 니켈 공급을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면서 “니켈 산업에서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최근 자국산 전기차 인센티브 확보를 위한 중국·일본 등 주요 경쟁국의 로비 공세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수입차에 대한 인도네시아 정부의 세제 지원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우리 기업이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무역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