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의 대표작이자 현대인의 필독 고전, <데미안>!
하지만 ‘고전’이라는 단어와 함께 헤르만 헤세라는 이름만으로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초등학생들도 한번쯤 들어봤을 대문호인데다 노벨상 수상이라는 타이틀까지 안고 있으니 그 무게감이 오죽하랴. 거기다 무슨 난해한 경전처럼 보이는 <데미안>이라는 이름 때문에 또 한 번 망설였었다. 왠지 철학적이고 보통의 이해력으로는 읽어내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에 쉽게 접근하진 못했다.
하지만 책에 대한 작은 의무감, 수많은 단체에서 발행한 필독서 목록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점도 그렇고 나 정도의 ‘레벨’이면(^^) 당연히 읽었어야 했을 고전이라는 생각에 무슨 통과의례처럼 집어들었다. 잔뜩 겁먹은 손길로 책장을 넘긴다.
“불확실한 미래가, 그것이 가져올 어느 것에나 우리가 준비되어 있음을 발견할 만큼 우리들 누구든 그토록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고, 자기 속에서 작용하는 자연의 싹의 요구에 그토록 완전히 따르며 기꺼이 살리라는 것.”
(본문 196페이지)
주인공 싱클레어는 단순하게 시작된 거짓말이 빌미가 되어 크로머에게 괴롭힘을 당하지만 새로 알게 된 데미안의 도움으로 벗어나게 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데미안과 가까워지고, 그 영향으로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눈뜨게 된다. ‘가족’으로 대변되는 밝고 안락한 세상과는 다른, 그 뒤에 감추어진 그늘진 이면을 보게 된다. 보편적인 도덕성과는 거리가 있는, 숨기고 싶은 우리의 또 다른 면을 경험하면서 자신을 둘러싼 기존의 질서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
싱클레어는 이런 두 세계를 오가며 방황과 갈등을 거듭한다. 억눌린 성적 호기심과 약간의 과시욕이 맞물린 일탈과 자학의 나날들. 기쁘고 슬프고 우울한,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사춘기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글 속에 녹아있는 것 같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싱클레어와 이심전심이 되어간다.
여느 소설책처럼 사건으로 책을 읽기보다는 그 속에 숨겨진 심리적 변화에 주의해 읽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번이 <데미안>을 사귀기 위한 두 번째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곳곳에서 만나는 난해하고 어려운 문장과 매끄럽지 못한 연결부위가 책읽기를 어렵게 만든다. 이럴 때는 나의 문학적 한계를 넘어 오역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아니면 헤르만 헤세가 외계인이던지...
<데미안>은 가족과 사회, 종교와 신앙, 성에대한 금기 등 집단적이고 획일화된 ‘도덕적 사회’에 보내는 일종의 도전장처럼 보인다. 사회의 부속품으로 전락하고 있는 인간 스스로에게 끝없는 성찰을 요구하면서 집단 속에 묻힌 개인 -때로는 모순적이고 조금은 불안하지만, 개인의 자각에서 오는 정신적 풍요의 가치를 일깨우는 것 같다.
www.freeism.net
첫댓글 참 좋아했던 책이랍니다. 쇼킹했어요....글 잘읽고 갑니다^^
고등학생때 부터 지금까지 족히 3번 이상 읽은 것 같은데 서른이 넘은 이제서야 그 책이 하려했던 말이 무엇이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비로소 내 안에 있는 惡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惡도 善의 동반자이지요. 惡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지혜가 될 수도 저주가 될 수도 있겠지요. 善과 惡을 구분해대면서 부터 인간사의 갈등이 시작된 건 아닐까요?
책 전체가 하나의 아포리즘입니다.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무엇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는 사람이 그 필요한 것을 찾은 경우,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다. 그의 욕망과 필연성이 그를 인도하는 것이다." 제가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던 구절입니다.
저도 세번정도 읽었는데요, 읽을 때 마다 새로운 책인 것 같애요. 어릴때는 그냥 허영심?? - 머 이런 책도 읽었다는..;; ㅎㅎ - 에 읽었는데 커서 다시 읽으니 자아에 대한,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하게 만들어주는 책인 것 같더라구요.
모호함에 머리가 아팠지만 그 모호함이 오히려 책을 빛내는 것 같습니다. 언제고 다시 읽어봐야 겠습니다.
"일신서적" 에서 출판한 데미안 읽어보셨나요? 얼마전 데미안이 무척 읽고 싶어서 인터넷으로 일신서적데미안을 샀는데.. 정말.. 원래 문체가 이런건지 아니면 번역의 엉망인지(물론 후자라 생각합니다. !!) 안그래도 어려운 말들이 정말 전혀 말도 안되게 적혀있더군요.. 제 친구는 꼭 인터넷에 있는 번역기에다 긁은것 갔다고 그러더군요.. ㅡ,.ㅡ 지금 책이 있다면 한 예를 들고싶을 정도로.. 엉망이었어요 혹시 일신서적 읽어보신분.. 데미안은 원래 이런 책이 아닌거 맞죠? 대답해주세요.. plz.. mn.. 글구 번역 괜찮게 된 데미안을 읽으려면 어느 출판사꺼를 읽어야 하나요? 민음사가 괜찮을까요? 다시 하나 사려구요.
제가 읽은 버전은 전영애님 번역의 민음사 판입니다. 다른 판은 읽어보질 못해서 뭐라 말씀드릴 순 없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데미안... 한권 다 읽는 시간이 한달 걸렸네요... 왠만한 책들 중도 포기는 있었지만.. 데미안 만큼은 포기 하지 않고 너무 잼있게 나름의 해석으로 좋은 글귀들을 줄을 그어가면서 읽던 추억도 있구요.. 내 삶이(정신) 혼돈 스러울때마다.. 힘들때 마다 데미안을 찾곤 한답니다..그래서 그런지 읽을때 마다 또다른 기분과 감정으로 읽어서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는 책입니다.
제 책은 1995년에 산 거구요. "오늘"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포에버 북스" 시리즈 중 하나였습니다. 요즘에도 구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정성호 번역센터에서 번역하신 거였는데 그당시에는 꽤 유명한 곳이었지요. 의역을 한건지는 몰라도 매끄럽게 잘 읽히는 편입니다. 위에 그르누이님! 혹시 향수의 그 그루누이? 저랑 취향이 좀 비슷하신 것 같네요.^^
하하하 취향이라.. ㅎㅎ 괴물이죠 ㅎㅎㅎㅎ 반갑습니다^^*~! 저와 취향이 비슷하신분을 이곳에서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신적풍요
전 민음사에서 나온걸로 읽었는데 잼있었던게 기억나네요 지금은 뭔내용이였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요 ㅎㅎ 다시한번 읽어 볼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분량도 얼마없으니 다시볼까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