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님, 루비를 가져가셨습니까?”
“신자님, 루비를 내가 가져가지 않았소.”
때이사 존자는 낮으나 분명하게 대답하셨다.
“스님, 이 집안에 저와 스님만 있었습니다. 가져갔다면 스님이 가져갔을 것입니다. 제자에게 루비를
돌려주십시오. 스님.”
“신자님, 내가 루비를 가져가지 않았소.”
“루비를 네가 가져가지 아니했다면 누가 와서 가져갔는가?”
걱정을 넘어 성이 나며 좋은 마음을 나쁜 마음들이 덮쳤다.
“그래, 그렇게 감추면 감추지 못할 만큼 만들어야 하리.”
조용한 태도로 앉아 계신 존자를 거칠게 끌어내서 집 기둥에 튼튼한 밧줄로 묶었다. 마침 다른 집에
서 돌아온 아내가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단단한 몽둥이를 내 보이며 물었다.
“자. 루비를 내놓겠는가? 아니면 이 몽둥이로 맞겠는가?”
“신자님, 나는 루비를 가져가지 않았소.”
존자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원하는 대답을 못 듣는 순간 보석 세공사의 손에 들려져 있던 몽둥이
가 때이사 존자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머리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
이제까지 도마 위에 남은 쇠고기 부스러기를 쪼아 먹던 거위가 때이사 존자 곁으로 와서 흐르는 피
를 마셨다. 화가 잔뜩 나서 정신이 없는 보석 세공사는 거위를 보자. ‘이런 중생이 와서 걸리적거리
는가?’하고 힘껏 걷어차 버렸다. 거위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다.
“신자님, 거위를 자세히 보시오.”
그때 많은 형벌로 인해 정신이 혼미한 때이사 존자께서 힘을 내어서 겨우 한마디 하셨다. 거위를
자세히 살펴보던 보석 세공자는 루비를 발견하지 못하자 다시 존자에게 다가섰다.
“이 거위처럼 너도 죽어야 하리라.”
“나의 일은 그쯤 하고 거위의 밥통을 갈라서 보시오.”
때이사 존자의 지시대로 죽은 거위의 밥통을 가르자 사라진 루비를 보게 되었다. 피 묻은 손으로
받아 놓은 루비를 고기 점으로 생각한 거위가 삼킨 것이다.
이 모습을 때이사 존자가 자세히 보셨으나 드러내서 말할 수가 없었다. 말을 하는 순간 이 거위는
죽음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죽은 다음에야 입을 여신 것이다.
자기 목숨을 바쳐 다른 중생이 죽어야 하는 위험을 삼가려 했던 그분에게 보석 세공사가 엎드려서
사죄했고, 존자께서도 용서하셨다. 그러나 전처럼 공양하러 가시지는 않았다.
“수행자들에게 한 숟갈, 한 주걱
공양을 보시하는 집마다 공덕을 짓는다
내가 가고 올 수 있는 동안은
집집마다 걸식하여 공덕을 쌓게하고
그 음식을 먹으리라.“
아라한이신 때이사 존자께서는 그로 인하여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다한 닙바나에 드셨
다. 억울한 누명을 받아야 했던 존자의 일에 두려움이 생긴 것과 동시에 그렇게 흔들림 없는 그분의
마음에 깊이 존경을 드린다.
첫댓글 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