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가 정신건강도 위협한다
환경 악화로 인한 고통 ‘솔라스텔지아’
환경을 살려야 몸도 마음도 산다! / 셔터스톡
역대 최악의 여름이다.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가 한 달 이상 이어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상 기후가 이제 우리의 침대 옆으로까지 가까이 다가왔음을 절감케 한다.
그런데 이상 기후로 힘든 것은 몸뿐만이 아니다. 최근 이상 기후가 정신 건강까지 해친다는 연구결과가 곳곳에서 밝혀지고 있다. 미국 건강전문지 웹엠디(WebMD)와 함께 알아보자.
◇ 우울, 불안 증가…여성과 노인 취약
이상 기후와 정신건강 간의 관계는 최근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탠포드 대학교 의대의 정신과 조교수인 앨리슨 R. 흐옹 박사는 “이상 기후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 증상의 범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고통, 불안, 우울증, 기분 저하, 위협에 대한 과민 반응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흐옹 박사의 연구팀이 2021년 캘리포니아 주민 24,000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설문에서 절반 이상인 53%가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해 정신 건강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관련 연구 결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모리 대학교 롤린스 공중 보건 대학원 환경 건강과 교수인 양 리우 박사에 따르면, 산불은 불안 증상과 밀접하게 관련있다.
그의 연구팀이 2007년부터 2018년까지 5개 주(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오리건, 유타)에서 약 190만 건의 응급실 방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산불 연기로 인해 정신 이상 증세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수가 6.3% 증가했다.
또한 이 연구에서 그는 여성과 노인이 가장 취약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편, 평균기온 증가는 자살률 증가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었다.
웹엠디에 인용된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은 지속적인 기후 변화로 인해 2050년까지 미국에서 자살률이 1.4% 증가하고 멕시코에서는 2.3%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솔라스텔지아?
만일,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정서적 고통이 만성화되는 ‘솔라스텔지아(Solastalgia)’로 이어질 수 있다.
솔라스텔지아란, 2003년 호주의 환경 철학자 글렌 알브레히트가 만든 환경 변화로 인한 정서적 또는 실존적 고통의 형태를 설명하는 신조어이다.
이는 ‘위안’이라는 뜻의 ‘솔라스(solace)’와 ‘황량함’이라는 뜻의 ‘데솔레이션(desolation)’, 그리고 그리스어로 ‘고통’이라는 뜻의 ‘앨지어(algia)’를 합성한 말이다.
신조어까지 나왔다는 것은 이상 기후로 인한 정신 건강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해졌는지를 알려주는 방증일테다.
◇ 문제 해결의 핵심은 ‘커뮤니티’
이상 기후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필경 근본적인 기후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법. 개인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도 필요하다.
흐옹 박사는 그 해답으로 ‘사회적 결집’을 꼽는다.
그녀는 연구에서 ‘사회적 결집’의 치유 효과도 확인했다. 그녀는 연구를 위해 "이웃을 신뢰합니까?", "이웃 사람들이 서로 돕습니까?", "이웃에서 안전하다고 느끼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했다.
그 결과, ‘더 안전하고, 더 연결되어 있고, 더 이웃과 친밀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적다고 보고했다.
"지역사회 지원은 이러한 부정적인 정신적 영향 중 일부를 완화할 수 있다."
흐옹 박사는 조언했다.
출처 : 마음건강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