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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토요일은 서울에서 모임이 있었다. 중화요리 Congee GoGo 광화문점에서 오후 6시30분. 보내준 약도를 보니 지하철 5호선을 타고 광화문에서 하차, 1번이나 8번 출구로 나와서 세종문화예술회관 옆 KFC골목으로 곧장 올라오면 하나은행 광화문점, 그 옆에 '칸지고고' 건물이 있다고 했다.
6시, 나는 서울역에 내려서 알려준 대로 지하철 1호선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 광화문역에 하차, 8번 출구로 나오니 바로 옆에 KFC 패스트푸드점이 보였다. 그 골목길로 쭉 올라가다 보니 저멀리 하나은행 광화문지점이 눈에 보였다. 아! 찾았다.
때마침 퇴근시간이어선지 작은 골목길은 인파가 줄지듯 내려왔지만 금새 찾았다는 안도감에 한걸음에 달려 올라갔다. 하나은행 옆 칸지고고 입구 건물로 막 들어서는데..그런데 옆 건물 위쪽에 '경희궁의아침 4단지'..글씨가 크게 보였다. 어? 어디서 많이 보던 건데?...경희궁의아침 4단지.... 어디더라?? 그렇다! 생소동 광화문센타 옆 건물인 것이다. 원 세상에..이럴 수가......
서울지리에 밝지 못한 나는 그 자주 오던 세종문화회관 근방에 인접해있는 우리 생소동 광화문 센타를 전혀 다른 곳으로 생각 한 거다. 나는 너무도 신기해서 들어가던 것을 잠시 멈추고 큰길가로 나와서 그곳에서 좀 떨어진 경희궁의아침 3단지 오피스텔을 바라봤다.
그동안 수도없이 드나들던 생소동 광화문 센타가 바로 저기 였구나!...하는 생각에 괜스레 가슴이 울렁거리는 것도 같았다. 언제인가 매주 토요일마다 디카강좌를 듣기 위해 살을 에는 듯한 한겨울에 강추위를 무릎쓰고 목도리로 목을 휘감고 여기에 오고.. 또 언젠가는, 아니 아주 가끔은 한세상님의 보따리 강좌를 들으러 대전에서부터 총총 걸음으로 찾기도 했던 그곳이 바로 여기였다니...
내가 그토록 자주 다니던 곳을 바로 지척에 두고도 나는 전혀 모른채 생소동을 찾아갈 때는 길을 몰라서 찾아 헤매고 다녔던 게 더 새삼스럽고 신기하기조차 했다.
더구나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에서 강좌가 끝나고 몇몇이 뒤풀이를 할때 대개의 경우 집이 먼 나는 먼저 일어나게 되는데, 혼자 밖에 나오면 도무지 어디가 어딘줄을 분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막 걷다보면 별안간 지하철 광화문역이 턱! 나오곤 했는데 그때마다 너무도 이상했다.
분명히 올 때는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까지 갔는데...왜 광화문역이 나오는지 정말 이상했다. 두 지하철역 중간에 오피스텔이 있는 줄은 꿈에서 조차 생각 못했으니까. 나는 괜스레 감개 무량해져서 두근대는 가슴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모임 장소인 칸지고고로 들어갔다.
그런데..또 놀랐다. 내부 장식이 내가 너무도 익숙한 중국 장식품때문이었다. 연태에 시장조사 다니면서 너무도 익숙한 연태 고량주도 선반에 나란히 진열되 있는 게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중국의상이며 찬그릇은 물론이고 찻잔과 받침, 중국 모형 배등...마치 내가 시장조사하러 중국의 어딘가에 와있는듯 했다.
오랜만에 만난 일행과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이어 음식을 주문하는데 나는 또 놀랐다. 연태고량주가 8천원 이었는데 라벨을 보니 125ml 34% 이크! 이걸 내가 수입해다 판다면 얼마나 좋을까! 연태에서 8위안이었는데... 우리가 흔히 마시던 큰병은 아예 없고 작은병 뿐인거 같은데 6명이 한잔씩만 따른다해도 금새 한병! 나는 그순간은 더욱더 연태가 그리웠다. 여기가 연태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중국음식은 역시 중국에서 먹는 게 맛있는 거 같다. 하긴 그동안 중국식에 젖은 건지는 모르지만 그 좋아하던 연태 고량주도 한식에 맞춰 간을 맞춘 중화요리에 마실려니 목에 걸려 안넘어 갔다. 나는 걍~ 삿뽀르 생맥주 500cc 를 주문했다.
언제..우리 생소동 회원과도 칸지고고에서 좌담을 나누고 싶다. 현지에서 느낀 중국식과 한국에서 만나는 중식을 맛보면서 스스럼없는 소무역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싶어서다.
일행과는 언제나 그렇듯이 9시경 나만 먼저 자리를 일어났다. 그리고 문밖까지 따라나오는 일행을 뒤로 하고 나는 혼자 천천히 경복궁역으로 향했다. 너무도 익숙한 거리였기에 두려움이 없었다. 도리어 경희궁의아침 3단지를 지날 때는 누군가 생소동 회원이 확1 튀어나올 것만 같아 뒤를 돌아보았다. '새리님! 여긴 웬일이십니까!"
그러나..찜통 더위의 한여름밤 후덥지근한 바람만 훅~ 하니 몸을 감칠 뿐 그 어느곳에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모두 만난 듯이 풋풋한느낌은 왜일까? <끝>
<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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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중식은 연태가서 드시고 안산에 있는 "마님을 보쌈해(031-484-6744)"에 가서 보쌈이나 한 접시 드십시다.
그러게...그런거 같애요.. 칸지고고가 중화요리로 이름은 나있는 곳 같은데...연태에서 먹던 생각을 하면 정말 목이 메였죠...ㅎㅎ 근데...안산은 서울에서 멀지 않나요?? 저도 보쌈 좋아하는데...'마님을 보쌈해'함 먹어 봐야 겠네요.. 가만있자.마님을 보쌈해?? 난 마님이 아니니...마음 놓고 먹어도 되겠죠?? ㅎㅎ 원 겁은 많아서리...ㅎㅎ
굉장히 발이 넘으신가 봐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십니다..그러니 이제는 다 이웃같은 느낌이 생기시나봅니다..^_^
네..사진에 보신대로 체중이 워낙 있다보니...발 문수는 좀 있습니다만.. ㅎㅎ 그러나 그래서 다 이웃 같은게 아니구요,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3단지는 생소동 광화문 센타여서 자주 찾거든요. 근데 타지로 낯선 곳이다보니 갈 때마다 항상 물어서 가곤 했는데 어제 보니 내가 잘 가는 곳의 바로 부근이었다는 얘기였어요...ㅎㅎ 제가 워낙 한곳만 바라보고 가는 단세포 형이어서 그렇지만요..ㅎㅎ
글구..글의 촛점은 우린 모두 소무역을 꿈꾸잖아요. 그런데 연태 고량주가 현지에서 8위안인데 그곳에서 8천원으로 비싼 가격이니까 가격 대비를 하면서 판로를 찾아보면 좋겠다는 뜻이구요. 비단 고량주에 국한 한 게 아니구..그런 곳에 자주 다녀보면서 무엇이 현재 잘 팔리고 있는지도 알아보면 좋겠다는 뜻이 잠재해 있죠..
좋은사람 보구서 왓다 갑니다
감사합니다...더위에 잘 지내세요..
서울 모임에는 잘 댕겨 오셨나요?.......물귀신 항상 대기허고 있습니다...ㅎㅎㅎㅎㅎ
새리중사님......제가 연태에 갈때 혹은 배안에서 밥을 먹을때....새리중사님이 문득 생각 나면 어떡게해요... 제발 저 보담은 오래 사셔요.....
알쓰! 치매 걸려도 톳냉면 맹글어 줄꺼지?? ㅎㅎ
..앗.. 톳냉면 그거 맛을 필히 봐야지... 바다향이 느껴지는 맛일걸....
서울 나드리 잘하셨네요.....
나들이 잘 한 것인가요? ㅎㅎ 청주양반님이 잘했다고 하면 잘 한거겠지요..ㅎㅎ 늘 선한 말씀 감사합니다..
새리님의 글솜씨는 일품이셔요... 부담없는 모든이 친구 같아요... 글구 이중국집은 체인점인가봐요 저희 식구들은 맛있다구 자주가는 곳이거든요...
아! 이현주님도 자주 가시는군요.. 네..체인점이예요. 중국집이 깔끔해서 손님 접대하기에도 좋은 거 같애요. 연인끼리..가족끼리...모두 좋죠. 우리도 언제 같이 해요..중국얘기 하면서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