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IGG Firejet에 Primus Ergopump를 사용하고 있는데 내 블로그에 포스팅한 관련 글을 "프리머스 펌프 누유"를 키워드로 검색하여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구글에서 검색해 보니 많은 글과 사진이 검색되었다.

에르고 펌프의 부품. 부품 하나하나는 정교하게 잘 만들어져 있지만 구조적인 결함이 있었다. 구글에서 "primus ergopump leaking"으로 검색하면 아웃도어 포럼에 등재되어 있는 많은 글을 찾을 수 있는데 단순히 커넥터에서 누유가 있는 경우, 소모품인 오링을 교체하여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아래 사진과 같이 펌프의 실린더 상부에 있는 캡 부위에서 누유가 생기는 경우가 문제다.

사진의 화살표 부위에서 누유가 있는 경우인데 이것은 펌프 디자인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dEkfLHNyHc&feature=emb_logo
위 영상은 프리머스 공식 홈페이지에 등재되어 있는 사용법으로,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펌프질을 할 때 저렇게 딱! 딱! 딱! 소리가 나게 펌프질을 했다가는 얼마 가지 못해 실린더의 캡 부위에서 누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로 조립되어 있는 것이었다. 펌프가 연료통에 체결되어 있는 상태에서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펌프 손잡이가 바닥에 먼저 부딪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아래의 펌프 실린더의 분해 영상을 보면 왜 그런지 이해가 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pUk2jKpra8E&feature=emb_logo
문제가 있는 펌프를 수리하는 youtube 영상이다. 펌프 실린더의 결속 방식과 구조를 이해하는 정도만 참조하는 것이 좋다. 이미 누유가 생겼고 실린더가 하우징에서 흔들릴 정도로 결속이 느슨하게 된 상태라면 위의 영상과 같이 실린더를 뽑아서 수리하는 것이 좋겠지만 약간의 누유만 있고 하우징에서 실린더가 흔들릴 정도가 아니라면 실린더를 뽑아서 수리하는 것보다는 클램프나 프레스 등을 이용하여 실린더를 다시 박아준 다음 틈새를 에폭시로 메워서 수리하거나 결점을 보완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체크밸브 어셈블리가 펌프 실린더에 고정되어 있는 방식도 오링으로 밀폐한 압착 결속이라 시간이 지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펌프는 아직 사용 빈도가 많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어 사전에 결점을 보완하고자 했다. 에르고 펌프는 펌프의 실린더가 하우징에 나사 방식으로 결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압착 방식으로 결속되어 있고 사진과 같이 틈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틈새를 활용하여 에폭시로 구조보강을 해서 압착 결속의 결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작업 전에 이 틈새에 남아 있는 휘발유의 유분을 세척하기 위해 아세톤이나 시너를 스포이트나 빨대를 이용하여 몇 방울 틈새에 떨어뜨려 넣고 밑으로 흘러 빠져나오게 한 다음 잘 말린다.

펌프 실린더와 하우징 틈새에 주제와 경화제를 1:1로 혼합한 에폭시를 이쑤시개에 묻혀 주입한다. 사용한 에폭시의 브랜드는 국산 돼지표 에폭시로 투명도가 좋은 고급 에폭시는 아니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24시간 경화 에폭시다. 주제와 경화제를 1:1로 섞은 다음 좁은 틈새에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아세톤을 한 방울 섞어 좀 더 묽게 해준다. 에폭시는 아세톤과 친화력이 있어 잘 섞인다. 좁은 틈새로 에폭시를 밀어 넣기 위해 빨대를 좁게 잘라서 사용했다. 에폭시를 꼼꼼히 주입한 다음, 실린더와 하우징에 묻은 여분의 에폭시는 면봉에 아세톤을 묻혀서 닦아내면 잔유물이 없이 깔끔하게 닦인다.

에폭시 잔유물의 처리가 끝나면 펌프를 바로 세우고 헤어드라이어로 알루미늄 실린더가 약간 뜨거울 정도로 가열해 준다. 이렇게 세워두고 에폭시에 열을 가하면 에폭시의 유동성이 크게 증가되어 중력에 의해 실린더와 하우징 사이의 미세한 틈새까지 침투할 수 있고, 틈새에 남아 있던 공기는 기포의 형태로 위쪽으로 빠져나올 수 있게 도와준다.

24시간 지난 후 틈새에 주입한 에폭시가 완전히 경화된 모습. 자세히 확대하여 보면 에폭시에 미세한 기포가 보이나 이 정도는 에폭시의 강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작업을 하면서 드라이어로 가열할 때 미세한 기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가열해 줬지만 밤새 경화 과정에서 추가로 서서히 기포가 올라오며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상태에서 경화된 것으로 보였다. 밑에 오링이 있는 부위의 미세한 틈새까지 에폭시가 잘 침투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체크밸브 어셈블리를 실린더에서 뽑아낸 모습. 이 부품도 나사방식이 아니라 실린더에 핀포인트 압착 방식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새것도 유격이 있어 약간 흔들린다. 실린더의 외형만 봐서는 실린더 내부로 플랜지의 형태로 가공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핀 포인트를 쉽게 내기 위해 실린더 외부에 채널을 내어 얇게 만든 것에 불과하다. 체크밸브 어셈블리가 실린더에 오링으로 정교하게 밀폐되도록 조립되어 있고 체크밸브 스프링의 압축 강도 이상의 힘으로 압착되어 있어 구조적으로 체크밸브 뭉치가 빠지는 사태는 발생할 수 없지만 장기간 사용으로 오링이 경화되어 변형되면 연료가 실린더 내부로 역류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야외에서 스토브를 사용하는 중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응급조치가 어렵고 여러 번 끼웠다 뽑기를 반복하면 헐거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체크밸브 어셈블리도 아예 실린더에 에폭시로 고정시켰다.

에르고 펌프의 드레인 호스 커넥터. 나사의 규격은 캠핑용 가스 연료통에 장착되어 있는 Lindal Valve의 나사 규격과 동일한 7/16" UNEF(28TPI)이다. 이 에르고 펌프에 연결하는 드레인 호스는 린달 밸브가 마운트 되어 있는 일반 캠핑용 가스 연료통에 직결할 수 있는데 가지고 있는 프리머스 스토브의 드레인 호스가 프리머스 커넥터에 맞으면 일반 캠핑용 가스통에 드레인 호스를 연결하여 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커넥터에 체크밸브가 내장되어 있다.

펌프질을 할 때 펌프의 손잡이가 실린더 캡에 부딪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피스톤 스템에 완충용 스프링을 끼웠다. 사용한 압축 스프링의 사양은 외경 8mm, 길이 20mm, 스테인리스 스틸 강선 직경 0.8mm. 스프링을 끼울 때 피스톤 컵을 고정한 로크너트를 푸는 것보다 손잡이를 푸는 것이 가죽 펌프컵에 손상이 가지 않고 작업도 수월하다. 양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스템을 잡은 다음 손잡이를 세게 돌리면 손잡이가 풀리며, 손잡이를 다시 끼울 때에는 중강도의 나사고정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압축 스프링은 알리바바에서 택배비 포함 10개에 $2.33 하는 것을 구입했다.

휴대용 가스용기에 마운트 되어 있는 Lindal Valve B188. EN417은 재사용하지 않는 휴대용 가스용기에 대한 유럽 표준으로 이 가스통이 재사용하는 용기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나 연료를 다 쓰고 남은 빈 용기를 프로판가스보다 상대적으로 압력이 낮은 부탄가스를 재충전하여 사용하기도 하는데 용기에 장착되어 있는 린달 밸브의 고무 부품이 경화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하며 절대로 용기의 80% 이상 충전되지 않도록 매우 주의해서 사용해야 한다.

자료출처 : Lindal Group
Lindal Valve B188의 구조

Primus Ergopump의 커넥터의 규격이 Lindal Valve B188과 동일하기 때문에 에르고 펌프로 스토브에 연결하는 드레인 호스는 휴대용 가스용기에 직접 연결하여 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면 냄새가 나지 않는 장점이 있다.

10여 년째 사용하고 있는 돼지표 에폭시. 보관 과정에서 갈색 경화제의 색상이 더 짙어졌는데 투명도가 좋은 고급 에폭시는 아니지만 용량에 비해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접착 성능이 좋고 경화된 후에 잘 깨지지 않아 충격에 강한 장점이 있다. 커다란 통에 들어 있어 그 상태로는 사용하기 불편한데 통을 뜨거운 물에 담가서 따뜻하게 해주면 유동성이 증가되어 약국에서 판매하는 주사기로 쉽게 빨아들일 수 있다. 주사기에 주제와 경화제를 따로 담아서 사용하면 편리하다. 냉장 보관할 필요가 없으며 장기간 보관해도 굳어지지 않고 접착 성능이 변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난 후, 여하한 이유에서 위와 같이 에폭시로 고정한 알루미늄 실린더나 체크밸브 어셈블리를 뽑아내야 할 필요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에폭시는 경화한 후에도 일정 시간 열을 가하면 약간의 유동성이 생긴다. 다시 뽑을 필요가 있을 때는 펌프에서 하우징과 실린더만 남기고 모든 부품을 분리하여 제거한 후에 끓는 물에 20 분 정도 담가서 에폭시를 가열한 후 인발하면 뽑힐 것이다. 가열할 때에는 끓는 물에 넣는 방식이 아니라 찬물에 넣어서 서서히 가열하여 끓게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뽑는 것은 아직 해보지 않았다.
첫댓글 잘 설명해 두셨는데 다 읽어보지는 못했네요. 하지만 지그버너 너무 불이 이쁘네요. 탐납니다.
저도 파이어젯의 불꽃이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에 유니크한 불꽃모양 때문에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흔히 쓰는 EN417 을 재충전하여 사용하는것이 상당히 일반화 되었는데 안전상 또 법규상 문제가 있어 보이더군요.
다만 한두번에 한하여 60-70%수준으로 재충전 한다면 안전상 큰일은 없겠지만서도 민감한 부분인듯 합니다.
[뚱뚱이, 동글이]식으로 칭하는 것 보다 백련님과 같이 정확한 어프루발 번호로 지칭하는 것이 정말 좋네요. 비단 이 뿐 아니라 게시글에서 지칭하는 모든 부속품에 대한 명확한 사이즈 표기, 영문표기, 명칭기재에 도움 받는 사람이 상당히 많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차니님, 안녕하세요? 관심 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N417에 규정된 휴대용 가스용기의 재충전은 분명히 문제가 있죠. 요즘은 가스 스토브와 휴대용 가스 용기의 커넥터에 맞는 다양한 어댑터가 출시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재충전해서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