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가 울주군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방 이후 이같은 일은 처음이다. 울산 뿐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회재가 발생하고 있다.
어제는 의령과 의성에서 오늘은 안동에서 영남 일대 산맥을 옮겨가며 불길이 쏟아내는 중이다. 현장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런 무서운 기세의 불길을 난생처음 본다며 발을 동동 구른다. 마치 도깨비 불처럼 진압하고 돌아서면 어느새 반대편에서 시뻘건 불길이 솟아오른다며 망연자실이다.
미국을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서는 대형 산불이 우리나라의 경우보다 잦다. 기후학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자연 재난은 가속화 하고 있는 기후 온난화로 인해 더욱 심화할 것이며 세계 곳곳에서 예측 못 하는 순간 빈번히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난 주말 온양 운화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진화지와 수십 킬로미터나 떨어진 언양읍 송대리에서 발생했다. 거리상으로 볼 때 온양읍 운화리 대형산불과 별개로 발화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 22일 정오쯤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에서 시작된 산불은 5일째 이어지고 있다. 26일 오전 10시 현재 불길이 거의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건조한 날씨와 순간 최대 27㎧로 넘나드는 강풍으로 인해 죽은줄 알았던 불씨가 살아났기 때문에 진화가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다.
산불로 인해 인근 마을 10곳 주민 360여 명이 긴급 대피하기도 했다. 피해 면적은 494ha에 이른다. 산불진화를 위해 12대 차량101대, 인력 2,010명 동원됐다. 운화리 산불에 이은 언양읍 송대리 화장산 산불은 다행히 오전 8시쯤 완진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어 언제 재발화할지 긴장을 끈을 놓을 수 없다. 화장산 산불로 사찰 1개소와 주택 3채, 창고 3동, 축사 등 9개 건물이 전소됐다. 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재발화할지 알수가 없어 속수무책으로 산불은 계속 북진중이다.
정부도 이번 산불진화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듯 하다. 한덕수 대통령권한대행은 “수시로 바뀌는 풍향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기존 진화 방식으로는 진화에 한계가 있다”며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전제적 대피와 철저한 통제, 예찰활동 강화”라고 했다.
울산 전체 면적 중 65%가 산림인데, 많은 산업단지가 산림에 둘러 싸여 있다. 만약 이들이 이번 대형 산불과 같은 화마에 노출될 경우 어떤 참사로 이어질지 아찔하다. 제발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살피고 또 살펴보자. 화마는 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