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5ixmRp19
[경북포럼] 대대(對待) 관계와 남녀의 결혼
서병진 경주지역위원회 위원
대대(對待)작용은 서로 마주하며 기다리는 작용이다. 좀 확장해 보면 음(陰)이 있으면 양(陽)이 있다. 모든 존재는 반대되는 속성의 그 무엇이 있어야 존재를 허락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 포기의 식물도 뿌리는 해(日)를 피해 땅으로 퍼지려 하고 잎과 줄기는 해를 향해 위로 치솟으려는 대대작용이 있어 생장하듯 우주 자연의 생명현상은 상반된 대대작용이 근간이 되어 존재한다.
대대작용이라는 것은 결국 서로 반대가 되어야 서로를 이루어 준다는 상반상성(相反相成)의 범우주적 존재 양식이다. 반대 극(極)을 당기고 같은 극을 밀쳐내는 것이 자석(磁石)의 원리다.
밀고 당기는 힘의 균형에 의해서 우주가 존재하고 있다. 우주가 카오스 상태에서 서로 부딪치고, 합쳐지고를 반복한 끝에 밀고 당기는 힘이 균형을 이루어 질서(코스모스)를 이룬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우주의 존재양식을 따르지 못하는 듯 보인다. 마주하는 상대의 속성이, 다른 극의 속성을 가지지 않고, 같은 극의 성질을 갖고 있어서 진정으로 적대시하면서 서로 밀쳐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한 세력이 이루어 지면 대항하는 세력이 반드시 나타나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대 관계(對待 關係)라는 것이 상호의존적이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부정은 곧 자신에 대한 부정이 되는 관계인 것이다.
국가도 유기체로 보면 한 식물과 다르지 않다. 뿌리와 가지와 잎이 밑으로 가던, 위로 가던, 옆으로 가던 궁극적으로 서로를 부정하지 않는다. 상반된 속성의 타자(他者)를 적대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로 보아야 한다. 생산적 상호작용이 되어야 한다.
남자와 여자의 관계도 대대 관계다. 서로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가장 밀접하게 사랑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서로 다르기에 서로 당기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서로의 존재를 온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결혼은 대대 관계에 있는 남녀가 자신들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인간사회를 동물의 삶과 구별하고, 생식과정에서 질서와 조화를 유지하려고 인간이 만들어낸 사회적인 관례다. 한 사회는 서로 얽히고 서로 의지하는 관계망(network)을 통해 성장한다. 서로가 대대 관계의 상대를 받쳐주고 보호해주겠다는 마음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결혼이다.
결혼은 분명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고단한 과정이기도 하다. 가슴 벅찬 환희와 샘솟는 기운이기도 하지만 피와 땀, 눈물이기도 하다. 동화 속 이야기 같은 결혼은 없지만, 결혼보다 더 위대하고 중요한 인간관계는 없다.
결혼에 대한 비관적인 사고방식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상당수의 젊은이가 행복한 결혼 생활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혼자 외롭게 살 것인가, 결혼해서 지겹게 살 것인가.”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처럼 말한다. 책임이 따르는 결혼과 성적인 욕구를 채우는 단순한 만남 사이를 오가는 젊은이도 있다고 한다.
자기를 있게 해 준 부모가 있고, 그 부모의 사랑으로 현재의 자신이 있음을 망각하고 있다. 부모를 섬기면 은혜를 다 갚은 것으로 착각한다.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길러야 다 갚는 것이 된다.
결혼이 개인의 만족을 위한 사사로운 계약이 아니다. 생명을 창조한 우주의 섭리다. 자신의 존재를 허락받기 위한 의식이요, 사회 구성의 기본 원리다. 못하는 사람도 있다. 안 하는 사람은 참 이기적인 얄미운 사람이다.
-------------------
대대관계는 동양 철학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서로 대립하면서도 상호 의존하며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의미합니다 . 이는 삶과 죽음, 괴로움과 즐거움처럼 상호 배타적으로 보이는 요소들이 실제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설명합니다 .
1. 대대관계의 개념과 특징
대대(對待)는 '마주하며 기다린다'는 뜻으로, 서로 다른 두 대립물이 맞서면서도 상보적인 관계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 이는 단순한 대립을 넘어선 상호의존성과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철학적 사고입니다 .
2.음양 대대적 관념
대대관계의 핵심은 음과 양의 대대적 관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음과 양은 대립하면서 서로를 끌어당기고, 상대의 존재로 인해 비로소 자신의 존재가 성립하는 상호의존적인 관계를 이룹니다 . 주역의 철학은 자연의 본질적 존재 양상과 그 관계성을 밝히고, 이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는 풍부한 자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
- 상반상성 논리: 명나라의 진보적 철학자 왕부지는 강(强), 유(柔), 한(寒), 온(溫), 생(生), 살(殺)이 서로 반대되지만 마침내 서로를 이룸으로써 충극의 관계가 해소되고 태허(太虛)로 돌아간다는 상반상성의 논리를 제시했습니다 . 이는 서로 반대되는 관계가 오히려 서로를 성취시키는 관계임을 의미합니다 .
- 상호 보완성: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적 형식 논리학은 상호 모순적 이분법에 기초한 반면, 동양은 예스도 노도 아닌 중도와 중용의 사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 현대 물리학의 양자론은 긍정과 부정 사이에 또 다른 형태의 상호 보완적 대답이 있음을 주장하며, 이는 음과 양을 동등하게 인식하는 동양의 철학적 사고와 맥을 같이합니다 .
- 관계의 존재론적 우선성: 대대성 원리는 개체성보다는 '관계의 존재론적 우선성'을 강조합니다 . 고정된 의미를 지닌 이것과 그것이 먼저 존재하고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관적인 관계의 틀 속에서만 이것과 그것이 각각의 의미를 가집니다 . '상대가 존재함에 의해서 비로소 자기가 존재한다'는 대대적 관계는 이러한 관계의 존재론적 우선성을 잘 보여줍니다 .
3. 대대관계의 의미 생성 역학
대대관계는 '서로 마주보는' 이중적인 운동성 속에서 의미가 생성됩니다 .
- 이중적 운동성: '서로 마주보는' 관계로서의 대대는 주체와 객체의 관계를 이중적인 운동성에 놓이게 합니다 . 예를 들어, '이것'은 '그것'을 보고 있지만, 가역적으로 '그것' 또한 '이것'을 보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 이러한 '보면서 동시에 보여지는' 이중적인 위치에서 의미가 구성됩니다 .
- 교역과 얽힘: 의미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힘에 의해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라, '한번은 음이 되고 한번은 양이 되는' 이것과 그것 간의 교역(交易) 속에서 생성됩니다 .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교역을 얽힘(entanglement), 교차(intersection), 혼합(mixture)으로 설명합니다 .
- 교차적 접점: 의미로서의 합은 이것과 그것이 일정한 거리두기 속에서 만들어지는 상호 맞물림, 즉 교차적 접점을 의미합니다 . 이는 완전한 일치로서의 융합이 아니라, 차이 속의 동일성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 모든 존재자의 개별성은 음과 양의 이중적인 운동성 속에서 생성되는 교차적 접점, 즉 음과 양의 혼합과 뒤섞임 속에서 생성됩니다 . 주역의 팔괘에서 건(乾)과 곤(坤)의 교합으로 만물이 산출되고, 6개의 괘는 음과 양의 혼합으로 구성되는 것이 그 예시입니다 .
4. 대대관계의 상보성
대대관계는 '나'와 타자가 서로의 결핍을 보완해 주는 상보적인 관계에 놓여 있음을 강조합니다 .
- 결핍된 존재로서의 '나': '나'라는 존재는 그 한가운데 타자성으로서의 부정성을 품고 있는 결핍된 존재이며, 스스로 완성될 수 없는 불충만한 존재로 제시됩니다 . 메를로-퐁티는 이를 존재의 요소인 '살'의 분화 운동으로 설명합니다 .
- 타자의 역할: 타자는 '나'의 내적 불완전성을 증명하는 한계적 존재입니다 . 사회주의나 공동체주의가 자유주의의 내적 불완전성을 증거하는 담론으로 출현한 것이 그 예시입니다 . 따라서 타자는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반성적 자료의 역할을 하며, '나'의 결핍에 대한 부단한 의문과 물음을 제기하게 합니다 .
- 정음정양((正陰正陽) : 음양 대대의 상보성은 '정음정양'의 개념으로 이어집니다 . '정음정양'은 음양 대대의 이중적인 운동성을 위한 질적인 측면으로, 타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태도를 요구합니다 . 타자는 '나'의 완전성을 입증하거나 방해하는 대상이 아니라, '나'의 결핍을 증거하고 보완해 주는 고맙고 은혜로운 존재로 인식되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