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독서의 계절
한물
하루의 시간 중에서 낮 길이가 아직 짧지 않은 가을에는
걷기에 좋은 길을 따라 한 시간 쯤 걸어보면 좋으리라
물론 좀 어둑해져도 가로등이 있고 그 길을 선호하여
마음을 모아 걷는 젊은이, 직장인들이 기운을 돋우겠네
분주함 속에 집에 돌아 와서 세수하고 식사를 한 연후에
책 읽기에 적당하게 소화가 제법 되었을 때 반 시간 쯤
비록 길고, 오래, 많이, 읽지 않아도 잘 읽힐 것 같은 것은
귀가 전 한시간 쯤 걸었던 해맑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꼭 까닭을 물어볼 필요도 없이 특히나 건강한 젊은이도
걸음이 좋아서 찾는 코스마다 혼자만의 세계에 걷는구나
라고 짐작하고 나이든 이도 걸을 땐 그처럼 고독하다고
혼자 생각하였다면 그것은 착각이었음을 알 것 같다네
연만한 처지에선 삶에 고독 같은 것을 느낄만한 시간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은 하루의 빠른 시간에 감탄하며
존재의 의미를 언어를 빌리지 않고 그대로 이해하므로
시간과 삶 자체가 놀람과 경탄으로 다가오기 때문 같네
약한 것은 인간이기에 때론 고독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는 견디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 비슷한 생각이리라
이런 때 일수록 열심히 조금씩 이어 독서 하면 가을의
성숙한 차분한 생각을 받아들이며 같이 함을 느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