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밤 8시 반, 음악 방송인 '더 엠' 녹화가 한창인 서울 충무로 ‘MTV’ 스튜디오. 40대 댄스그룹 ‘틴틴파이브’의 멤버 이동우가 홍록기의 손을 꼭 잡고 복도로 들어섰다. 홍록기의 부축을 받은 이동우의 눈에는 초점이 없었다. “대기실이 어디야? 스태프분 안 계세요?” 홍록기는 긴장한 목소리로 급하게 대기실을 찾았다.이날 음악 방송 녹화는 틴틴파이브에게는 컴백후 세 번째 무대다. 틴틴파이브는 이동우를 비롯해 홍록기, 김경식, 표인봉, 이웅호 등 다섯 개그맨이 뭉쳐 94년부터 활동했었던 댄스 그룹이다. 이들은 멤버 이동우를 위해 5년만에 컴백했다. 이동우는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아 현재 시력을 거의 잃은 상태다. 녹
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홍록기는 이동우를 챙기기에 여념이 없없다. “이동우씨 마이크, 먼저 주세요. 동우야, 마이크 여기”라며
홍록기가 이동우 재킷에 마이크를 꽂았다. 리허설을 위해 스튜디오로 들어설때도 홍록기는 이동우의 손을 꼭 잡은채로 무대에 올랐다.
메인보컬을 맡은 이동우는 홍록기의 도움을 받으며 조심스레 무대 가운데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 틴틴파이브가 2일, 컴백 후 세 번째 무대를 가졌다. 왼쪽부터 표인봉, 홍록기, 이동우, 김경식, 이웅호.
멤버들은 이날 모두 남색 더블 재킷과 횐색 바지에 커다란 보잉 선글라스 차림이었다. 그룹 활동을 재개하면서 이동우가 선글라스를 쓰려고 했는데, 멤버들이 ‘그럼 다 같이 쓰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
금까지 활동적인 댄스에 가까웠던 노래와 안무 스타일도 변했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청춘’은 간결한 힙합 비트에 감성적인
멜로디가 특징이다. 안무의 대부분은 거의 대부분 제자리에서 이뤄진다. 이동우를 향한 다른 멤버들의 ‘배려’다. 이날
스튜디오 녹화에는 10~20대 여학생 90여명이 방청석을 메웠다. 관객 반응은 뜨거웠다. 노래 리듬을 타고 중간중간 환호성이
이어졌다. “잡을 수 없는 지나온 날들아, 손을 내밀면 잡힐 듯”이라며 의자에서 일어나 노래를 부르는 이동우의 목소리와 몸짓에도
흥이 넘쳤다. 노래가 끝난 뒤에도 방청석의 환호는 한동안 이어졌다. 틴틴파이브의 매니저 장준원씨는 “이동우가 컴백을 하며 처음 무대에 설 때는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며 “지금은 ‘마이크 소리가 너무 크지 않았느냐’며 다른 멤버들의 공연 모니터까지 꼼꼼히 챙겨준다”고 말했다.
▲ 틴틴파이브의 세번째 무대 모습. 지금까지의 활동적인 댄스에 가까웠던 노래와 안무 스타일은 변했지만, 무대 반응은 뜨거웠다.
입력 : 2010.02.04 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