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비결』 일독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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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여러 번 카페, 밴드와 Facebook에 제가 직접 소개해왔던 『공부의 비결』 개정판이 드디어 어제 출간되었습니다. 11년 전인 2005년 5월 처음 발견하고 감탄을 금치 못했던 바로 그 책입니다.
대학 동기 월례 모임에서 소개하기 위해 절판된 책을 찾아 알라딘 중고서점을 뒤지던 중, 이 책이 도서출판 『들녘』에서 펴낸 도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알고 보니 도서출판 『들녘』의 이정원 대표는 바로 저희 아파트 옆 동 주민이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책을 사장시키는 것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저의 계속되는 설득에 마음이 움직인 이정원 대표께서 재 출간을 결심한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개정판이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게 된 것입니다.
열혈 후원자인 저도 책 말미에 使用 後記를 실어 힘을 보탰습니다. 제가 제공한 사용 후기입니다.
공부의 비결 使用 後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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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5월 진흙 속에 묻혀있던 보석 같은 책을 한 권 발견했습니다. 세바스티안 라이트너(Sebastian Leitner)박사가 저술한 『공부의 비결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So lernt man lernen. Der Weg zum Erfolg』이 바로 그 책입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The Welt 誌가 서평에서 『생활의 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공부방법』이라고 소개한 이 책을 읽으면서 갑자기 눈 앞이 환해지는 경이로움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학습카드 상자』라는 탁월한 학습도구는 저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의 학습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학습이란 어떤 자극에 대해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능력입니다. 특히 외부의 자극에 대해 0.5초 사이의 시간 안에 내용, 사고, 개념이 올바로 인지되지 않으면 우회로를 통해 학습되지 않거나 잘못 학습되는 결과가 초래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은 쉽게 기억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렇게 인지된 내용은 일단 단기기억에 저장되는데, 뇌의 판단과 필요에 따라 중기기억, 장기기억으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때 장기기억에의 저장을 위한 반복 연습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세바스티안 박사가 고안한 방법이 바로 『학습카드 상자』입니다.
『학습카드 상자』는 독일의 심리학자 Herman Ebbinghaus(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忘却曲線 : Forgetting Curve)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망각곡선이란, 사람의 기억은 학습 후 10분이 지나면 망각이 시작되어 1시간이 지나면 50% 정도를 잊어버리게 되고, 하루 뒤에는 70%를, 한 달 후에는 80%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망각으로부터 기억을 보존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복습이 필요한데, 그 복습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학습카드 상자』입니다.
제가 『학습카드 상자』 아이디어를 접하고 무릎을 친 것은 바로 저희 아이들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某 금융기관의 홍콩 법인장으로 근무하는 동안 홍콩에서 International School을 다니면서 초등학교 저학년 4년을 보낸 두 아이는, 현지에서 한국 국제학교 주말 한글반을 다니고, 통신 학습지를 통해서도 익혔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해서 우리말 실력이 많이 부족해 애를 먹었습니다. 매사를 영어로 설명해 주어야만 비로소 이해하는 것이 안타까워서 저 역시 다른 학습 방법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어이고, 전문용어의 90%가 한자어임에 착안해서 아예 한자를 익히게 하면 일석이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바로 이 책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마분지로 직접 제작한 엉성한 『학습카드 상자』로 저희 아이들은 한자를 익혔습니다. 이를 눈 여겨 본 처제의 부탁으로 만들어 준 『학습카드 상자』로 처조카도 좋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닐 때에도 학습카드 상자를 옆에 놓고 생활했습니다. 일본 전자 대기업 입사를 내정 받고 있던 아들이, 일본의 대형은행에 먼저 취업해 있던 여동생으로부터 일본 기업의 신입사원 연수 강도가 매우 강하다는 귀 뜸을 받고 다시 찾은 것도 『학습카드 상자』이었습니다. 아들은 그 회사의 신입사원 공통연수에서 영어 수석을 하고 해외영업부에 배치되었습니다.
저 또한 『학습카드 상자』의 효과를 단단히 본 장본인 중의 하나입니다. 저희 아이들 한자공부에 아빠도 동참해서 격려한다는 뜻에서 시작한 한자공부에 제가 오히려 재미를 붙여서, 2005년 6 월에 한국어문회 주관 한자능력 검정시험에서 1급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어 2007년 10월에는 한자교육진흥회 주관 한자자격시험에서는 사범급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사범급 시험은 한자 5,000자를 자유롭게 읽고 쓰는 한편 100여 개의 單文, 25首의 漢詩 이외에 대학(大學), 논어(論語), 고문진보(古文眞寶·중국의 시문선집) 등 고전을 해석할 수 있는 수준을 검증하는 시험으로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만, 시험 준비 과정에서 학습카드 상자는 그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당시 회사의 임원으로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짬이 날 때마다 학습카드를 통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무난히 시험에 합격한 것입니다.
학습카드상자의 최대의 장점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확실히 구분해주어서 불필요한 암기 반복을 덜어준다는 점입니다. 쉽게 기억되는 단어는 한 두 번으로 충분한 반면, 바로 기억해내지 못하는 단어는 기억할 수 있을 때까지 여러 번 반복하면서 암기할 수 있습니다. 제 경우에도 한자 자격시험장에 갈 때는 끝까지 저를 괴롭혔던 학습카드 200여 장만 가지고 가서 마지막 점검을 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또한 외국어 단어 암기뿐만 아니라 모든 정보, 글로 쓴 질문에 글로 답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학습카드 상자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즉, 공부할 내용을 작은 부분으로 나누어서 내용에 따라 논리적으로 서로 연결시키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학습카드 상자의 효용성을 실감한 저는, 前 직장을 퇴사하고 3년간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에는 학생들에게 정규 과목 내 특강을 통해 이를 가르치고, 중간고사, 기말고사에 그 사용방법을 출제하여 활용을 독려하기도 했습니다. 각종 자격시험과 대학원 진학 준비 등으로 마음이 바빴던 제자들은 졸업 후 학습카드상자의 사용 효과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외부 특강 시에도 학습카드 상자를 널리 알리고자 했습니다. 한국 리더십센터 월요 특강과 (사)사회연대 은행 주관 은퇴자 교육프로그램인 앙코르 커리어 프로젝트의 특강 시에도 이를 소개해서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이렇듯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이를 알게 하기 위한 저의 행보에 대해 주위에서는 저를 『학습카드 상자의 전도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사실 그 동안 카드를 이용한 암기법은 주요 진학 성공 사례에서 여러 번 일반에 소개된 적이 있었습니다. 국제 수능(IB) 만점으로 예일대에 진학한 박승아씨는 2005년에 발간된 자전적 수기 『월드클래스 공부법』에서 SAT 영어단어 3,500개를 정복한 자신의 카드 공부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기본 개념 상 학습카드 상자를 활용한 방법과 유사합니다.
그런가 하면 2006년에 출판된 『수능 뽀개기』에서 저자 서을대 경영대 학생 김성민씨는 놀랍게도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입각하여 본인이 직접 고안한 카드 학습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비록 『학습카드 상자 학습법』만큼 정교하지는 못하지만 개념 상으로는 전보다는 진일보한 카드 학습방법이었습니다.
만일 위에 소개한 두 사람의 수재가 학습카드 상자 방법을 미리 알았다면 기쁨의 환호를 올렸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코치협회 인증 국내 전문코치 (KPC : Korea Professional Coach)이자 국제코치연맹(ICF : International Coach Federation)의 국제 공인 전문코치 (PCCC : Professional Certified Corporate Coach )입니다. 대학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몇몇 기업체 임직원을 코칭해 왔고, 개인적으로는 지인들 자녀들에 대한 Life coaching도 병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학습카드 상자 소개가 빠지지 않았음은 물론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장차 3개 국어가 가능한 전문코치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요구되는 수준의 일본어와 중국어 구사 능력과 저의 현재 능력 사이에는 아직 상당한 갭이 존재합니다. 이들 외국어 학습을 위해 제가 학습카드상자를 사용하고 있음은 물론입니다.
제가 실증을 통해 그 효과성을 이미 입증한 『학습카드 상자』 학습법이 가능한 한 많은 분들의 학습 도구로 널리 사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