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뉴미디어 시대와 청소년을 위한 인터넷 교육
이배근ㅡ 한국청소년진흥센터 이사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디어라면 영화나 TV정도를 의미했으나 지금은 통신과 방송을
통합하는 뉴미디어시대를 맞이했다. 뉴미디어란 기존 미디어와는 달리 이용자의
적극적인 개입을 전제로 소비되는 매체를 말하며, 다양성 속의 적극적 선택과
쌍방향성 속의 능동적 참여가 기존 미디어로부터 뉴미디어를 차별화 한다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은 정보 제공자와 수용자 간에 서로 소통이 이루어지는 양방향 미디어로,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수용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수용하고 정보에 반응하는
일들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며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다양하고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은 뉴미디어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오프라인 놀이문화의
부재 속에 뉴미디어에 몰입함으로써 사회적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에 대한 올바른 뉴미디어 사용교육이 필요하게 되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이동전화 같은 뉴미디어를 이용하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또래들과 자신을
연결함으로써 성인들로부터 해방감을 추구하고 심리적 독립성을 갖는다.
청소년들은 뉴미디어를 통해 그들의 우상인 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를 대상으로
역할모델을 찾아 모방하거나, 성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거나, 게임몰입으로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은 하루 평균 3시간 8분이나 컴퓨터를 사용하며 특히 학교 부적응
청소년들의 경우에는 하루평균 4시간 55분이나 컴퓨터에 매달려 있다고 한다.
상업적 인터넷게임 개발자들은 머리를 싸매고 청소년들을 몰입시키는 게임을 만들어내고
청소년들은 게임에 중독되고 있는 것이다. 한창 성장 발달해야 할 청소년들이
흡연, 알코올, 마약 등 위해물질로 병들면 나라의 미래가 없는 것처럼 청소년들이
인터넷 게임, 불건전한 채팅 등으로 마음이 병들어 가고 있다면 정말 우리의 미래는
암담할 것이다.
인터넷에 몰입하는 것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애주가와 알코올 중독자가 전혀 다르듯이 인터넷 몰입과 인터넷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중독은 전혀 다른 언어이다. 중독이란 '중단하면 심각한 심리적 정신적
반응을 가져오는, 물질이나 습관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심리학자 영(Young)은 인터넷 중독을 '약물, 알코올, 또는 도박에 중독되는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인터넷에 중독되는 심리적 장애'로 정의하고 있다.
인터넷 그 자체는 건전하지도 불건전하지도 않은 중립적인 것이나, 청소년들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술을 습득하기는 하나, 인터넷을 무슨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인터넷 게임에
몰입하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음란물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집단적 성폭력과 같은
성에 대한 편견이나 그릇된 성 의식을 갖게 되는 등 인터넷은 다수의 청소년들에게
심각한 문제를 가져오고 있다.
인터넷의 막대한 유혹으로부터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검열이나 제한이
아니라 올바른 인터넷 사용교육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교육에는 교사, 부모, 그리고
청소년 자신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청소년의 심각한 인터넷 게임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녀의 PC 사용 패턴을
파악하고 자녀의 상태를 이해하고 수용하며, 컴퓨터 사용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며,
그 동안 소홀히 한 자녀의 활동 목록을 만들어 실천하는 방안 등이 부모 차원에서
강구되어야 한다.
가정에서 컴퓨터를 거실에 설치해 모든 가족들이 공유하게 하며, 인터넷 사용일지를 작성하고,
사용시간을 정해서 가족원 각자가 이용하게 하며, 서로의 이메일 주소를 이용하여
가족 간 편지 쓰기를 일상화하고, 좋은 사이트를 찾아 공유하는 폴더를 만들며,
가족 홈페이지를 만들며, 접속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아울러 뉴미디어의 역기능인 인터넷 중독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중앙 및 지역 청소년
지원센터의 인터넷 중독 예방·상담 기반 구축과 심각한 인터넷 중독 청소년의
치료 재활을 위한 광역 치료센터 설립 등이 국가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