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24년 11월 16일 토요일
산행코스 : 회룡역 ~ 회룡사 ~ 사패능선 ~ 사패산정상 ~ 호암사 ~ 회룡역 원점 회귀
산행시간 : 오전 10시 30분 ~ 오후 3시 30분
산행참가자 : 피플러브 고문, 희망과 용기 회장, 산바람, 감자바우, 뜬구름 총무 (총 5명)
정기산행회수 : 240회차 (20년 X 12회)
< 생각나는대로 주저리 주저리 ..... >
2024년 11월의 사패산 산행은 240회차 정기산행입니다.
말이 240회이지 1부터 240까지 계속 숨을 참고 숫자로 세어보라하면 그 사이에 죽어 버릴수도 있는
어마무시한 숫자입니다.
240의 숫자 속에는 1부터 240까지 하나하나 신방과 산악회 회원님들이 일구어온 애정의 발자취가
숨겨져 있을 것입니다.
1회부터 240회까지 모든 산행에 동반하지 못하였어도, 동반한 산행의 그 모든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여도, 산행의 작은 조각 파편들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해집니다.
기억하는 순간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산행에 동반한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240회 사패산 산행은 근래들어 조촐(?)하게 5명의 회원들로 진행되었습니다.
아마도 12월의 20주년 특별한 추억 산행 참석을 위해 많은 회원분들이 체력 단련등 숨고르기에
들어갔기에 참석치 못했으리라 추측해 볼 따름입니다.
< 빛이 나는 총명한 용, 熙龍 >
오전 9시 30분 의정부행 열차는 새로운 추억을 담기위해 회룡역으로 열심히 열심히 달려갑니다.
정작 열심히 추억을 담아야할 당사자는
바로 앞에 서서 자리 양보를 기대해 보았다는 피플러브 고문님의 기척조차 모른체 피로감에
눈을 감고 딴 세상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잠시 10시 13분에 늦게 도착한다는 희용 회장님의 메세지에 잠시 깨기는 했지만, 10시 30분
집결인데 무슨 소리일까?
희용회장님 처럼 총명한 분이 시간을 잘 못알리 없을거라고 확신하고 또 다시 잠이 듭니다.
자는 둥 마는 둥 잠을 설치다 도착역 직전에 깨서 허둥지둥 짐을 챙기는 것은 장거리 기차타기의
묘미입니다.
플랫폼 도착직전, 연신 하품으로 벌린 큰 입에 피플러브 고문님 얼굴이 들어 올뻔 했습니다.
무례에 민망하나, 정작 대인배 피플러브 고문은 다행히 개의치 않는 눈치입니다.
먼저 도착한 저와 피플러브 고문님이 김밥을 주문하고 라면을 먹는 사이, 희용회장님, 산바람,
감자바위 행님이 도착합니다.
희용회장님 집결시간을 10시로 착각하고 메세지를 보냈다고 자백합니다.
희용회장님에게 기억의 착각이라는 있을수 없다는 믿음이 한순간에 깨졌지만, 희용회장님도
인간인 것을....
한번의 실수는 있을지언정 그래도 여전히 빛나십니다. 熙龍 회장님
< 집 떠난 용이 돌아오다, 回龍 >
10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각. 회룡역에서 회룡사로 가는 등산로로 출발합니다.
마치 240회차 등산을 축하라도 하듯 날씨 마저도 11월 추위의 시샘없이 따뜻하니 반겨주는
듯 합니다.
채 20여분을 걷기도 전에 回龍寺 입구에 도착합니다.
六龍중 태조 이성계가 이방원이 보기싫어 함흥으로 떠났다가 무학대사의 설득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에 이성계가 마중나와 다시 만났다는 야사가 전해지는 곳이 回龍寺 입니다.
감자바우 선배님이 저더러 회룡사에 대해 이야기 해보라고 부추깁니다만, 희용 대장님 앞에선
한전앞에 촛불격인 제가 나설수는 없는 것 같아, 희용 회장님 설명을 기다립니다.
정작 희용회장님은 예의 깊이 있는 설명보다 간단한 설명으로 넘어갑니다.
희용회장님이 자세히 모르거나, 아니면 미리 공부를 못하신게 분명하다고 속으로 생각합니다만
한번의 미흡함이 있을지언정 그래도 여전히 빛나십니다. 熙龍 회장님
< 왕이 하사한 산 賜牌山, 그 산의 祝歌를 들으며 >
중간중간 더위가 물러나길 기다리다 이제사 폼을 내기 시작한 단풍나무들과
희끗한 머리끗에 묻어나는 무거운 연륜을 담은 10여개의 발걸음 소리가 조화되어
사패능선 오르는 길이 즐겁습니다.
우리와 엎치락 뒤치락 함께 오르는 서른명 남짓 어느 고등학교 중년동문들이 쁨어내는 산오르는
숨소리도 기쁘게 들립니다.
저들도 우리처럼 뿌듯한 추억을 쌓아가고 있는 것임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사패산 정상(552m) 이 선사하는 북한산 백운대, 도봉산의 경관이 빼어납니다.
선조가 시집간 딸을 위해 부마에게 하사하였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압도적인 장관입니다.
때마침 정상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소리는 신방과 산악회 20주년을 앞둔 240회차 등반을
축하해주는 사패산의 축가인 듯 합니다.
호암사로 내려가는 하산길 중간중간에 펼쳐지는 전망대에서 사패산이 뿜어내는 경관들에 또 다시
감탄합니다.
왕이 딸의 시집을 축하하기 위해 사패산을 하사하였고,
사패산은 또 다시 성대신방과 산악회 20주년 축하를 위해 아름다운 자연경관 관람과 축가를 선사하였으니
참으로 기쁘고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 안주천국, 우리들의 천국 >
청춘에서 중년까지 왁자지끌한 회룡역 녹두마을 안주천국엔
일부러 찌그러뜨린 양은 주전자에
막걸리 1통엔 추억과 막걸리 1통엔 흥을 붓고
옌벤 아줌마가 사투리와 함게 내놓는 생굴과 녹두전이 있다.
밖에는 비오는 줄 도 모르고,
20년 추억을 맛있게 맛있게 익혀가고 있는 다섯 무리 중년들이 있다.
뒤쪽의 요사스럽고 시끄러운 20대의 처자들은 알것인가?
처자들이 혼자서만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비슷한 세월을
다섯 무리 중년들은 다 같이 어울려 살아왔다는 것을
옆쪽의 술취한 주절주절 필부필남 육십대 중년들은 알것인가?
그대들도 필경 행복한 삶을 살아왔을게 분명하지만
다섯무리 중년들은 그대들의 행복보다
20년을 더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모자라는 안주에 두부부침을 추가하며,
주절이 주절이 오늘도 행복을 추가하는
다섯무리 중년들이 있다.
다가오는 12월 21일엔 서른무리들의 중년들이 행복을
추가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서울둘레길의 여독이 풀리지도 않았음에도 행복의 추억을 위해
동참해주신 네분 선배님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와우! 감성 충만, 개성 폭발의 명문이네요. 충성 과잉은 옥에 티.
ㅎㅎ, 240 까지 숨참고 세보려다가..안 하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긴 세월인데 길지 않게 생각되는 재밌는 드라마 같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