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치수
권 분자
연못 물 꽃잎 위에서 안절부절 못하는 가는허리 개미를 보다가
저 여자 품위 유지하기에 수입보다 지출이 만만찮겠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녀 카드 돌려막기에 지쳐 절망의 숨소리를 뗏목에 얹더니
흘러가는데로 흘러가면 그만이라고 빈껍데기의 삶을 내던진다
급전대출 전단지로 날아든 꽃잎 속에 파리한 흑백 얼굴 파묻는 그녀
한 동안 소식 끊고 지내더니 흘러흘러 외딴섬에 닿았다고
땅을 밟던 기억마저 잊어야했다고 눅눅한 홑겹이불에 누워 훌쩍이며
발신자 없는 연락을 보내왔다
뭇 남정네의 살비린내에 취해 푼푼 모은 돈 약값에 보탠다는 그녀
피한다고 고통에서 벗어나는 게 아니었다며
생의 더러움을 고백해 왔다
구름머리 위를 바람이 다 통과하면 홀로 별에나 닿아볼까
잘못 디딘 발길 백리쯤의 낭떠러지에서 어쩌지 못해 주춤대는
저 개미의 몸짓이란 꽃잎에 잘못 올라 탄 죄가 깊어
삶의 모서리는 출렁이고
그나마 허리가 드럼통인 나는 어떤 시치도 어울리지 않는 여자
모아둔 돈은 없어도 연못 위에 둥둥 뜨니 얼마나 다행인가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지고 가느다랗지만(개미)
뭔가 의미심장하고 풍요로운 시 한 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그처럼 미래지향적이고
창의롭고도 자유로운 나라에서
이런 깊이와 높음이 아울러 깃든 서정시와 아이의 꿈을 키우는 동시라든지,
미래시 등등이
우리들 카페에 등장하여
독자들에겐 곧잘
선택의 재미와 삶의 활력소를 선사하곤 하네요
아마도 일부분 골수 좌익들이 노상 줄창하는
적화 통일이 되면-말로야, 우리 민족끼리 평화롭게 합쳐서 외세를 몰아내자고 운운 하며 세뇌를 시키는 데 열중하고는 있지만-남한의 시인들은 백번 김일성 삼대를 위한 우상화 놀음에만 실컷 이용당하다가
어느 날은 자신도 모르게,
그 이용 가치가 떨어졌다고 판단되는 날은 사랑하는 일가족
즉, 자식과 손주들 할 것 없이
역으로 자본주의에 골수 깊게 물들은 역적패당이요 반동분자로 내몰려서
아직 젊다면 젊은 나이에
그러니까 아마도
중국 땅의 홍위병처럼 날뛰는 선전선동 세력에게 먼저 1순위로
하늘나라로 떠난다고 생각하면 저절로
내 조국 대한민국을 여태 지키시고 가꾸어 주신 애국 순국선열과 그리고
진정 시인다운 시인에게도 늘상 고맙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