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만세
청소년 소설
지은이 : 임정연
쪽수 : 256쪽
판형 : 국판 변형(145*205)
ISBN : 978-89-6545-648-3 43810
가격 : 14,000원
발행일 : 2020년 3월 31일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퍽퍽 터지고, 명치 시큰한 인생이지만, 이 지옥을 유쾌하게 헤쳐가자!
유쾌하고 발랄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임정연 작가의 신작 『지옥 만세』가 출간되었다. 부모님과 할아버지, 솔로인 삼촌에 여동생까지 6명의 대가족과 함께 사는 평재는 평범한 고등학교 1학년이다. 우연한 사건으로 같은 학교의 절대 미녀인 유시아와 부딪친다. 며칠 뒤, 학원에서 집으로 가던 평재는 의문의 여자 깡패에게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는다. 학교에서 존재감 없던 평재가 절대 미녀 유시아와 얽히면서 전교생의 관심을 받게 되는데, 갑자기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거기에 할아버지와 아침에는 등산, 주말에는 재개발 지역에 봉사활동까지. 평재는 이 지옥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유쾌한 캐릭터들과 전개되는 예측불허의 사건, 청소년들의 입말을 가져와 전하는 유머와 생동감으로, 한 번 붙잡으면 끝까지 놓을 수 없다. 퍽퍽 터치고, 명치 시큰한 인생이지만 고난 뒤에는 반드시 행복이 오리라! 소설은 유쾌하고 명랑한 기운을 전한다.
절대 미녀 유시아와 얽히면서 평온하던 학교생활이 달라졌다
평재는 깡패에게 협박받은 다음 날, 전산부장 백덕후에게 호출당하고, 유시아와 어떤 관계인지를 추궁을 받는다. 백덕후의 말에서 어젯밤 깡패가 유시아라는 것을 알게 되는 평재. 백덕후의 호출 이후, 학생회장과 축구부장, 유도부장까지 줄줄이 평재를 호출한다. 그날 저녁, 집으로 가던 평재는 시아에게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라는 협박을 또 받는다. 하지만 다음 날 CCTV를 해킹해 시아와 평재를 스토킹 하던 백덕후가 또 다시 평재를 호출한다. 줄줄이 이어지는 선배들의 호출, 그리고 이어지는 시아의 협박. 호출과 협박의 끝없는 악순환에 빠진 평재는 협박하는 시아에게 반항하게 되고, 선배들의 호출 원인이 자신의 협박이라는 것을 알게 된 시아는 다시는 평재를 괴롭히지 않겠다 하며 돌아선다.
다음 날부터 평재에 대한 시아의 협박은 사라졌지만, 평재가 빠져나간 자리를 차지하려는 시아를 향한 선배들의 구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때 자신을 괴롭힌 장본인이지만, 관심도 없는 선배들의 등쌀에 시달리는 시아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평재. 선배들이 무섭기는 하지만 시아를 위해 용기 내어 맞서기 시작하는데…. 평재는 시아와 화해할 수 있을까?
평재의 꿈이 건물주에 그치지 않도록
“할아버지가 부자지, 내가 부자야?”
“야, 그래도 언젠가 네 게 되잖아. 그때 되면 너 건물 세 받으면서 살면 되지.
그게 내 꿈인데 말야. 부동산 임대업.”_본문 중에서
단짝 하경이 평재에게 언젠가 건물주가 되는 거 아니냐며 빈정거리자, 평재는 하경에게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라고 받아친다. 평재의 할아버지는 건물을 가지고 있지만 부를 과시하거나 재산을 늘리기 위해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건물에 세 들어 장사하는 가게에 자주 가서 매상을 올려준다. 재개발 동네에 찾아가 홀로 사는 할머니 집을 수리해주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료로 도시락 배달을 해준다. 그리고 이 모든 걸 손자 평재와 함께한다. 할아버지가 평재에게 보여주고 싶은 인생은 건물주가 아니다. 결코 건물주가 꿈이 될 수 없다. 할아버지와 평재의 이야기는 혹독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꿈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첫 문장
알람 소리에 일어나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추천사
아침마다 달리는 평범한 소년과 가난하지만 걸출한 소녀. 기막힌 만남은 배꼽 빠지는 오해 돌개바람을 불러오고 마침내…. 청소년이 제일 안 읽는 소설이 ‘청소년소설’이란 건 널리 알려진 사실. 어른의 시선으로 재구성한 청소년의 삶과 감정과 생각이 너무 꼰대 같아서 공감이 안 되기 때문. 이런 게 진짜 청소년소설 아닐까요? 청소년이 한 번 붙잡으면 끝까지 다 읽을 수밖에 없는. 제목은 완전 반어법. 처음부터 끝까지 발랄하다. 첨예한 사회갈등을 배경으로 이토록 신나게 읽히는 이야기가 가능하다니. 그리고 웃음 속의 뼈가 불러오는 잔잔한 여운…. 상생조화! _김종광(소설가)
소설을 읽는 동안 청소년기의 내 풋 익은 파란 생채기가 되살아났다. 길을 사이에 두고 재개발을 앞둔 동네의 한 부분이 허물어져야 하기에 오래도록 살아온 터전을 잃어야 하는 사람들이나 이를 지켜보는 이웃의 마음도 편치 않은 상황이다. 허름한 동네 모퉁이, 추운 방, 어두운 형광등, 재개발 예정인 동네는 회색빛으로 우울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현실을 비웃듯 작품 속에서 그려내는 삶의 모습은 인간에 대한 애정과 희망으로 따뜻하다. 술술 읽히는 주고받는 대화의 연결이 청소년 단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결정적 순간에 유머로 풀어낸 작가의 상상력은 낭만적이다. _이미경(『구멍가게』 펜화작가, 화가)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은 세상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 사람은 하나의 세계이며 그래서 만남은 새로운 세계의 통로이기도 하다. 하물며, 십 대 시절의 만남은 어떨까?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박평재가 모든 것이 다 특별한 소녀, ‘두 마디’와 충돌한다. 소녀 두 마디가 ‘유시아’라는 이름을 가진 것을 알고, 소녀의 취미를 알고, 소녀의 삶에 가까워지며 박평재의 삶이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게 소년이 소녀를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지옥 만세』는 이 풋풋한 충돌과 먹먹한 창조의 공간이다. 소년과 소녀가 있다면 그곳이 지옥이라도 만세를 부를 수 있으리라. 지옥에서도 만세를 외칠 수 있는 것, 그 순수한 힘이 축적된 서사적 공간이 임정연의 『지옥 만세』다. _강유정(영화평론가, 문학평론가)
책속으로 / 밑줄긋기
p.24 우리 가족은 여기 상가주택에 살고 있다. 1층은 식당, 2층과 3층은 사무실이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두꺼운 회색 문 너머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4층에 올라와 계단 앞의 검은색철 대문을 열었다. 끼익 소리가 났다. 4층은 우리 집, 할아버지는 5층에 사신다. 영재 삼촌은 옥탑방으로 쫓겨난 눈치고.
p.37 머리를 긁적이며 창가로 갔다. 방금 내려온 뒷산이 멀리 보였다. 골목을 보았다. 이 집에서 살았던 기억은 안 나지만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가 이곳에 자주 데려오긴 했다. 초등학교 때 1층에는 중국집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여기 올 때마다 늘 거기서 짜장면을 사주셨다. 시장 옆이라 언제나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다. 골목에서는 아이들이 소리치고 뛰어다녔다. 지금은 텅 비었어도 이 건물도 한때 시끌벅적했다. 안을 둘러보았다. 좀 낡았지만 아직 쓸 만한데 꼭 허물어야 되나?
p.53 서둘러 둘러대고는 전화를 끊었다. 눈이 욱신거려 거울을 봤다. 오른쪽 눈가가 불그죽죽했다. 아, 이게 뭐야. 눈이 왜 이래? 거울로 바싹 다가섰다. 한순간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았다. 그 바람에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었다. 누구한테 맞은 건지, 문을 열어젖힐 때 문짝에 찍히기라도 한 건지 모르겠다. 하필 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벌게진 눈을 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그리곤 저만큼 떨어져 있는 가방을 집어 들고 툭툭 털었다.
p.60 아, 눈부시다. 나도 모르게 입을 아, 벌리고 쳐다봤다. 우리 학교에 저런 애가 있었나?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운동장에 있던 모든 남자들의 눈이 모두 그쪽으로 쏠려 있었다. 축구부장이 미소를 띠며 여자애를 향해 손을 들었다. 하지만 여자애는 무시했다.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임정연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제1회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아르코 창작기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기금 등을 받았다. 소설집 『스끼다시내 인생』, 『아웃』, 『불』과 장편소설 『질러!』, 『런런런』, 『페어리랜드』 등을 펴냈다.
차례
프롤로그 |
1 보통 가족 | 2 옥상 소나타 | 3 기둥은 괴로워 | 4 하인리히 법칙 | 5 깡패가 나타났다! | 6 소중한 것 | 7 습격 | 8 널 지켜보고 있다 | 9 호출 | 10 인간의 본성 | 11 소문 | 12 어제도 고양이, 오늘도 고양이 | 13 순찰 | 14 외식 | 15 배웅 | 16 타깃 | 17 주먹을 피하는 방법 | 18 내가 그렇게 별로야? | 19 한약 | 20 인생은 그런 것 | 21 한 방 | 22 비상사태 | 23 미안해
에필로그 |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