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입맛이 없을 때 시원하고 새콤한 냉면 맛은 별미가 아닐수 없다. 메밀과 녹말을 섞어 뽑은 사리에 시원한 육수를 부은 다음 수육이나 삶은 계란 등을 얹고 식초와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밥과는 다른 이색적인 맛을 느낄 수 있다. 사리의 주원료인 메밀은 가뭄이 심해 논에 벼를 심지 못할 때 많이 심어 왔다. 메밀을 빻아 체에 치고 난 뒤에 남은 메밀가루의 찌꺼기를 메밀나깨라고 한다.
메밀가루는 처음으로 낸 가루가 메밀나깨가 적게 섞여 빛깔이 희고 곱지만 영양가는 좋지 않다. 전분만 많고 영양분이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거뭇거뭇한 메밀 껍질이 섞인 듯한 것이 메밀 고유의 풍미가 있고 영양가도 높다.
메밀가루는 녹말이 대부분인 당질이 73%나 들어 있고 단백질은 10% 정도 함유되어 있다. 메밀은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특히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나 트레오닌, 라이신등과 다른 곡류보다 많다. 단백질의 질이 우수할 뿐 아니라 비타민 B1과 B2는 쌀의 3배나 되면 비타민 D와 인산 등도 많이 들어 있다. 메밀은 가루가 곱고 잘 익어 소화가 잘되므로 주식류 중에서도 우수한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메밀의 단백질에는 끈기를 내는 프로라민이 밀처럼 많지 않기 때문에 면으로 하려면 밀가루나 녹말가루를 섞어야 잘 만들어진다. 메밀은 변비와 고협압에 매우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P의 한가지인 루틴이 들어 있으며 이루틴은 고혈압과 동맥경화증, 궤양성 질환, 동상, 치질,감기 치료 등에 효과가 인정되어 임상적으로 이용되는 성분이다.
냉면 대접에 국수를 담고 편육과 오이무침, 삶은 계란 등과 배를 얹고 육수를 가만히 부어 얼음을 띄워 먹는것이 시원한 냉면이다. 냉면 육수는 무를 얄팍하게 저며 썬 동치미 국과 양지머리를 삶고 기름기를 걷어 낸 육수를 반 비율로 섞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맛춘다. 이렇게 장만한 냉면을 먹을 때 식초가 빠지면 상큼한 맛이 없어 허전한 느낌을 갖게 된다. 냉면과 식초는 미각적인 조화와 영양, 그리고 위생의 세가지 모두를 충족시키는 서로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심한 노동을 하거나 운동을 해서 땀을 흘린 다음 새콤한 음식을 먹으면 피로가 신기하게 가신다. 또 식욕이 없을 때 식초를 친 음식을 먹으면 식욕이 되살아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독특한 신맛을 가진 식초는 중요한 조미료이면서 피로 회복제로서의 효능도 갖고 있다. 녹말이나 육류 등을 먹으면 대사과정에서 유산이 생성되는데 이것이 쌓이면 피로는 가중되므로 피로소인 유산은 빨리 분해될수록 좋은데 유산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식초 등 유기 산을 먹을 필요가 있다. 식초는 매우 뛰어난 피로회복제이며 소화 흡수된 영양분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숨은 공헌을 한다. 임산부가 새콤한 것을 먹고 싶어하는 것도 두 사람분의 영양을 취하기 위해서다. 여름에 냉면을 먹고 배탈을 일으키는 식중독이 자주 일어나는데 물론 비위생적으로 만들어진 것을 먹기 때문이다.
냉면 사리를 삶은 물이나 육수에 대장균을 비롯한 유해 세균이 많이 섞여 있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게 되어 있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이들 세균의 번식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데 기온이 높은 여름에는 놀라울 정도로 증식된다. 대장균은 상온에서 20분이면 배로 늘어난다. 처음에는 몇 마리밖에 없었던 육수라도 몇 시간 지나면 기하 급수적으로 분열한다. 한 마리의 대장균이 5시간 후에는 75,232마리가 된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식품이지만 대장균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뻔한 일이다. 세균 성 식중독 증세는 여러 가지자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급성 위장염으로 심한 설사가 특징이다. 그런데 이러한 식중독균은 식품이나 육수가 중성일 때 번식이 잘되고 새콤한 맛을 갖는 산성 상태가 되면 생활 조건이 맞지 않아 번식이 잘 안 된다. 식초가 살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균 수가 많아 저 식중독의 위험성이 있는 냉면에 식초를 타서 먹는 것은 풍미와 위생, 영양의 세가지를 잘 조정해 주는 일석삼조격이 아닐 수 없다. 냉면과 식초는 궁합이 잘 맞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공업용 빙초산은 유해하므로 반드시 질 좋은 양조용 식초를 먹어야 한다. 인삼과 벌꿀 | 인삼은 오가과 의 다년초로 길이는 60cm 내외이며 줄기는 짧고 마디가 있다. 일본의 죽절인삼, 중국의 삼칠 인삼, 미국의 아메리카 인삼, 히말라야 인삼 등 여러종류 있으나, 건강식품과 약용으로 쓰이는 것은 우리의 고려 인삼이다. 그래서 한국인삼이 유명하게 된 것이다. 고려인삼의 학명은 파낙스 진생이다. 진생은 인삼을 중국식을 발음한 것이고, 파낙스는 만병 통치약이라는 뜻이다. 고려인삼은 수천 년 동안 만병통치의 영약으로 알려져 왔으며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약물학 문헌인<신종본초경 designtimesp=2780>에는 인삼의 약효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체내의 오장을 보호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오래 장복하면 몸이 가뿐하게 되어 수명이 길어진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인삼의 약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스트레스, 피로 우울증, 심부전, 고협압, 동맥경화증, 빈혈, 당뇨뭅, 궤양 등에 유효하며,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건조를 방지한다. 또 흥미 있는 사실은 암세포의 증식을 막는 항암작용이 보고되고 있는 것이다.
인삼의 일반 성분을 보면 대체로 당질 67.3%, 단백질 13.7%, 지방 3.4%, 무기질 3.9% 등이다. 인삼에는 특별한 약리작용을 나타내는 사포닌이 20여 종이나 들어 있는데 이 사포닌의 종류와 비율이 약효와 관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인삼의 신비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인삼은 그 영양을 섭취하기 위함보다는 미량으로 함유되는 성분의 복합성이 그 명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삼은 다른 생약과는 달리 오래 먹어도 독성이 없기 때문에 식품에 속한다고 해석되기도 한다.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게 된 인삼은 세계 각국에서 100여 종이 넘는 제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간기능에 대해서 예방이나 보호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한방에서 는 인삼이 원기를 돋우고 위를 튼튼히 하며 식은땀을 흘리는데 좋다고 한다. 인삼의 효과가 생체에 직접적인 자극 효과를 주는 것은 극히 적으나 정상 상태에서보다도 비정상 상태의 생체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효과가 본래의 효과같이 여겨지고 있다.
인삼을 먹는 방법도 여러 가지 인데 식품으로 활용한 보기를 들면 다음과 같다. 인삼을 날 것을 씹어 먹기도 했고, 쌉쌀한 맛 때문에 꿀에 찍어 먹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또한 생즙을 내여 미시기도 한다. 쌀과 식품으로 삼계탕은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식품 구실을 해왔다. 또한 껍질 벗긴 생삼을 어슷 썰어 꿀에 버무려서 약한 불에 조린 음식과 인삼정과라는 것이 있다. 이 인삼정과는 정력에 좋다고 해서 규방의 은밀한 음식으로 전해 내려 왔다. 그래서 ‘인산정과 없는 기생첩방’ 이라는 속담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것은 꼭 있어야 할 것이 인삼정과였다고 한다. “장백 산삼이 동이 나고 팔도 벌통이 텅텅 비었구나” 하는 노래가 그것을 잘 말해 주고 있다. 이처럼 인삼은 강장효과 등 여러가지로 인체에 좋은 효과를 주지만, 성분을 보면 열량은 매우 낮다. 사람이 활동을 하는 근본은 열량, 즉 칼로리이다. 자동차에 휘발유가 없는 상태에서는 아무리 엑셀레이터를 밟아도 그 자동차는 달리지 못한다. 이때에 윤활유가 충분해야 기계가 잘 돌아간다고 하여 윤활유만 공급해서는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인삼이 좋다지만 자동차에서의 윤활유와 같은 것이지 휘발유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이 먹는 식품 중에서 열량을 가장 손쉽게 낼 수 있는 것이 벌꿀이다. 꿀100g을 먹으면 약300칼로리의 열량을 얻을 수 있다.
인삼을 먹을 때 꿀을 찍어 먹거나 인삼정삼과 로 먹을 때 힘을 낼 수 있듯이 인삼과 꿀은 매우 합리적인 배합인 것이다. 인삼과 음식궁합이 잘 맛는 꿀에 관하여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천연 감미료로 인류가 가장 오래 전부터 이용해 온 것이 꿀이다. 그 역시 1만 년 이상이나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1만 년 이상이 지났다고 생각되는 동굴벽화에서 꿀을 뜨는 그림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의학의 시조하는 히포크라데스도 꿀을 치료약으로 이용한 기록이 있다. 꿀은 꽃의 꿀샘에서 화밀을 채집하여 겨울철의 먹이로 저장해 둔 것인 데 처음 꽃에서 수집한 것은 설탕 성분이지만 벌의 소화효소로 모양이 바뀐다. 지금은 토종꿀이 거의 없고 대부분 양봉꿀이 유통되고 있다. 꽃철에 따라 꿀을 뜨게 되는데 아카시아꿀, 싸리꿀, 밤꿀, 메밀꿀 등 종류가 다양하다. 꿀의 종류 에 따라 색깔과 맛이 제각기 다른데 밤꿀은 쓴맛이 들고 색깔이 검다. 벌꿀의 주성분은 대부분이 당질이고 그 중 과당이 36~38%, 포도당이 34~36%이고, 설탕과 덱스트린이 2~3%이다. 꿀만큼 만병통치의 효능을 가진 식품도 드물다. 특히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고 피로가 부드러워진다. 딸꾹질이나 기침이 심할 때 먹으면 빨리 낫는다. 특히 지속적인 기침에는 대나무 잎을 검게 태운 가루를 꿀에 개어 조금씩 먹으면 좋다고 전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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