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한 마음이 나뉘면 한 분이신 하느님도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 2024/6/3/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 마르코 복음 12장 1-12절 “그는 마지막으로 ‘내 아들이야 존중해 주겠지.’ 하며 그들에게 아들을 보냈다.” ⠀ 단 하나의 사랑 수녀원에서 바자회를 열었습니다. 바자회 수익으로 진행될 아름다운 계획대로 준비된 물건은 하나둘씩 주인을 찾았습니다. 그때 수녀님 한 분이 제게 도움을 청해왔습니다. 인기 없는 상품 하나를 떨어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갖고 있는 기증품을 그대로 내놓은 것이라지만, 겨울 초입에 물놀이 오리발을 판매대에 올려놓았으니 세상에 또 그런 배짱도 없습니다. 안절부절하는 수녀님을 뒤로 하고 크게 외쳤습니다. “여러분, 이제 마지막 남은 하나입니다!”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웃음 소리 가운데 몇 분이 번쩍 손을 들었습니다. 비웃음을 사던 물건이 즉석 경매까지 붙어 높은 몸값으로 가판대를 떠났습니다. 오리발을 차지한 자매님의 행복한 표정에서 ‘하나뿐’이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봅니다. 오직 하나, 그 ‘유일함’에서 오는 소중함에 대해서 말입니다. 수많은 예언자들을 파견하시고 결국 당신의 하나뿐인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하느님의 계획은 구세주 창조주의 사랑 전부를 보여주신 단 하나의 구원 사건입니다. 세상은 한 인간을 거부한 것이었을지 모르나 결과적으로는 하느님 전부를 거절한 죄에 대한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십자가로 어떠한 죄과도 세상에 남겨두지 않으셨습니다. 신앙인이 내 한 몸을 바쳐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류지인 야고보 신부(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생활성서 2024년 6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