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손으로 종아리 감싸보세요… 헐렁하면 근감소 위험 ‘6배’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나이 들어 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근육량이 줄어드는 징후다. 계단을 내려갈 때 난간을 잡아야 한다면, 근감소증 신호다. 병뚜껑을 돌려 따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면 악력뿐만 아니라 전체 근육량이 준 것으로 본다. 근육량은 30세에 정점을 찍고, 나이 들수록 줄어든다. 50~60대에 이르면 매년 전체 근육량의 1%가 감소한다. 고령기 근감소증은 노쇠와 연결돼, 사망률을 높인다. 그러기에 장수의학에서는 근육량은 수명값이라고 평한다. ◇핑거링, 근감소증 간단 검사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현재의 근육량 상태를 간단히 파악하는 핑거링(finger ring) 테스트가 보편화돼 있다. 도쿄대 노인의학연구소가 개발한 것으로, 핑거링은 양손을 모아 하트 모양 표시하듯 양쪽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끝을 맞대 만든 동그라미를 말한다. 성인 핑거링 둘레는 30~32㎝ 정도로, 개인 고유 둘레이자 나이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양손으로 종아리 감싸보세요… 헐렁하면 근감소 위험 ‘6배’© 제공: 조선일보 자기 다리 종아리 중 가장 굵은 부위를 핑거링으로 둘러싸듯 감쌌을 때, 종아리가 핑거링보다 굵은 경우, 딱 맞는 경우, 헐렁한 경우로 나눈다. 즉 종아리가 자기 핑거링보다 굵으냐 아니냐를 보는 방법이다. 도쿄대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2011명을 대상으로 핑거링 테스트를 하고, 근감소증 발생과 사망 위험도를 관찰한 결과, 핑거링이 딱 맞는 종아리는 근감소증 위험이 2.4배, 헐렁한 종아리는 6.6배 높았다. 헐렁한 종아리 노인은 사망률이 3.2배 높았다.
일본에서는 핑거링 테스트가 근육량과 평소 움직임 정도, 보폭 등을 반영하는 활력 지표라며 전국 고령자 대상으로 핑거링 테스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회 반복 기립 테스트 앉았다가 일어서기를 다섯번 반복하는 데 몇 초 걸리는지를 보는 5회 반복 기립 테스트는 노쇠 정도 판단에 흔히 쓰인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서고, 다시 의자에 앉는 동작을 5회 마칠 때까지 시간을 측정하는 검사다. 집에서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스마트폰 스톱워치로 측정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이뤄진 5회 반복 기립 테스트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60대는 11.4초 이내가 기준치다. 짧으면 짧을수록 근육과 운동 기능이 튼실한 것으로 평가한다. 70대는 12.6초, 80대는 14.8초다. 일본에서는 60세 이상에서 이 검사가 12초 넘어가면 근육 부실 상태로 보고, 낙상 위험이 높다고 평가한다. 17초 이상 걸리면 이동에 제한이 생기고, 입원 및 사망 확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나이 들어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체중 1㎏당 단백질 1g을 섭취해야 한다. 몸무게가 60㎏이라면 하루에 약 60g이 필요하다. 이는 쇠고기 안심 200g 또는 삶은 계란 8개에 해당한다. 매일 부지런히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는 의미다. 근감소 상태로 근육을 늘려야 할 사람은 하루에 체중 1㎏ 당 1.2~1.5g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근육 합성을 촉진하는 비타민D도 충분히 공급돼야 하는데, 해산물, 계란, 버섯에 많이 포함되어 있다. 햇빛 쬐며 걸으면, 비타민D 체내 합성이 잘돼 근육량이 늘어난다. 만보 걷기만으로 근육량을 충분히 늘릴 수 없기에 일본에서는 전체 근육량의 70%를 차지하는 하체를 중심으로 한 근육 운동을 별도로 권장한다. 보행 속도가 떨어진 고령자를 대상으로 주 2회 한 시간 근육 운동을 실시한 조사에서 1년 후 근육이 5.5%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