翼摺夢(時調)
烘萩 金相喜
高天展冀飛翔去 (고천전기비상거)
失膽摺翼悲慘墜 (실담접익비참추)
盡力做夢跌落焉 (진력주몽질락언)
騰飛力衰陳舊調 (등비력쇠진구조)
逐新文明奔馳猛 (축신문명분치맹)
無勝負徒勞行矣 (무승부도로행의)
遺恨遠來思惘然 (유한원래사망연)
但怨行樂步往返 (단원행락보왕반)
欲行花徑悲心懷 (욕행화경비심회)
剝鬚松皮啜竹漿 (박수송피철죽장)
燕雛盼母哀號長 (연추반모애호장)
嘎咽悲歌號損損 (알인비가호손손)
날개 접은 꿈(시조)
홍추 / 김상희
높은 하늘 날개 펴고 날렸어도
용기 잃고 날개 접어 비참하게
꿈꾸던 힘 다해 떨어졌네
치솟던 힘 사그라진 아날로그
쉼터 노닐고 새 문명 맹렬히 달려
승패도 없이 헛되이 다녔네
생각 잃은 아쉬움이 멀리 오고
행복한 발걸음만 원망하네
꽃길 거닐고파 하던 슬픈 마음도
황솔 껍질 벗겨내고 죽 한 그릇
바라던 제비 새끼 어미 기다림
목메인 슬픈 노래로 울부짖네.
◇본 시조는 한지로 나타낸 시조를 한글로 번역해서 올려드린 시조입니다.
해설풀이 : 김상희
해당 작품은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과 근대 사이에서 갈등하고 방황하는 지식인의 내면을 날개 펴고 날고자 하지만 결국 추락하는 새의 모습에 빗대어 형상화를 나타냈고 하늘 높이 나는 꿈과 이상을 품고 있지만,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만 아날로그의 시대적인 사람들의 고뇌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습으로 표현을 해보았습니다.
1연 3음보, 3음보, 3음보
2연 3음보, 4음보, 3음보
3연 3음보, 3음보, 4음보
4연 3음보, 3음보, 4음보의 전통 시조 형식에 따라 3음보와 4음보로 집필한 시조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전통적 정서인 자연 친화력이 배어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히 근대화에 대한 비관만이 아닌 전통과 근대의 조화로운 병존을 모색하고자 했던 화자의 지향점이 녹아있다고도 볼 수 있겠죠. 황솔 껍질과 대나무 순, 제비 새끼 등의 자연물 묘사에서 그러한 정서를 엿보이도록 한 작품입니다.
궁극적으로 이 작품은 근대화 과정에서 지식인이 겪었을 혼란과 방황, 그리고 그 속에서도 전통적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노력을 예리하게 포착으로 평가를 받고자 합니다.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에 있던 당대 지식인의 고뇌를 압축적으로 보이고 싶은 작품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