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이삭’의 한국언어지도
'벼'(지도 I-00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결국은 '베'계와 '나락'계가 남북을 크게 양분하는 양상을 보여 준다. '베'계로 '베이삭', '베모가지', '베모개' 등이 있고, '나락'계로 '나락이삭', '나락모가지', '나락모개', '나락모감지' 외에 '나락이시락', '나락이가지'가 있다. 그리고 '나록'을 쓰는 제주도에서는 '나록꼬(코)고리'가 쓰인다. 이를 표로 정리해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베이삭'계 : ㉮ 베이삭, 베이시락
㉯ 베모가지, 벳모가지, 벳모개
㉰ 이시락
② '나락이삭'계 : ㉮ 나락이삭, 나락입삭
㉯ 나락모가지, 나락모감지, 나락모개, 나락모개미
㉰ 나락이가지
㉱ 나락꼬고리, 나락코고리
'베'계는 거의 '베이삭'으로 통일되어 있고 그 분포는 경기, 강원, 충남북에 걸쳐 있어 '벼'(지도 I-001)의 분포와 거의 완전히 일치한다. '나락'계는 다시 '이삭'계와 '모가지'계로 나눌 수 있는데 대체로 '이삭'계가 경남북에, '모가지'계가 전남북에 분포한다.
앞의 '벼이삭' 지역과 여기 '나락이삭' 지역을 묶어 '이삭'계로 통합하면 '이삭'계와 '모가지'계는 이것대로 다시 천하를 양분하는 형국을 보인다. 즉 전남북의 '모가지'계와 그 나머지 지역의 '이삭'계로 크게 나뉜다. 따라서 이 '벼이삭' 항목에서는 '벼' 부분보다 '이삭' 부분에 더 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이를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① '이삭'계 : 나락이삭, 나락입삭, 이시락
② '모가지'계 : 나락모가지, 나락모감지, 나락모개, 나락모개미, 베모가지, 벳모가지
'벼이삭' 지역인 충남의 몇 지역에 '베모가지'와 '벳모개'가 나타나는 것이 주목을 끄는데 이는 여기가 전이지대여서 '베이삭'과 '나락모가지' 및 '나락모개'의 한쪽씩을 취한 혼효어일 것이다. 한편 전북에 꽤 널리 나타나는 '이시락'은 다른 어형과 병용되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왜 이 전북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지 흥미롭다. 그리고 그 어형이 오히려 강원도 동북의 '베이시락'으로 이어진다는 점도 주목을 요한다.(I-0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