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평등
정의를 자처하는 오만한 사자왕이 있었습니다.
그는 불합리한 약육강식을 끝내겠다며
새로운 법을 선포했습니다.
“오늘부터 강자도 약자도 없다.
모든 동물은 완벽히 평등하게 풀만 먹어라”
초식동물들은 환호했고
늑대와 표범은 억지로 풀을 씹으며
굶주림을 견뎠습니다.
사자왕은 사냥을 허락해달라는
맹수들의 아우성에도 끝내 귀를 막았습니다.
불공평하게 피 흘리는 자가 없으니
이 얼마나 완벽한 낙원인가.
하지만 불과 1년 뒤
숲에는 끔찍한 재앙이 닥쳤습니다.
포식자들이 사냥을 멈추자
사슴과 토끼의 수가 무섭게 불어난 것입니다.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초식동물들은
숲의 잎과 풀뿌리, 씨앗까지
모조리 갉아먹었습니다.
푸르던 숲은 황량한 흙바닥으로 변했고
초식동물도 육식동물도
차례로 쓰러지기 시작했습니다.
바싹 마른 흙바닥 위에서
사자 왕이 비틀거리자
늙은 부엉이가 차갑게 말했습니다.
“당신의 그 위대한 평등 덕분에
이제 모두가 아주 공평하게 굶어 죽게 생겼군”
어리석은 평등은
차이를 없애는 것이 정의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본성과 역할을 지워버린 평등은
질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같은 몰락으로 끌고 가는 폭력입니다.
탁월한 것을 억지로 꺾고
다른 것을 갖게 만드려는 순간
숲은 더 평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말라가기 시작합니다.
진짜 공정함은
모두를 똑같은 모습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각자의 자리와 역할이 무너지지 않도록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 정현파(서울) 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경기도 의왕시 백운저수지 야경(2026.7.26)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