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 속에서도 조용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습니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듯한 모습의 반가사유상을 보기 위해서 한 달여 동안 10만 명 넘게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책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인 반가사유상의 매력을 이주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루브르 박물관에는 모나리자를 보러 간다면,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뭘 보러 갈까요?
지난달 12일 개관한 '사유의 방'은 이에 대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대답입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10만 7천 명이 박물관을 찾았는데, 그 중 약 70%가 들렀다는 이 방의 주인공은 국보 '반가사유상' 두 점입니다.
평소 한 점은 수장고에 있고 한 점씩만 교대로 전시되던 두 반가사유상이 함께 상설 전시되는 것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주인공은 '사유의 방' 공간 자체입니다. 바닥은 약 1도의 경사를 둬서 마치 산사를 향해 살짝 오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2만여 개의 알루미늄봉이 별처럼 박힌 천장은 불상 쪽으로 기울어 관람객은 여느 전시관과는 다른 원근감의 지배를 받습니다.
건축가는 반가사유상이 정면을 보지 않도록 일부러 약간씩 틀어놓았고,
전시장 벽은 황토로 만들었는데 여기엔 계피가 섞여 있어서 은은한 향기도 납니다.
'사유의 방'이 화제가 되면서 박물관 측이 새로 내놓은 파스텔톤 미니어처 3,600개 중 온라인 판매분 절반은 한 달 만에 동이 났고,
인스타그램에는 젊은 세대가 올린 국보 게시물이 넘쳐나는 색다른 문화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이종격투기 원문보기 글쓴이: Ulmoo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