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이상을 메이저 리그에서 뛰어야 할 김병현. 좀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서의 예우를 바라는 것은 이른 것인가? 적어도 밥 브렌리 애리조나 감독에게 현재의 김병현은 마리아노 리베라, 트레버 호프만 등의 대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인 듯 하다.
오늘 랜디 존슨을 선발로 내세운 애리조나는 9회초까지 7 : 2의 리드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9회말 수비에서 마이크 패터스가 안타와 볼넷 몸에 맞는 볼까지 내주며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비록 다섯 점 차이기는 했지만 루상에 주자가 세 명이나 있어서 세이브 요건이 충족되는 상태였다. 그리고 김병현은 8월 10일 등판해 시즌 다섯 번째 세이브 실패를 기록한 이후 5일이나 경기에 출장하지 않았기에 그의 등판도 기대가 되었다.
특히 후반기에 단 6개의 세이브만을 기록하며 세이브 추가에 주춤거리고 있는 김병현이기에 그 기대는 더욱 컸다.
하지만 애리조나의 밥 브렌리 감독은 신시내티가 대타로 좌타자 레지 테일러를 기용하자 김병현 대신 좌투수 마이크 마이어스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마이어스는 테일러를 3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팀의 승리와 함께 시즌 세 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타석엔 좌타자가 들어섰고 결과는 좋게 나왔다. 그리고 김병현은 이전 등판에서 세이브를 날려버린 전과(?)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을 팀의 확실한 마무리로 믿어주지 않는 브렌리 감독의 선수 기용에 김병현으로서는 다시 한 번 원망을 느낄 수도 있는 경기였다.
한편 오늘 경기에서 애리조나는 선발 랜디 존슨이 8이닝 동안 2피안타 2실점(1자책)과 함께 11개의 탈삼진을 잡아내는 호투에 힘입어 7 : 2 승리를 거두었다. 스티브 핀리의 3점 홈런과 퀸튼 매크레켄의 3안타 2타점도 팀 승리에 큰 도움을 주었다. 애리조나는 최근 6연승을 거두며 지구 2위 LA 다저스와는 8경기 차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