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구는 무한하지만 그것을 충족시켜 줄 세상의 재화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없고 재화를 획득하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의 차이에 따라 부자와 가난한 사람으로 나뉠 수밖에 없습니다. 한정되고 편중될 수밖에 없는 재화의 획득과 향유에만 주목하다 보니, 대다수는 남과 비교하며 결핍을 느끼게 되고, 세상이 불공평하고 인생이 불행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priceless라는 영어 단어가 있습니다. 가격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하다는 뜻입니다. 물질만능의 세상을 살다 보니 사람들은 가격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한 것에까지 가격을 매겨서 이를 평가절하하고 있습니다. 사람까지도 연봉으로 가격이 매겨지고 평가되곤 합니다. 가정(家庭)의 가치 역시 그 안의 가족이 아니라, 가격표가 붙은 집(不動産)에 의해 대표되곤 합니다. 어느 지역의 얼마 짜리 집에 산다는 것으로 좋은 집안(가정)에서 태어난 사람이란 가격표가 붙습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여 평가하고, 끝없이 남과 비교하고 위안을 받거나 위축되곤 합니다.
하지만 돈이 주는 만족감은 완전하지 않습니다. 많은 것을 소유한 사람들도 그 자체로 만족하거나 행복하지 않습니다. 물질적인 것이 주는 만족에는 타인의 평가와 부러움이 필수적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인정과 선망이 필요한데 많이 가질수록 주변에서 사람들이 떠나고 고독해집니다.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과 가까이하며 자신의 결핍을 확인시켜 주는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먹고 마시고 잠자는 기본적인 생활에 필요한 것은 충족될 필요가 있지만, 거기에서 만족하지 못하고, 돈에만 주목하여 남과 비교하여 "남보다 더" 가져야 만족하고 평안함을 느끼니 욕구는 끝없이 커지고 충족될 줄 모릅니다. 모든 사람이 가난하게 느끼는 이유입니다.
돈 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의 가치를 평가하고 이를 향유하는 것이 대다수가 불행하다고 느끼는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행복을 찾아서 누리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대체로 돈 주고 살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은 모든 사람이 공유하며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남송 시대의 시인 소동파의 시에서 이러한 예를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그의 <적벽부(赤壁賦)>의 일부입니다.
且夫天地之間 (차부천지지간) 하늘과 땅 그 사이에서
物各有主 (물각유주) 물건이란 저마다 주인이 있고
苟非吾之所有 (구비오지소유) 진실로 내 것이 아닌 물건은
雖一毫而莫取 (수일호이막취) 털오라기 하나라도 가질 수 없지만,
惟江上之淸風 (유강상지청풍) 강 위에서 부는 맑은 바람과
與山間之明月 (여산간지명월) 산과 산 사이의 밝은 달은
耳得之而爲聲 (이득지이위성) 우리가 귀로 바람 소리를 듣고
目遇之而成色 (목우지이성색) 눈으로는 달빛을 즐기니
取之無禁 (취지무금) 이들은 우리가 가져도 말릴 자 없고
用之不竭 (용지불갈) 쓰고 또 써도 다 하지 않으니,
是造物者之無盡藏也 (시조물자지무진장야) 이것들이야말로 조물주가 지으신 다함없는 보물이요.
而吾與子之所共適 (이오여자지소공적) 그대와 내가 다 같이 즐기는 바요.
삶이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파울로 코엘료(Paulo Coelho)는 "연금술사" 중에서 "사소한 것들 중에서도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이 있다. 이러한 사실은 현명해지고 나서야 비로소 알 수 있다."라고 적은 바 있습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보물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기, 푸른 하늘, 구름, 비, 태양, 잠, 땀, 눈물, 사랑하는 사람들의 미소, 봄밤, 노을, 소슬바람, 그리움, 지금(현재)이라는 살아있는 순간, 추억들, 고독, 휴식, 사유 등.
모두가 가난하고 불행하다고 느끼는 물질만능의 사회에서 행복을 배우고 누리기 위해서는 삶의 진정한 가치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중에서 키팅 선생의 다음 말은 새겨볼 만합니다. "인류는 열정으로 가득 차 있어. 의학과 법학, 경영학과 공학, 이것들은 모두 추구할만한 목적을 가지고 있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야. 하지만 우리들은 시, 아름다움, 낭만, 사랑 이러한 것들을 위해서 사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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