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한국 천주교회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현황
종교계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확산 방지를 위한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전국 교구들의 2020년 2월 24일(월) 오후 4시 현재 대응 현황은 아래와 같다.
국내 천주교 16개 교구들은 감염증 대응 정보를 교환하면서 지역 상황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대응 지침을 발표해 왔다. 감염증 확산이 가속화되고 23일(일) 오후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높임에 따라, 여러 교구가 대응 강도를 높인 긴급 지침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 수정 추가 사항: 현재 모든 본당의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한시적으로 중지한 교구는 발표 순서에 따르면 대구대교구, 안동교구, 광주대교구, 수원교구, 청주교구, 부산교구, 군종교구, 인천교구, 전주교구, 의정부교구, 춘천교구(본당신부 재량), 대전교구(24일 오후 5시 20분 발표), 서울대교구(25일 오전 11시 발표), 마산교구(25일 오후 4시 10분 발표) 등이다. 교구별 중지 기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본당에 상주하는 신부들은 신자들의 미사 지향에 따라 개인적으로 매일 미사를 봉헌한다. 개인 기도를 위해 성당을 찾는 신자들은 마스크 착용 등의 감염 예방 수칙을 준수한다. 사순시기 첫날인 재의 수요일(올해는 2월 26일)에는 미사와 예식을 생략하되 단식과 금육을 지키고, 참회와 극기의 정신으로 사순시기를 지낸다.
※ 추가 사항: 대전교구는 상황 극복을 위해 올해 사순시기에 매일 묵주기도, 매주 금요일 단식과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단식을 통해 마련된 몫을 본당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해 줄 것을 권장했다. 24일 저녁에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특별 담화로 교구 사제, 수도자, 교우들에게 깊은 감사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이 주교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하느님께 대한 신앙과 사람에 대한 신뢰심이 드러난다”며, 재난의 시기에 서로 배려하고 돌보는 데 솔선수범하고 의료진과 관계자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 25일 오전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담화문에서 “특별한 은총의 기간(사순시기) 동안 무관심과 이기심을 넘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연민을 가지고 자비와 사랑을 실제로 베풀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당분간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지 못하지만, 병마와 싸우는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묵상하며, 기도와 희생 속에 사순시기를 보내는 것 역시 신앙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구에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유지하더라도 시간은 최대한 단축하고,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성가 합창과 기도문 합송을 피한다. 또한 미사에 참례하러 온 사람들 가운데 본당 교우들이 아닌 낯선 사람들이 있으면 신상을 파악하도록 한다(대전교구 22일 공문).
건강 상태나 교구 결정에 따라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지 못하는 신자들은 집에서 묵주기도 5단, 미사의 독서와 복음 봉독, 선행 등으로 주일미사 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
미사와 전례 외에 공통된 주요 지침들은 ▲모든 모임의 축소 또는 중단, 혼인·장례 예식 최대한 간소화(전국 공통) ▲교구장 주교의 본당 사목방문과 견진성사 연기(대전교구 22일, 원주교구 24일) ▲교구·지구 상설고해소 운영 중단(대전교구 22일) ▲개인 기도를 위해 성당에 입장할 때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국내·외 순례 중단(부산교구 22일) ▲신자들 가운데 확진자 발생 시 교구 사무처에 연락(의정부교구 21일, 원주교구 24일, 춘천교구 24일) 등이다.
‘심각’ 단계 기간의 신앙생활을 돕는 사목 자료
국내 천주교 교구들의 협의체인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21일에 개설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대응 지침 공유’ 페이지(http://www.cbck.or.kr/COVID-19
미사의 독서와 복음 봉독을 위해, 주교회의는 미사 기도문, 독서, 복음, 묵상 해설을 날짜별로 엮은 정기간행물 ‘매일미사’ 본문을 온라인으로 제공한다. 가톨릭평화방송(CPBC)은 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한 ‘TV 매일미사’를 방송한다. 주일 미사는 아침 6시 5분, 낮 12시 5분, 밤 9시 5분에 방송되며, 유튜브 영상은 당일 아침에 게시된다.
주일 미사 참례와 고해성사 의무에 대한 한국 교회의 사목적 지침은 주교회의 2014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승인된 ‘주일 미사와 고해성사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 공동 사목 방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교구 소식지인 주보는 계속 발행한다. 단,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가 중지된 교구들은 인쇄물 대신 PDF 파일을 홈페이지와 SNS에 게시한다.
모든 교구가 신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종식과 환자들의 쾌유, 의료종사자들의 안전을 위한 기도를 당부한 가운데, 부산교구와 광주대교구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부터 보호를 청하는 기도’를 배포했다. 이는 지난 1월 19일 필리핀 주교회의(CBCP)가 감염증 대응 지침 공문과 함께 발표한 기도문(Oratio Imperata)을 한국어로 번역한 것이다.
※ 추가 사항: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는 24일 발표한 교구 긴급 지침에서, “비록 한시적이기는 하지만 미사를 중단함으로써 신자분들이 동요할 수 있으니, 이 기간 동안 신부님들께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신자분들과 소통하며 미사 중단에 따른 공백을 채워주시기를” 당부했다. 이 주교는 그 예로 “본당 홈페이지, 각종 단체 연락망(SNS), 문자메시지 등으로 매일 복음 말씀을 나누거나, 기도 지향을 공유하며 함께 기도”하는 방안들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