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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r of Gen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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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 #1
제이시르 제국의 왕성, 암흑성(Dark castle). 이름 그대로 칠흙같이 검은 외벽을 자랑하는 이 제국의 상징은 게이시르시티 북쪽의 거대한 호수인 흑호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었다. 피가 말라붙은 성벽이 검게 변했다는 이 곳은 주인없는 현재에도 변함없이 그 공포스런 기운을 뿜어내며 굳건히 그 위상을 지키고 있었다.
그 암흑성의 안, 허리에 긴 패도를 차고 붉은 망토를 걸친 흑기사 하나가 복도를 거닐고 있었다.
적색의 바닥과 그 위의 흑색벽, 그리고 복도에 울려퍼지는 규칙적인 발자국 소리가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기사는 화사한 금발에 사파이어빛 눈동자, 오똑한 콧날을 지닌, 횐칠한 미남이었는데 그의 얼굴에 보일 듯 말 듯 서려있는 작은 미소가 한층 그의 미모를 돋보이게 했다.
그의 이름은 칼스.
제국 7용사중 하나이자, 신생 사천왕(四天王)의 수장, 그리고 마룡 크림슨 헬카이드를 쓰러트려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라 칭호를 받은 제국 최강의 장군이였다.
복도를 걸어가던 칼스는 앞쪽에서 누군가 다가옴을 느끼고 걸음을 멈ㅊ다. 그의 앞에 나타난 이는 피처럼 붉은 머리칼을 허리뒤로 치렁이는 미녀였다. 머리와 같은 홍색의 드레스를 입은채 뒤로는 수많은 시종들과 시녀들을 거느리고 등장한 태자비 아이린은 흑태자의 비이며 가라드공국의 공녀이기했다. 그녀는 엄격한 궁중예법에 따라 정숙히 옮겨지는 그녀의 걸음걸음 하나에도 온몸으로 요염함을 뿜어 낼 정도의 색기어린 미녀였다.
순간 칼스의 눈에 아주 찰나의 혐오감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것을 눈치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
칼스는 그녀의 앞에서 무릎꿇고 그녀의 손등에 입맞추었다.
"지체무강 하셨습니까? 태자비마마!"
"물론입니다. 칼스장군."
드레스보다도 더 붉은 머리칼을 한 번 손으로 훑으며 칼스를 지긋히 올려다보는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와는 마치 얼음처럼 싸늘히 굳어 있었다.
"전 용무가 바빠서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고개를 숙인 칼스가 그녀를 스쳐지나가 버렸고 아이린은 그런 그의 뒷모습을 한 번 흘겨보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뇌까렸다.
"흥! 비천한 것이..."
아이린은 급히 손수건으로 칼스가 키스한 손등을 마치 더러운 것이라도 묻은 양 거칠게 닦아내더니 그 손수건을 바닥에 내핑개치고는 다시 가던길을 바삐 걸어가 버렸다.
"훗."
칼스는 보지않아도 알 수 있는 아이린의 행동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한참후 어떤 방문앞에 다다른 칼스는 근위기사들의 인사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집무실인듯 방안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책상이 있고 그 뒤에 창가에 한 은발의 사내가 칼스에게 등을 보이며 창문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막 지는 해의 석양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흑호의 정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지만 제국의 재상, 베라딘의 눈은 그런 노을의 너머를 응시하듯 깊고 고요히 가라앉아 있었다.
그가 뒤돌아 칼스를 맞았다.
"어서오게 칼스장군,"
"부르셨습니까? 재상각하."
"그래, 수중도시건은 잘되가고 있나?"
"쿤과 팔타밀라가 사이럽스에 파견되어 있으니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좋아. 자네가 하는 일이니 빈틈이 없겠지. 그건 그렇고 이렇게 급히 자네를 부른 것은 예의 파괴신상 때문이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었습니까?"
"카심이 트리시스사막에서 피라미드 하나를 새로 발굴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네.
그런데, 피라미드안의 수호신들 때문에 애를 먹고 있는 것 같더군. 자네가 가서 수고 좀 해쥐야 겠어."
"그럼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칼스는 지극히 짧고 간단하며 효율적인 접견을 마치자 인사를 하고 베라딘의 집무실을 나섰다. 칼스가 나간후 베라딘은 다시 창문밖으로 시선을 돌리며 말없이 무언가를 생각했다. 그의 회색빛 눈동자에 흑호의 검은 수면이 반사되었다.
에스겔력 제 1207년 HERMIT 5/10(85일). 트리시스의 수도, 서스카스.
트리시스사막에서 사람이 살수있는 몇 안돼는 오아시스도시인 이곳 서스카스는 사막특유의 건축양식인 정방형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사막의 강렬한 햇볕과 뜨거운 바람을 막기위해 몸에 겹겹히 흰천을 두른 사람들은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지자 깜짝 놀라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태양을 가린 거대한 제국의 비공선, 선수의 달린 세 개의 개머리가 곧이라도 달려들 듯 으라렁대는, 칼스의 모함 켈베로스호였다.
트리시스 궁전안, 자신의 방에서 천으로 대검의 날을 닦고 있던 한 백발의 사내가 갑자기 소란스러워진 밖과 창문가에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손을 놓고 중얼거렸다.
"녀석이 왔군..."
일흔을 넘은 나이임에도 젊은이를 무색할 정도 강인한 근골과 그위를 덮은 사막민 특유의 갈색피부, 머리의 백발과 이어지는 사자의 갈기같은 하얀 구렛나룻수염, 날카로운 눈매와 강인한 눈빛을 가진 트리시스의 용병왕 카심은 제국 7용사의 둘째이자 트리시스 사막 최강의 전사였다.
조금 시간이 지난후 다시 묵묵히 검을 손질하던 카심의 정면에게 칼스가 들어와 인사했다.
"오랜만에 뵙는군요. 형님. 여전히 건강하신 것 같아 기쁩니다."
카심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않은채 아니꼽다는 투로 말했다.
"이런 제국 4천왕의 수장이신 칼스님께서 이런 누추한곳까지 친히 행사하시다니. 송구스러워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칼스는 동요도 없이 여전히 미소띈 얼굴을 유지했다.
"형님. 또 그러시는 군요?"
"후후. 아직가지도 형님이라 불러주다니... 베라딘의 심복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묘한 기분이 드는 걸?"
"그런 말씀 마십시오. 베라딘님은 흑태자전하의 가장 친한 친우셨습니다. 왜, 그런 그 분의 말씀을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칼스는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으며 카심을 바라보았다.
카심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이봐. 칼스. 잘 들어보게. 우리 7용사들은 흑태자님께 충성을 맹세했지. 그 베라딘이라는 녀석에게 충성을 맹세한게 아니야! 흑태자님의 행방이 묘연해진 지금에도 우리가 여전히 제국에 충성하는 것은 단지 흑태자님께 대한 의리 때문이지, 다른 이유가 있는게 아니란걸 명심하게!"
칼스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저도 흑태자 전하에 대한 의리와 충성을 잊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습니다. 사람은 시대가 변한만큼 그 새로운 시대에 적응 할 수도 있어야만 하는 겁니다."
"좋아! 자네가 어떻게 생각하건 난 상관하지 않겠네. 하지만, 앞으로 자신이 제국7용사의 하나였다는 사실은 입밖에 내지 말아줬으면 좋겠군."
"정말이지. 만날때마다 이렇게 논쟁만 하다가는 끝도 없겠군요. 게다가 저는 맡은 임무를 있으니 이쯤에서 그만 두도록하죠. 그나저나, 형님이 발굴하셨다는 그 새로운 피라미드는 어느 곳에 있죠?"
"좋아. 일단 그곳으로 안내해 주지."
둘은 곧 켈베로스호를 파고 새로운 피라미드로 향했다.
칼스들이 피라미드앞에 도팍에 제일 먼저 보게된 것은 바로 수많은 부상병들과 피라미드에서 실려나오는 시체들이었다.
칼스가 혀를 차며 말했다.
"꽤나 고생이 심하신 모양이군요."
"피라미드의 수호신들은 정령과 언데드다. 물리공격이 통하지 않는 수호신들에게 전사중심인 우리로써는 고전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
"우아악!"
그때였다.
가자기 피라미드의 입구쪽이 소란스러워지더니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칼스의 눈에 투명한 반라여인의 모습을 한 정령들이 막 병사들을 뒤쫓아 피라미드밖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사람이나 짐승의 체액을 빨아내는 물의 사령(邪靈) 마리드였다.
마리드들은 곧장 카심과 칼스쪽으로 다가오고 있었고 칼스는 그것을 보며 천천히 허리에서 자신의 애검, [지옥멸살검]을 빼어들었다. 지옥멸살검은 검이었지만 전체적인 검신의 모습은 외날의 도(刀)를 빼닮고 있었다. 뿌리는 손가락 세 개의 폭으로 시작해서 위로 갈수록 안만하게 굽어지며 줄어들가가 검끝쪽에선 급속도록 얇아지며 위로 꼬리쳐 올라가는 예도(銳刀)의 형태였다. 단지 검끝에서 중간까지의 갈등이 날카롭게 벼려진 검날이라는 것이 양쪽날 검이란 이름을 붙에간 이유였다.
빼어든 칼스의 지옥멸살검은 곧 은빛의 검신에서 검은 기운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며 검신을 감쌌다. 그것은 마치 데블족 출신 검사들이 쓰는 암흑검기였지만 위력면에선 그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맹한 기운을 뿜어대고 있었다.
검기에 휩싸인 칼스의 검이 선두의 마리드가 막 칼스의 바로 서너발짝 앞까지 당도했을 때 번개처럼 수평으로 그어졌다.
동시에 검에 서려 있던 검은 검기가 반월형의 모습으로 질풍처럼 쏘아져 나갔다. 검기는 마리드들을 휩쓸고 지나갔고 이에 휘말린 마리드들은 괴이한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소멸되어 버렸다. 칼스의 충격파는 마리드들의 처치에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 피라미드의 벽면까지 파괴하고서야 그 행보를 멈추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칼스의 힘에 제대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시죠. 카심형님."
칼스는 다시 지옥멸살검을 검집에 집어넣었고 카심은 그런 칼스를 보며 아무말없이 앞장서 피리미드로 들어갔다.
피라미드안은 복잡한 미로와 끊없이 이어지는 복도와 갈림길, 쉴세없이 쏟아져 나오는 수호신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수호신들 대부분이 칼스의 마법과 검에 소멸되어 버렸기 때문에 뒤따라오는 병사들은 그동안의 고생을 생각하며 허탈감과 칼스의 힘에 대한 경외감을 느껴야만 했다.
"이곳은...?"
거대한 문앞에 당도한 칼스는 문너머에 목표로하는 파괴신상이 있음을 직감하고는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안은 돔과 같은 넓은 공간으로 한가운데에 거대한 석상하나만이 덩그러히 놓여 있었는데, 지옥의 마수를 연상시키는 그 그로테스크한 형상이 자신의 정체를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역시!"
칼스가 파괴신상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감상하고 있을 때 뒤따라 안으로 들어오던 카심이 소리쳤다.
"칼스! 주위를 봐!"
그제서야 주위를 둘러본 칼스는 사방벽면에서 고렘들이 벽을 뚫고 나오듯 형체를 드러내는 것이 보였다. 그것은 침입자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잠에서 깨어나게 된 고렘들이었다.
고렘들은 곧장 칼스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에 칼스는 예의 악마적 카리스마를 띈 미소를 한 번 지어보이고는 오른손의 지옥멸살검자루를 거꾸로 쥐었다.
순간 그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폭발적으로 피어올랐고 그 기운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강맹해졌다. 이윽고, 고렘들이 칼스의 주변을 완전히 에워쌌을 때 칼스는 조용히 그리고 힘있게 한마디를 중얼거리며 검을 바닥에 내리꽂았다.
"천지파열무(天地破裂舞)!"
순간 검이 꼿힌 부분에서부터 거대한 에너지의 기둥이 차례로 솟아르며 팔방으로 뻗어나갔고 그 충격파에 휩쓸린 고렘은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정도로 산산조각이 나며 사방에 파편이 흩뿌려졌다.
충격파의 역자용으로 생기는 세찬역풍이 되돌아온후 천지파열무의 힘으로 완전히 엉망이 되어버린 방 한가운데에선 오로지 파괴신상만이 제대로된 형체를 보전하고 있을 뿐이었다.
폐허가 된 주변과 완연한 대조를 이루며 상처조차 없이 당당히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파괴신상을 보며 칼스가 중얼거렸다.
"정말 단단하군요. 이 파괴신상이란 것은..."
"너, 설마? 일부러...?"
카심은 칼스에게 의구의 시선을 보냈다.
"뭐 좋다...! 그건 그렇고, 베라딘은 왜 이 파괴신상을 모으고 있는 거지? 설마 너에게 까지 숨긴다는 건 아니겠지?"
"글쎄요. 후후후..."
이 속을 알수 없는 금발의 검사는 의미불명의 미소를 입가에 띄운채 말없이 태고의 유물만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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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드래곤 슬레이어(Dragon Slayer) #2
트리시스의 수도 서스카스 근교의 오하시스부근.
그곳은 불모의 대지인 메마른 트리시스 사막에서 푸르름을 볼수 있는 몇 안돼는 곳중의 하나였다. 그곳에서 칼스는 홀로 오하시스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곧 그의 뒤에서 한 사내가 공간이동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은발의 재상, 베라딘이었다.
"수고가 많네. 칼스장군."
칼스가 뒤돌아 정중히 읍하며 자신의 직속상관을 맞았다.
"이런 곳까지 친히 왠일이십니까?"
"자네는 아직 7용사에 대한 미련이 있는가?"
베라딘의 뜬금없는 질문에 칼스는 잠시 머뭇거렸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만약 내가 자네에게 7용사의 척살을 명령한다면 자네는 수행을 할 수 있겠는가?"
"...."
칼스는 잠시 망설였다.
"역시 어렵겠지?"
"아닙니다. 저는 이미 각하께 충성을 맹세한몸. 명령이시라면..."
여운을 남기는 그의 얼굴에 냉혹한 미소가 떠올랐다.
"7용사를 처단할 계획이십니까?"
"다른 사람은 볼라도 커티스의 번스타인은 봐줄 수 가 없네. 지난번 팬드래곤 잔당들을 놓친것도 그렇고 커티스 주민들을 선동해 반제국적 행동을 꾀하고 있는 것 같아.""
"증거가 있습니까?"
"그의 주변에 알 수 없는 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그분은 인망이 두터워 저절로 사람들이 모이는 분인데요. 그 정도로는 증거가 미흡하지 않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없애야 하는 것이다. 제국군은 공포의 대상이어야 할터. 그런 행동뒤에는 반란의 음모가 숨어있다네. 게다가 밀정들의 보고에 의하면 그는 이미 커티스반란군의 수장 아르시아와도 여러번 접촉했음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확실하군요."
"하지만, 제국의 공신인 그를 공식적으로 처형한다는 것은 제국 안밖으로 보기가 좋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너의 힘이 필요한 것이다."
"암살하란 말씀이시군요."
"그렇다. 그리고 커티스반란군의 소행으로 보이게 위장해라. 이번일은 반란군토벌의 좋은 구실이 될것이다."
"알겠습니다."
"자네를 믿겠다."
말을 마친 베라딘은 다시 공간이동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가 사라진후 칼스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말했다.
"이제 그만 나오시죠."
순간 칼스의 뒤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솟아나오면서 칼스에게 번개처럼 수리검을 던졌다. 그러나, 어느새 뽑혀진 칼스의 지옥멸살검에 수리검은 맑은 소리와 함께 튕겨져 나왔고 칼스에게 수리검을 던진 검은 그림자는 그런 칼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몸을 밤의 색깔인 흑색으로 뒤덮고 얼굴까지 복면으로 가려 눈밖에는 보이지 않는 사내의 차림은 전형적인 암살자의 복장이었다.
그가 입을 열었다.
"달은 져서 칼에 드리우고, 암흑 속의 흑영은 천하를 멸한다."
그를 칼스가 알아보았다.
"역시 한조형님이시군요. 동남쪽 나무위에 게셨죠?"
"알고 있었구나."
"아마 베라딘님도 어느 정도는 눈치채고 계셨을 겁니다."
한조가 낮고 살기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칼스! 넌 정녕 형제들을 배신할 셈이냐?"
"글세요...후후!"
하지만, 칼스는 딴전을 피우며 칼날처럼 날카로운 그의 눈빛을 회피했다.
"무엇 때문에 베라딘 같은 자의 개가 된 것이냐?"
"개라니요? 좀 너무하시군요. 한조형님. 그리고, 베라딘님은 흑태자님의 가장 절친한 친구이십니다. 그런 그 분의 말씀을 못믿겠단 말씀이십니까? 게다가 어쩌면 베라딘님은 흑태자님을 능가하는 분이실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결국 형제를 팔아넘겨 네 이득을 취하겠다는 것이냐?"
"그렇다면요?"
"너를 죽이겠다!"
한조의 눈빛은 흡사 칼스를 잡아막을 듯 날카롭기 그지 없는 살기를 내뿜었다, 그러너, 칼스는 결코 여유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글세요. 그게 과연 가능할까요?"
"내 목슴을 버린다면..."
순식간의 둘의 주변은 고요해졌다. 둘은 각자의 무기를 쥔채 살기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노려보았다. 긴장이 감도는 주변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정적이 계속되었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후 먼저 그 정적을 깬 것은 칼스였다.
그가 웃으며 그대로 검을 검집에 집어 넣어버린것이었다.
"그만두죠."
"...."
이에 한조도 무기를 집어 넣었고 다시 칼스가 말을 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형님을 기다렸습니다. 이번 번스타인 형님건엔 형님과 형님의 흑영대가 저를 좀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뭐, 형님을 해쳐달라는 건 아니니 인상쓰지 마십시오. 무섭습니다.. 이렇게 하죠. 비슷한 사람 하나를 골라 형님과 바뀌치는 겁니다."
"사기를 치겠단말이냐?"
"예. 어차피 베라딘님도 반란군토벌의 동기에 더 주안점을 두고계실테니 별 신경쓰지 않으실 겁니다."
"좋다. 너를 도와주마."
"그럼 자세한 계획은 커티스에서 상의하도록하죠."
칼스의 말이 마치기도 전에 한조의 모습은 사라져 버렸고 칼스도 한조가 사라지자 발걸음을 돌려 오하시스를 빠져나갔다.
커티스에서 번스타인장군 암살사건이 일어난 것은 그로부터 보름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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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중인 외전은 총 6개가 있습니다.(더 많아 질지도 모릅니다.^^;)
1) The Black Prince - 칼 스타이너 게이시르.
흑태자의 과거로 어린 시절부터 그라테스회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ㅊ거할때까지의 스토리입니다. 그의 아버지인 칼 레인하트의 방관에 의해 일어난 왕자들의 난에 휘말려 어머니와 자신이 사랑하는 이들을 모두 잃고 책 대신 검을 들게 된 칼 스타이너.... 극한의 무를 익히기 위해 격었던 지옥의 순간들, 자신의 나약하고 여린 성격에 정반대되는 광오하고 잔혹무비한 면을 연기하는 암흑의 태자.
공포와 안식, 그 두 양면을 지닌 어둠의 주인, 흑태자의 이야기... 만약 쓰게된다면 상당한 장편이 될 듯해서 창세기전 완결후에 시간있으면 쓸 생각입니다.
2) First Knight - 로카르노
창세기전의 최고 조연, 로카르노의 이야기입니다. 로카르노는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아끼는 캐릭터입니다. 비록 귀족우월주의 사상에 찌든 놈이지만, 반대로 일편단심의 순정파이기도 하죠. 오직 이올린님뿐!!! 이건 이미 단편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제10장 사막풍 후에 올라갑니다.
[그것이 17년전 어느 궁 궐 한켠에서 있었던 나와 그분의 첫만남이었다.][그분은 나의 자랑이었고 신앙이셨다.]
[난 그분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했다.]
[나의 여신은 복수의 여신으로 변해 버렸다.]
[막아야 한다! 지켜야 한다!]
[감사합니다... 나의 주군이시여...]
3) 외눈의 용병 - 랜담
용병대장 랜담과 그랜드 템플러 에리히의 이야기 입니다. 가장 절친한 친구였으며 또한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둘의 과거. 한 여인을 두고 일어난 사랑과 우정의 비극적 결말. 본편에서도 넌지시 비쳐집니다.
[말할 가치도 없다는 거냐? 랜담! 난 너를 믿었어! 너만은 영원한 친구라 여겼다! 하지만, 넌 약속을 저버렸다! 넌 우정을 배신했다! 이제부터 너와 난 친구가 아닌 적이다! 너에게 결투를 신청할 것이다! 피하진 않겠지? 위대하신 그랜트 템플러후보 1순위께서 타도해야할 악마의 피를 이은 나를 겁낸다면 말이 안되지! 신께 맹세코 랜담, 너를 죽여 버리겠다!]
4) 천랑성(天狼星) - 낭천
말그대로 낭천의 이야기로 완전히 무협물입니다. 이것 역시 장편... 동방대륙으로 돌아간 낭천이 때때로 검귀로 살았던 과거를 회상하며 백옥당과 함께 곽노사의 원수를 추적해가며 음모를 파해치는 내용입니다.
5) Dragon Slayer - 칼스
칼스의 스토리입니다. 칼 스타이너와의 만남과 둘의 우정과 충성, 마염룡 크림슨 헬카이드를 쓰러트린 이야기등 그의 행동의 이유인 과거와 신념에 대해 다룹니다.
6) Friend(가제) - 슈리 & 마하
슈리와 마하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작은 손이 나에게 내밀어 졌을 때, 난 그 손을 잡음으로서 비로소 인간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