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선인장 이야기

금호선인장의 개화 (남산식물원)
서울 시민이라면 한번쯤은 서울 중심에 자리잡은 남산에 올라가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 기념관, 어린이 회관, 분수대 너머로 떡하니 자리잡고 있던 열대 식물원인 남산 식물원을 기억할 것이다. 남산 식물원은 이제 기억속으로 사라졌다. 2006년 10월에 철거되고 야외 식물원으로 바뀐 것이다.
남산 식물원은 특히 선인장과 다육식물로 유명했다. 그 가운데서도 선인장관인 3호관 중심에 황금빛 튼튼한 가시로 위용을 자랑하는 금호 선인장 동산은 단연 백미다. 1983년 당시로 57살 정도 되는 금호 선인장들은 선인장의 여왕이라는 말답게 큰 인기를 누렸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남산식물원 금호 동산
금호는 학명이 Echinocactus grusonii Hildm.이고 영명으로 Golden Barrel Cactus라 부른다. 속명인 Echino는 그리스어로 '고슴도치'를 뜻하며 굵고 날카로운 가시로 덮인데서 유래된 말이고, 영명의 Golden Barrel은 '황금 술통'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금호 선인장을 '황금술통 선인장'이라 부르기도 한다. 금호라는 이름은 금빛나는 가시가 호랑이 털과 같이 당당하게 나있는 것을 상징하며, 일본의 한자어를 우리말로 읽은 것이다. 대게 선인장의 이름은 이렇게 일본식 한자어를 우리말로 표기한 것이 많다. 이것은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인 선인장이 주로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고 선인장에 관한 연구도 일본에서 활발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나는 1981년부터 1984년까지 남산 식물원에서 촉탁 원예기사로 근무하면서 열대식물 분류 작업을 많이 했다. 그중에서도 선인장 분류는 참으로 힘든 것이었다. 당시에 우리나라에는 선인장 다육식물 도감이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주로 일본, 미국, 독일 서적을 많이 참고했다. 미국은 아메리카 대륙이 원산지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일본과 독일의 선인장 연구는 대단한 것이었다. 그때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은 남산 식물원에 선인장류를 기증하신 재일동포인 김 용진 사장님이셨다.
원래 남산 식물원은 어린이의 과학 수업을 위해 1968년 12월 23일 건평 180여평의 유리 온실에 1000여종의 열대 관엽식물로 개관 하였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열대 식물원이었다. 창경원에 유리온실이 있었으나 거기에는 주로 난을 키워왔다. 김 용진 사장님의 선인장류 기증을 계기로 1971년 9월 10일에 2, 3, 4호관을 증축 개관하였는데 대지면적 970여평에 건축면적 820여평으로 1호관은 열대 관엽식물관, 2호관은 다육식물관, 3호관은 선인장관, 4호관은 다육식물및 선인장관이었다. 그리고 난실과 야외에 분재원이 있었다.
금호 선인장은 멕시코 중부가 원산지로 산 루이즈 포트시 주로부터 이다르고 주까지 분포한다. 금호의 멋은 능을 따라 빽빽하게 나있는 단단한 황금색 가시에 있다. 남산 식물원의 금호 동산에 연인들이 사진을 잘찍으려 하다가 금호 선인장에 엉덩방아를 찍고 비명 지르는 것을 심심찮게 보았다. 그래도 가시는 망가지지 않을만큼 단단하다. 가장자리 가시는 8~10개, 길이 3cm 정도이고 가운데 가시는 5cm 정도의 큰 것으로 3~5개이다.
능은 처음에 8능이나 크면 13~21능, 나중에는 30능 이상도 자란다. 몸 색깔은 밝은 녹색이며 구의 지름이 80~90cm, 높이 130cm~2m 정도까지 자란다.
금호 선인장 꽃은 원산지에서는 30년생 이상, 우리나라 온실에서는 50년생 정도 되어야 꽃이 피고, 봄~여름에 핀다. 이경우 매년 개화하며 한번 꽃이 피면 3일간 피고, 낮에 햇빛이 나면 피고 밤에는 오므라든다. 그래서 남산 식물원에 금호 꽃이 피면 매번 떠들썩하곤 했다. 꽃은 머리부분의 부드러운 털을 뚫고 둥글게 원을 지어 피며, 꽃잎 바깥쪽은 갈색, 안쪽은 노란색으로 길이 6cm, 지름 5cm 정도로 꽃통이 짧다. 풍매화나 충매화에 의해 수정하지만 인공수분도 하는데 이 경우 오전에 하도록 한다. 자방은 구형으로 긴 털을 가지고 있으며 종자는 광택있는 적갈색으로 이것을 파종하여 번식한다. 금호는 한 줄기(단간)이고 드물게 큰 구가 되거나 상처가 나면 새끼를 내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상태하에서는 새끼가 없는 것이 원칙이다.
금호의 생명은 가시 색깔이기 때문에, 충분한 햇살이 필요하나 여름철에 갑자기 직사광선을 쬐면 일소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한다. 금호는 4~5°c에서 월동하며 16~30°c에서 잘 자란다.
선인장은 물주기가 아주 중요하다. 흙이 삼분의 일 정도 마르면 물을 주는데 줄 때는 흠뻑 준다. 특히 여름 장마기에는 물을 주지 않도록 하고, 비를 맞히지 않게 한다.
여미지식물원의 금호 동산
금호 선인장에는 몇가지 원예 품종이 있다. 가시가 안쪽으로 꼬부라져 있는 광자금호(E. grusonii Hildm. forma), 가시가 흰 백자금호(E. grusonii Hildm. var. albispinus Hort.), 몸(줄기)에 금색이 들어간 금호금(E. grusonii Hildm. forma. variegata Hort.), 가시가 거의 없는 무자금호(E. grusonii Hildm. forma), 가시가 짧은 단자금호 등이다.
출처: http://tpkisuk.tistory.com/entry/금호선인장-이야기?category=553337 [열대식물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