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나는 꼼수다 공식 팬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st8art
| ||||
그 뒤 1년은 그야말로 아버지에게는 지옥이었다. 약물 때문에 손가락과 입술이 시커멓게 말라 들어가서 절단을 하고, 한방 뜸요법에 가슴과 배가 까맣게 탔다. ‘잘난 효자’의 과잉 치료 덕에 삶의 마지막을 엄청나게 고생하다 가셨다. 입원하자마자 목에 관을 꽃는 바람에 의사소통도 못했던 1년. 마지막 말씀도 못 들었다. 아니 가시는 순간도 못 지켰다. 꿈에서라도 아버지를 뵙고 작별인사를 하고 싶다. 아버지가 뭐라하셨을까. 지금은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계실까. 독실한 불교 집안이었으니 서방정토에 열반하셨을까. 다시 고단한 윤회의 길을 들어서셨을까. 신부님의 대세를 받았으니 하늘나라에 계실까. 저승에서도 손가락 발가락이 까맣게 타들어 간 모습이실지. 아니면 삼십 대 청춘의 모습, 혹은 호기심 가득 찬 열 살 때 모습으로 계실까. 사람들은 대게 ‘나’란 존재가 죽은 뒤에도 영원할 거라 믿는다. 하지만 영원히 존속하는 ‘나’란 실체는 그냥 우리의 희망일 뿐이지 싶다. 윤회의 관점에서 보아도 전생의 ‘나’를 지금의 내가 기억하지 못하므로 전생의 ‘나’는 지금의 나와 상관이 없다. 기독교의 관점에서 보아도 청춘 시절과 팔십 노인 중 어느 때가 요단강 건너가 만나 뵐 아버지의 모습일지 답이 안 나온다. 지금의 이내 몸도 따지고 보면 아침에 먹은 쌀과 돼지고기가 모양을 바꾼 것이고 내 생각이란 것도 어린 시절부터 배워 온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다. 아버지의 몸은 흙이 되어 나무와 풀을 키우고 그 생각은 나에게 남아 내 자식들에게 넘어갈 게다. 세상의 모든 원소와 생각들이 모여 ‘나’를 이루었다가 흩어지고, 또다시 모이면 ‘너’를 이룬다.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세상만물이 서로서로 기대어 있다고 여기게 되었다. ‘나’, ‘우리 가족’, ‘우리나라’라는 편 가름은 실체 없는 허깨비다. 삼라만상이 ‘나’를 만들어 준 근원이요, ‘나’가 돌아갈 고향이니 모두가 더불어 살 일이다. | ||||
김형태 변호사
출처 http://blog.daum.net/_blog/hdn/ArticleContentsView.do?blogid=0OLhS&articleno=221&looping=0&longOpen=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총수 절친 오세훈이도 민변출신이라는게 함정..ㅋ 하지만 이번에 어느분이 특검에 임명되더라도 믿음이 간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