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야구장 건립 청사진을 밝혔다. 강 시장은 신구장 건설을 민선 5기 주요 공약사업에 포함시켜 강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현 축구장 자리에 개방형 야구장 만든다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은 당선되자마자 올해 하반기부터 야구장 건립을 착수하겠다고 밝혀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강운태시장의 구체적인 계획은 북구 임동 무등종합경기장을 야구타운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축구장 자리에 2만5000석 규모의 개방형 야구장을 만든다. 시민공청회와 TV 토론결과, 그리고 11명의 구성된 야구장 건립 시민추진위원회도 개방형 구장에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견학을 다녀온 히로미사 마쓰다 스타디움을 모델로 삼고 있다. 경사도 급하지 않고 어디에서도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부지위치는 무등경기장이 협소하고 주차공간이 좁고 교통 접근성 문제도 있어 다른 장소도 거론중이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부지매입비용을 감안하면 현재 무등경기장이 여전히 가장 유력하다고 볼 수 있다 광주시는 이곳 지하에 주차장을 건설하고 수영장 등 체육시설도 함께 지을 계획이다. 기존 무등 야구장은 관중석을 허물고 아마야구와 사회인 야구시설로 이용한다. 명품 야구타운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강운태 시장의 의지다.
강운태 광주시장에 따르면 현재 용역작업을 통해 타당성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공청회를 통해 야구장 건립 방향을 결정하고 설계공모 등까지 감안, 2011년 하반기에 착공할 계획이다. 2013년에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늦어도 2014시즌부터 광주시민들은 새로운 명품 구장에서 야구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 6월12일 당선자 신분으로 유영구 KBO 총재와 김조호 KIA 단장을 만나 야구건립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강 시장은 “공약 대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당장 올 하반기부터 착공하겠다. 한국야구위원회와 KIA 그룹이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영구 총재도 "기왕이면 미국의 뉴욕메츠의 홈구장이나 일본의 히로시마 홈구장 처럼 아름답게 지어 시민들이 좋아하는 시설이 됐으면 좋겠다. KBO도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최대의 문제는 건립비용이다. 그동안 번번이 건립계획이 무산된 이유였다. 개방형 구장을 짓는다면 약 10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광주시의 예산규모로 본다면 쉽지 않는 사업이다. 강운태 시장 취임 이후 신구장 사업을 관할하는 체육지원과의 정대경 주무관은 “국비 500억원, 광주시 250억원, 민자 25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민자 250억원은 KIA 등의 도움을 받을 계획이다. 체육진흥기금도 개보수 경우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500억 원의 국비 조달이 쉽지 않다. 광역 특별예산으로 16개 광역단체에 특별 분배되는 예산을 쓰는데 쉽지 않다. 강운태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국비신청을 통해 내년 예산에 반영하도록 적극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강운태 시장은 중앙부처, 국회의원 등을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국민체육진흥 기금도 있다. 스포츠 토토의 수익금 가운데 일부를 체육진흥기금으로 적립하는데 이 가운데 일부를 시설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측은 무등경기장을 리모델링 형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예산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야구를 시범경기로 포함시키면 국비에서 확보가 가능한 방안도 있어 강운태 시장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신구장을 이용하는 KIA 타이거즈 구단도 어느 정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야구장은 KIA 구단이 사실상 독점 사용하기 때문에 투자 필요성이 있다. 현재 관련법이 개정돼 이제는 25년까지 임대가 가능하다. 일정금액을 투자하고 대신 임대를 하는 방식을 취한다며 서로 윈윈게임이 될 수가 있다. 김조호 KIA 단장은 “아직 투자액을 말하기는 곤란하지만 25년까지 임대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구단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에도 구단이 투자를 통해 사실상 영구 임대권을 확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히로시마의 홈구장인 마쓰다 줌줌 스타움과 라쿠텐의 홈구장인 센다이의 크리넥스 스타디움도 구단이 일정액의 건설비를 투자하고 운영권을 가졌다. 구단들은 자기 재산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투자를 꺼리지만 영구 임대권이 보장되는 만큼 충분히 수익을 뽑아낼 수 있다고 강운태 시장은 보고 있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광주광역시가 야구장 운영회사를 설립하고 건설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대신 운영회사는 야구장을 이용해 임대와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매년 돈을 상환하는 형식이다. 일본 삿포로돔이 이런 형식을 취하고 있다. 구장 건설은 의지만 있다면 재원마련은 가능하다고 강운태 시장은 말했다.
롤 모델은 히로미사 마쓰다 스타디움
새로운 야구장에 대한 기대도 크다. 마쓰다 구장이나 크리넥스 스타디움처럼 수려한 디자인의 야구장을 만들어 광주의 랜드마크로 만들어야 된다는 목소리다. 마쓰다 구장은 철도 야적장 부지에 만들어졌는데 외야 한쪽 면이 개방되어 있어 신칸센이나 JR(철도) 기차를 타고 지나치면서 그라운드 안을 구경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마침 강운태 시장이 디자인 광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아름다운 야구장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KIA 구단 역시 기대감이 높다. 2만5000석 규모의 최신식 구장이 생긴다면 마케팅 측면에서 대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자립의 기반이 생길 수 있다. 일단 야구장 관중수가 획기적으로 많아진다. 광주지역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높다. 어느 지역보다 가족 단위의 관중이 많아지면서 구단 재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향후 구단은 마케팅 부서를 대대적으로 확충해 관중동원과 각종 이벤트를 이용해 수익창출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KIA구단은 조만간 전용 훈련장 건설에 착수한다. 새로운 스타디움과 전용 훈련장을 동시에 마련해 10차례 우승의 일군 명문구단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광주 신구장은 다른 지역의 낙후구장을 개선할 수 있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민구장과 대전 시민구장도 수 십년이 지났고 신구장 건설의 열기가 높다. 광주구장이 건설에 들어간다면 신구장 건설에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신구장 건설에 소극적이었던 대전시도 야구를 좋아하는 염홍철 시장이 당선되면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 신구장이 건설하는데 대전도 여론이 조성된다면 새로운 구장을 건설할 수 있다고 강운태 시장은 말했다.
베이스볼 클래식 | 글. 이선호 OSEN 기자 / 사진 제공. 광주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