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6년 11월 12일(일요일) 오후5시
장소: 국립국악원 우면당
주최: 대금소리 지음회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대금소리 지음회 정기연주회를 다녀왔다.
공연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저 시간과 제목만 알고 가게된 음악회였다.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여러 실내악 음악회들은 많이 가봤지만, 음악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국립국악원에서 하는 국악 연주회는 처음이었다. 음악회를 찾아가면서도 국악에 대해 무심해 했던 내 모습을 보니 부끄럽기도 하고 기대도 하게 되었다.
연주회의 제목은 대금소리 지음회로 평소 대금에 관심이 많고 연주를 하고자 하거나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임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음악회를 여는 발표회였다. 프로 연주자들이 아닌 아마추어들의 음악회인것은 도착하고 나서야 알게되었다. 전체적으로 가끔씩 연주하면서 빈소리가 나기도하고 끊기기도 하고 어딘가 모를 부족함이 나오기도 했지만, 그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하얀 한복을 입고 하나씩 악기를 들고 나오는 모습은 프로 연주자와 다를바 없었다. 사실 소리를 듣고 배우기에는 조금 부족한 음악회라고 할수도 있었다. 하지만 연주한 곡들이 국악에서는 많이 알려진 대표적인 작품들을 주로 연주하면서 대표적인 곡들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게 되었고, 수업시간에 들었던 같은 음악이 나올 때면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리 이들이 아마추어라 할지라도 나에 비하면 국악에 있어서는 프로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억에 남았던 곡 중 첫번째는 "타령"으로 영산회상 일곱번째 곡이다. 수업시간에 처음 배웠던 곡이기도 하다. 국악만의 삼분박의 리듬이 장단을 맞추어 흘렀고,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며 음악에 리듬을 타며 감상하게했다. 악기는 대금, 단소, 거문고, 장고가 나왔다. 다른 악기는 한명씩 뿐이었지만 대금은 10명정도로 상당히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단소소리가 대금소리에 묻혀 거의 들리지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세번째로 연주된 "청성자진한잎". 이것 역시 수업시간에 배웠던 곡이라 조금 뿌듯하기도 하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 곡은 가곡 태평가의 대금 선율을 한 옥타브 높게 이조시켜 변주한 것으로 대금 외에 단소 독주곡으로도 널리 연주되고 있다고 한다. 연주하면서 대금만의 청하면서 자연 속에 있는 듯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마치 내가 대나무 숲 안에 있는 듯 하였다.
그리고 "천년학"이라는 곡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작곡은 잘 알려진 가수 김수철씨가 하였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의 배경음악으로 김수철씨가 대금곡을 작곡했다니 굉장히 놀라우면서도 의외였다. 음악은 매우 선율적이었고 서편제에 나오는 소리꾼 남매의 모습을 상상하게 했다. 그리고 악기는 대금 말고도 신디사이져가 함께 연주되었는데, 꼭 국악의 보수성에 얽매이지 않은 모습이 인상적이고 좋았다.
비록 전율이 느껴질 만큼의 연주를 듣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감동을 받지는 못했지만, 여운이 많이 남는 음악회였다. 음악과 밀접히 있으면서도 정작 우리나라 음악에는 등돌리고 있던 모습에 자중하고 반성할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앞으로 국악의 음악회도 많이 접하면서 음악을 편식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첫댓글 감상문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