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수요일,
대학로 한성 아트홀에서 정말 멋진 공연을 보고왔다.
대학로 소극장은 많이 다녔지만 한성 아트홀은 처음이었는데
대기할 수 있는 휴게실도 넓고 공연장도 쾌적하고 참 좋았다.
채환 님을 통해 다시한번 故 김광석 님을 추억할 수 있었던 시간...
노래 뿐 아니라 자신의 발자취를 재미있는 입담으로 풀어가며 울렸다 웃겼다를 반복하시는
감동적인 공연을 보는 동안 얼마나 행복하던지.
김광석 님 노래와 그의 모습을 그리워하는 많은 분들이 좌석을 꽉 메웠는데
마침 맨 앞 좌석이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故 김광석 님을 그리워하는 가수 채환 님의 모노드라마 '마흔 즈음에'는 오랜 세월 김광석을 사랑하며 꿈을 키워오던 채환이 김광석과의 만남과 약속, 그리고 이별을 겪으며 걸어온 자신의 발자취를 독백으로 풀어내며 진한 감동을 선사해주는 아름다운 논픽션 모노드라마다.
고향 청도에서 자라던 어린시절부터 김광석님 노래를 좋아하며 깊이 사랑해 오던 채환 님은 언젠가 김광석 님을 꼭 만나
노래를 잘 할 수 있는 비결을 물어야 겠다는 간절한 바램을 안고 살아가던 중 드디어 군 입대를 앞두고 그 염원이 이루어져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쩜 그렇게 에피소드를 실감나게 잘 전달해 주시던지 온통 영혼이 빨려 들던 시간이었다는 느낌이다.
제대 후 김광석을 만난다는 염원으로 즐겁게 해 오던 군생활을 이틀 남겼을 때 결국 가슴아픈 소식을 전해 듣게 되며 음악을 접을 생각까지 했던 채환 님. 분명 제대 후 술 한잔 사준다던 김광석 님이 그렇게 떠나셨다니 그 충격으로 인한
복합적인 마음에 노래를 접을 생각까지 했던 것이다.
결국 노래를 접었을 때 다시 노래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던 박주병 님께서도 자살로 운명을 달리하셨으니 그 충격과 아픔들이 이렇게 큰 마음을 주신걸까?
독백을 통한 모노드라마를 관람하는 동안 천사의 모습을 발견했던 것이다.
세상에는 어쩜 이렇게 아름다운 분들이 많으신지...
공연의 가장 큰 취지가 삶의 끈을 놓으려하는 많은 분들께 새 힘을 안겨주며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함이란 걸 알았을 때 채환 님 얼굴이 너무나 선하게 와 닿았다.
채환 님께서 희망 쉼터 '희파람' (희망을 파는 사람) 운영사업을 열어 오지와 소외된 문화사각지대를 찾아가 희망을 노래하는 콘서트를 열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자살예방 프로젝트로 가수 채환과 희망을 파는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콘서트가 희파천사들의 매월 정기 후원으로 마련된 기금과 재능기부자들의 봉사로 이루어져 1997년을 시작으로 현재 내가 본 콘서트까지 1449번 째 도달했다니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사실은 이렇게 좋은 일을 꾸준히 해 오시는 가수 채환 님과 '희파람'에 대해서도 처음 알았던 것이다.
김광석 님의 노래를 참 좋아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채환 님을 통해 김광석 님 노래와 채환 님 노래를 번갈아 들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김광석 님께서는 비록 세상에 안 계시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가슴들이 깊은 사랑과 그리움으로 그를 추억하니
큰 사랑 앞에 너무나 행복해 하며 환하게 웃고 계실 것이 틀림없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특히 '히든 싱어'에 나오라는 섭외가 들어왔을 때 상금 2천만 원이란 얘기를 듣고 그 돈이면 대학로에 故 김광석 님의 환하게 웃는 동상을 세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나갔었다니 비록 최종 심사에서 떨어져 동상을 세울 수는 없었지만 그 마음이 더욱 뜨겁게 와 닿았다.
두 시간을 혼자서 울리고 웃기며 논스톱으로 감동의 도가니를 만들어 주셨던 채환 님의 공연을 보는 동안 마음 속으로 사랑의 마음이 잔잔히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쩜 그렇게 울렸다 웃겼다를 반복하며 감정을 부드럽게 아우를 수 있도록 해 주시던지...
노래도 정말 잘 하셔서 듣는 동안 참 행복했다. 특히 '파이팅' 노래는 귀에 익숙했던 곡 같아서 참 반가웠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길이기에 앞날만 보고 내달릴 것이 아니라 현재 곁에 있는 인연의 소중함을 알고 그들이 잘되게 도와야 한다는 걸 일깨워 주실 땐 지금 곁에 있는 가족이 너무나 소중하고 감사해서 마음이 참 훈훈했다.
죽음은 한 순간이기에 뜻하지 않게 이별을 겪은 분들의 그 아픔이 느껴져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면서 현재 곁에 있는 소중한 인연에 대해 다시한번 그 소중함을 깊이 되새겨 볼 수 있었다.
김광석 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콘서트를 쭉 행해 오신다는 채환 님...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며 공연을 보는 동안 아쉽게도 시간은 어느새 두 시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힘든 세상 잘 견디며 살아와 줘서 고맙다고 자신을 격려하고 다독이게 하는 마음,
자신을 위해 속삭여 주라 하시는 그 맨트에 또한번 감정과 접한 눈물이 핑 돌았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늘 사랑한다 속삭여 주라는 말씀에 힘겨웠던 시간 다 이겨내고 이렇게 나를 기쁨에 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 주는 나에게 진정 감사한 마음이 들어서 가슴이 뭉클했다.
내가 희망이 있어야 남들한테도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는 말씀을 들으며 다시한번 꿈과 희망을 되새겨 볼 수 있었다.
따뜻한 공연을 볼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아름다운 공연을 떠올려 보면 채환 님 이미지에서 자꾸 몇년 전 돌아가신 故 이태석 신부님 모습이 연상이 된다.
행복이란 즐거워야 한다는 그 말씀...
봉사를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행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선하다.
곳곳에 이런 천사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사회는 희망인 것이다.
나도 언젠가 여건이 허락되면 봉사를 꼭 해야 겠다는 아름다운 꿈이 피어 올라 눈시울이 젖는다.
첫댓글 아름다운 5060 '연극 아름 동호회'를 통해 좋은 공연을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습니다. 전에는 인터파크에 돈을 다 내고 찾아다니던 공연들을 때론 거의 무료로 때론 아주 저렴하게 접할 수 있게 되어 더욱 풍성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니 얼마나 기쁜지...
역시 세상은 눈을 빛내면 찾을 수 있는 보물들이 산재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곳곳의 숨은 천사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유정자 블로그에 올린 글 퍼서 올림을 양해 바랍니다.^^*
아직 공연 날짜 많이 남았으니 가 보실 분 적극 추천합니다.
그분의 마흔 즈음에는 방송을 통해 알고는 있었지요.
알아도 관심이 있어도 직접 가보지는 못했는데
역시 산골 순이님은 열성적이고 적극적이시네요.
그렇게 살아야하는데... 늘 이렇게 뒤쳐지고 있읍니다.
방송을 통해 잠시 보았는데
정말 김광석을 보듯, 그분의 노래를 듣는듯
착각을 일으킬 정도였지요.
저는 지금 매사 슬럼프에 빠져 있는 중인데
산골 소녀님의 글을 보니 다시 가 보고픈 충동이 이네요. ^*^
은숙 님. 아직 공연이 끝나지 않았으니 꼭 시간내서 한번 가 보세요.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진정 감사한 것들을 일깨워 주며 사랑의 마음을 잔잔히 스미게 하는 멋진 공연이예요.
아름다운 5060 덕분에 이렇게 좋은 공연도 보고 삶의 이야기 방의 좋은 분들과 마음소통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습니다.
한번 다녀오시고 힐링하시고 오세요. 늘 행복한 나날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어머 나두 갈것을
후회 막심
나도 김광석 노래 좋아해요
대구에 김광석 거리가 있어요
2년전에 친구랑 같이 가보았는데
그 거리 광장에서 누군가 불러주는 김광석 노래들
'한참을 앉어서 듣다가 왔네요 혹시 같은 사람들인지 ?
가시장미 님. 공연이 아직 당분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연극 아름 동호회' 통해서 꼭 가 보세요. 멋진 공연 많이 갈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미국 떠나시기 전 문화생활 충분히 누려보세요. 아마 채환 님이실 것 같아요.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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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애 님께서도 한번 보세요.
저는 혼자 봤는데 그래도 참 좋았습니다. ㅎㅎ
산골순이님 마음이 가는곳은 언제나 아름답게 보여요~
잘읽고 머물다 갑니다.
좋은 프로 있으면 힌트좀 주세요~~~ㅎ
감사합니다. 요즘은 연극 공연 중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프로가 많아 참 좋습니다.
우울하고 슬퍼서 나오는 눈물 보다 즐겁고 뭉클한 꿈과 희망에 감동을 받아 흘리는 눈물이 훨씬 개운하고
영혼을 맑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함께 들어보고자 동영상 첨부합니다. ㅎㅎ
머리 손질을 못하고 가서 사진이 좀 그런데 그냥 올렸습니다. ㅎㅎ
낭주 님. 곧 좋은 일이 생기실 거에요. 힘 내시고 좋은 나날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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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님께서 서울 근처에 계시다면 문화생활 많이 즐기셨을 텐데요.
하루하루 시간가는게 너무 아쉬워서 틈나는 대로 마음에서 원하는 것 다 행하며 살아갑니다.
좀 전에 경기민요 배우고 왔는데 한 3년 배운 뒤 저도 재능기부 봉사 좀 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가네요. ㅎㅎ
장구 치고 민요 불러드리면 노인병원에 계신 분들 다 좋아하실 텐데요. ㅎ
부지런히 배워서 수정 님과 봉사 다니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수정님께서는 달타령 불러주시고 저는 창부타령으로... ㅎㅎ 행복한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