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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정직하고 성실한 네 사람의 인디언 사냥꾼이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덮여 있는 큰 산맥으로 사냥을
하러 들어갔습니다.
노인들은 늘 말하기를 그 산맥은 아주 신비롭고 강력
한 힘을 지니고 있는 산이라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그 산맥에는 사슴과 엘크 등이 많이 살고 있으므로
그곳으로 사냥가면 언제나 많은 수확을 얻곤 했지요.
그 사냥꾼들은 하루 종일 걸어 그 산맥에 들어간 뒤,
호젓한 풀밭에 캠프를 치고 거기서 무기들을 손질하고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날밤 그들은 빨리 날이 밝아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하면서 잠이 들었습니다.
한밤중 어느 때인가, 그들 중 한 사람이 모닥불을 더
지피려고 깨어났다가, 무섭고 끔찍한 광경, 즉 거대한
뱀 한 마리가 그들과 그들의 캠프를 빙 둘러싸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사냥꾼은 기겁을 했습니다. 그는 두 눈을 감았다
떠보았습니다. 그런데도 뱀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습니
다. 그는 다른 사람들을 살며시 깨우고는 제발 소리내
지 말라고 하면서 뱀을 가리켰습니다.
그들 중에서 이제까지 그런 괴물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마치 똑 같은 악몽을 꾸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들이 겨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허
겁지겁 한곳에 모여 앉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뱀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냥꾼들 중에서 가장 젊은 사람이 소근거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지? 우리가 일제히 화살을 쏘면,
녀석을 죽일 수 있지 않을까?”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깜짝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안 돼! 우리가 녀석을 죽이지 못하면, 녀석이
우리를 죽일 거야. 녀석은 힘이 보통이 아닐거야.
녀석이 잠든 거 같으니, 그 동안 여기서 빠져나갈
방법을 찾아야 해.”
모닥불은 이미 사그라들었지만, 환한 달빛이 울창한
숲을 뚫고 들어온 덕에 뱀의 검고 붉은 줄무늬들을
자세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거대한 뱀을 평생 처음 보는 터라
그것이 실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저 그것이 사라지기만을 기대하면서
맥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그중 한 사람이 참지 못하고 말했습니다.
“뭔가를 해야 해! 녀석이 잠들어 있다면, 깨어날 때는
틀림없이 우리를 삼켜버리고 말거야. 녀석은 단숨에
우리를 삼킬 수 있을거야!”
그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그 뱀의
등 높이는 들소 등 만큼이나 높았고, 그 길이는 들소
스무 마리 길이만큼이나 되었습니다.
가장 나이든 사냥꾼이 말했습니다.
“딱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해.
녀석을 뛰어넘는 거야.”
그 사냥꾼들은 모두 하나같이 강건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거대한 뱀을 뛰어넘어 본 적이 있는 사람
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불안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결국 그의 말을 따르기로 했
습니다. 그들이 뛰어넘기에 가장 적당한 곳은 높이가 가
장 낮은 뱀의 머리와 꼬리 부분임이 분명했습니다.
일행의 리더인 가장 나이 많은 사람이 말했습니다.
“우선 활과 화살을 저 밖으로 던져야 해. 그리고 자네들이
먼저 뛰어넘어. 나는 맨 나중에 뛰어넘을테니까.”
가장 젊은 사람이 울먹이는 소리로 말했습니다.
“난 못하겠어. 내가 높이 뛰어 오르지 못하면 어떻하지?
뛰어 올랐다가 저 위에 떨어지기라도 하면?”
리더는 말했습니다.
“저 뱀이 우리를 집어삼키려고 여기 있다는 건
불을 보듯이 뻔한 사실이야. 그러니 어떻게 해
서든 뛰어넘어야 해.”
그는 자신의 활과 화살을 힘껏 던져 숲 속에 떨어지게 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했습니다. 하지만 제일 젊은 사냥꾼이
공포에 질려 있어서, 리더는 할 수 없이 그 다음으로 젊은
사람에게 손짓을 했다.
“네가 먼저 가. 막 달려가서 힘껏 뛰어올라!”
다른 사람들이 공간을 내주자, 그 사람은 모닥불 너머까지
뒷걸음쳤다. 한 순간 그는 앞으로 쏜살같이 내달리더니,
펄쩍 뛰어올라 뱀의 머리 위에서 한 바퀴 공중제비를 한
뒤, 그 너머의 덤불 속에 떨어졌다. 그는 쿵 소리와 함께
떨어진 뒤 몸을 일으키고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습니다.
그걸보고 기운이 난, 다음 사람도 역시 뱀 위로 뛰어올라
소나무 숲 가장자리에 있는 덤불 속에 떨어졌습니다.
리더는 가장 젊은 사람의 양어깨를 움켜쥐고 말했습니다.
“봤지? 저 사람들이 뛰어넘었으니, 너도 충분히 넘을 수
있을거야.”
젊은이는 성공할 수도 있었습니다. 두려움이 워낙 커서
그 덕에 높이 솟아올라 뱀의 머리 위를 훌쩍 뛰어넘었을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젊은이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순
간, 뱀이 머리를 쳐드는 바람에, 젊은이는 뱀의 머리에 부
딪치면서 튕겨나가 모닥불 곁의 땅바닥에 강하게 부딪치는
바람에 그대로 기절해버렸습니다.
리더는 의식을 잃은 그 젊은이에게 황급히 달려들어 그
얼굴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바로 그 순간, 뱀이 그 흉측
하게 생긴 머리를 바짝 쳐들고, 눈꺼풀도 깜빡이지 않은
채, 그들을 지그시 노려보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그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생전 처음 본 그 존재에게 자기네의 목숨을
내맡기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리더는 저 내면 밑바닥까지
공포로 얼어붙은 채, 앞으로 닥칠 사태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뱀이 눈도 깜박이지 않으면서 노려보는 바람에, 그
자리에 완전히 얼어붙은 채, 최후의 순간만 기다리고 있던
그는, 한순간 젊은이가 몸을 움직이는 걸 느꼈습니다.
그와 동시에 묘하게도 뱀이 스르르 움직여 숲 속으로 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 거대한 몸체에도 불구하고, 뱀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숲 속을 헤치고 나갔다. 뱀이 완
전히 사라지자 다른 두 사냥꾼이 숨어 있던 데서 나왔습니다.
이윽고 가장 젊은 사람이 깨어나더니,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아.
저 뱀이 내 머릿속에 말을 걸어왔어.”
뱀을 먼저 뛰어넘었던 두 사냥꾼 중의 한 명이 말했습니다.
“녀석이 돌아올지도 몰라. 녀석이 돌아오면
우리는 녀석과 맞서 싸울거야!”
젊은 사람이 소리쳤습니다.
“아니야! 그 뱀은 돌아오지 않을거야.”
리더가 물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그 뱀이 내 머릿속에서 나한테 말했어. 자기를 위해서
한 가지 일을 해달라구. 우리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기필코 우리를 찾아내서 삼켜버릴 거라고 했어.”
그 말을 듣고 다른 사람들은 잠시 생각했습니다. 젊은이의
말에는 그냥 아니라고 무시하기 힘든 뭔가가 있었습니다.
그날 밤 이전까지만해도 그 네 사람 중에서 이 세상에 그
렇게 거대한 뱀이 실재한다고 믿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
잖은가. 그러니 그런 뱀이 젊은이의 머릿속에서 젊은이한테
말을 했다는 것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한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 뱀이 너한테 뭐라고 했는데?”
“우리더러 북북동 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어. 그렇게 한참
가다보면, 잔잔한 강이 나오는데, 그 강을 따라서 낮은
골짜기로 들어가라고 했어. 그러면 빨간 문이 달린 천막집
하나를 발견하게 될 거래. 그 집에는, 눈 밑에 흉터가 있는
한 남자가 아내와 자식하고 살고 있대.
그 사람은 우리가 올 걸 알고 있대. 우리 중에서 두 사람은
여자하고 아이와 함께 천막집에 남아 있고, 다른 두 사람은
북북동 방향으로 계속 가다가 그레이트머디 강을 건너 다시
가다보면, 그리 깊지 않은 길고 좁은 호수를 만나게 될 거래.
그리고 그 사람은 호수를 건너야 한대. 뱀은 그 사람이 무사히
호수를 건너기만 하면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거라고 했어.”
리더가 물었습니다.
“그 사람이 호수를 건너지 못하면, 어떻게 된대?”
젊은이는 말했습니다.
“그건 나도 모르겠어. 그저 그 사람이 호수로 들어가서
건너편으로 가려고 해야 한다는 것만 알아. 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아무튼 그 다음에 우리는 다시 그 사람
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해.”
이튿날 아침 그들은 동쪽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해서, 해 질
무렵에는 그 산맥을 벗어났다. 그 이튿날 해뜰 무렵, 그들은
북북동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고, 이틀 뒤에는 어느 강가에
이르러 캠프를 쳤습니다.
사냥꾼들 중의 한 사람이 물었습니다.
“그 뱀이 정말로 너한테 말한 게 확실해? 그냥 상상해서
나온 얘기 아냐? 개꿈 같은 것일 수도 있잖아.”
그러자 리더가 그 사람에게 반문했습니다.
“그 뱀도 꿈에 나온 거였어? 이 세상에 그런 게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어. 하지만 나는 내 눈으로
그걸 똑똑히 봤어. 그런 판국에 내 눈과 귀가 거짓말을
한 거라고 믿어야 할까?”
젊은이를 다그쳤던 사냥꾼은 말했다.
“나는 그냥 우리가 위험한 상황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건
아닌지, 바보짓을 하는 건 아니지 확인해보고 싶었을 뿐
이야. 우리가, 뱀이 자네한테 했다는, 어떤 사람에 관련
된 이야기를 곧이듣는 바람에 낯선 고장으로, 심지어 적
의 땅에까지 들어가는 것은 남들의 비웃음을 살 만한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래.”
젊은이가 항변했다.
“나는 거짓말 하지 않았어. 내가 들은 대로 전한 것 뿐이야!
그 뱀은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경우, 우리를 뒤쫓아
와서 모두 삼켜버리겠다고 말했어!”
그러자 그 사냥꾼은 곧바로 응수했습니다.
“우리가 빨간 문이 달린 외딴 천막집을 찾아낸다면, 이 모든
이야기는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될 거야. 하지만 그런 천막집도,
눈 밑에 흉터가 있는 남자도 찾아내지 못한다면, 나는 집으로
돌아가서 내 할 일을 할 거야!”
이튿날, 그들은 그 강을 따라 내려간 끝에 어느 골짜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그 골짜기 안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담한 숲 속
에 자리 잡은, 빨간 문이 달린 외딴 천막집을 발견했습니다.
그 안에는 한 남자와 젊은 아내, 아이가 살고 있었다. 그 남자의 눈
밑에는 흉터가 나 있었다. 네 사냥꾼은 그를 보고 몹시 놀랐지만, 그
는 그들이 찾아오리라는 걸 미리 알고 있기라도 한 양, 별반 놀라지
않았다. 그 사나이는 중년의 나이를 넘어선 것처럼 보였지만, 아내는
매우 젊었다.
그는 그들을 강가로 데리고 가서 캠프를 칠 만한 자리를 알려준 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 아내가 댁들에게 식사 대접을 할 겁니다. 그러니 꼭 우리 집에
와서 식사를 하셔야 합니다. 댁들은 먼 길을 왔죠. 나는 언제고 댁
들이 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내게 전할 말이 있다는 것도요.”
리더는 자기네가 거기까지 여행한 목적을 밝혔습니다.
“우리 중에서 두 사람은 댁의 아내, 아이와 함께 남아 있고,
다른 두 사람은 당신을 대동하고, 북북동으로 가야 합니다.
그레이트머디 강을 건너, 길고 얕은 호수를 만날 때까지 가야
합니다. 거기까지 가려면 아마 한 달 정도 걸리지 않을까 싶어요.
댁이 그 호수를 건널 경우에는 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눈 밑에 흉터가 있는 사내는 말했습니다.
“알았습니다. 댁들하고 함께 여행을 하겠습니다. 앞으로 이틀 뒤에
떠나도록 하죠. 길을 떠나기 전에 아내와 아들하고 하루 이상의 시
간을 함께하고 싶어서요.
처음에는 거대한 뱀이 나타났고, 이제는 눈 밑에 흉터가 나 있는 묘한
사내가 나타났다. 네 사냥꾼은 그런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다. 자기네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어떤 일에 끌려들어간 게
분명한데다, 앞으로 미지의 땅으로 들어가는 기나긴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캠프를 치는 동안, 사냥꾼들 중의 한 사람이 물었습니다.
“어째서 그 사람은 호수를 꼭 건너가야 하는 거지?”
또 다른 사람이 물었다.
“어째서 그 사람은 달랑 아내와 아이하고만, 이 외진 곳에서
살고 있는 거지? 마을에서 쫓겨난 걸까? 마을에서 쫓겨난 사
람들만 외따로 살잖아.”
리더가 말했다.
“쫓겨난 게 맞다고 하면,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틀림없이
아주 고약한 짓을 저질렀을 텐데. 사소한 잘못 정도로는 쫓겨나지
않거든.”
그날 저녁 사내의 젊은 아내는 엘크고기 슈트를 만들어 손님들에게
대접했는데, 그 맛은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녀는 예의바르고, 또
몹시 수즙음을 탔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아들은 낯선 사람
들이 집 안에 들어오자 줄곧 엄마 곁에만 찰싹 붙어 있었습니다.
네 사냥꾼은 정중하게 행동했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준 것에
무척 고마워했다. 그들은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서 사냥과 쾌청한
늦여름 날씨 이야기를 했다. 네 사냥꾼이 거기 온 이유나 그들이
전한 소식들에 관해서는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이튿날 네 사냥꾼은 하루 종일 쉬면서 화살을 만들었다. 리더는
자기와 가장 젊은 사냥꾼이 그 사내와 함께 북쪽으로 가는 게 좋
겠다고 했고, 다른 두 사람도 리더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눈 밑에 흉터가 있는 사내는 본인이 처한 상황에 관해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았았습니다. 그들은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내밀한 슬픔 같은 것이 어려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날 밤 그 사내는 그들의 캠프에 찾아왔다.
사내는 말했다.
“아내는 내가 댁들과 함께 여행길에 올라야 한다는 걸 알고 있습
니다. 그 사람은 나를 따라가고 싶어해요. 우리는 부부가 된 이래
한 번도 떨어져서 지낸 적이 없습니다. 그 사람은 내가 이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에 괴로워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사람은 여기서
기다릴 겁니다. 그래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이 사람들은 여기 머물 겁니다.”
리더는 두 동료를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그리고 남은 한 사람을
가리키면서 말을 이었다.
“이 친구하고 저는 댁과 함께 갈 겁니다. 뱀이 바로 이 친구한테
이야기를 전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북
쪽 땅에 가본 적이 있거든요. 그곳은 우리의 적들이 사는 땅이라
아주 조심을 해야 합니다.
이튿날 새벽 세 사람은 길을 떠났다. 젊은 아내는 천막집 앞에서
세 사람의 모습이 더 이상 보이지 않을 때까지 망연히 지켜보면서
서 있었다. 세 사람이 그레이트머디 강까지 이른 데는 꼬박 열흘이
걸렸습니다.
밤에 모닥불을 피우고 둘러 앉아 있을 때면, 사내는 한가롭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만, 본인의 신상에 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이상한 여행을 하는 연유에 대해서는 털끝만큼
도 내비치지 않았고, 그리고 그때까지 뱀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
았고, 그들에게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단 하나 확실한 건, 그 사냥꾼들이 뱀이 일러준 대로 자기 집에
찾아오리라는 걸, 그가 미리 짐작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는 밤
마다 캠프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가서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기도를 했습니다.
적들의 땅에서 그들은 골짜기의 덤불 속에 몸을 숨긴 채, 좀 더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그레이트머디 강을 건너고 나서, 보름가량
지났을 즈음, 그들은 초승달처럼 휘어진 긴 호수 앞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그간 크고 작은 여러 호수 곁을 지나쳤지만, 그 초승달
모양의 호수가 바로 그 뱀이 말한 호수라는 걸 알아챘습니다.
그 호수에는 뭔가가 있었고, 두 사냥꾼은 그걸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호숫가에서는 어떤 동물도 보이지 않았고, 공중을 나는 새들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지 교교한 침묵만 감돌고 있었습니다.
리더는 말했습니다.
“이곳에는 뭔가가 있어.
감으로 알 수 있어.”
젊은 사냥꾼이 말했습니다.
“맞아. 내가 처음 뱀을 보았을 때 느꼈던 것과
똑같은 느낌이 일어.”
흉터 있는 사나이는 그 호수를 발견한 이래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그는
혼자 밖으로 나갔습니다.
잠시 후 그들은 그가 부르는 죽음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달이 떠오르자 그는 돌아와서 두 사냥꾼
에게 말했습니다.
“내일, 해가 뜬 뒤, 나는 댁들이 하라고 일러준 대로
저 호수 속에 걸어 들어갈 겁니다. 물속에서 뭐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는 대충 알 것 같아요.
만일 내가 건너편에 이르지 못하면, 내 물건들을 챙겨서
아내에게 갖다 주세요. 그리고 그 사람을 친정에 데려다
주는 친절을 베풀어주셨으면 합니다.
그 사람은 너무 오랫동안, 친정 식구들하고 떨어져서
지내왔거든요. 나한테 궁금한 점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물오보도록 하세요. 그 사람은 말해줄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는 물가에 내려가 앉아
새벽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두 사냥꾼은 한 가지만은 확신하고 있었다.
그 사내가 용감한 사람이라는 것.
마침내 새벽이 왔습니다. 동쪽 지평선 위에 희미한 붉은 빛이
어렸고, 호수 수면에도 희미한 붉은 빛이 어른거렸습니다.
곧이어 대지 한 끝 위로 해가 둥실 떠올랐습니다. 두 사냥꾼은
흉터 있는 사내가 셔츠와 각반을 벗는 광경을 지켜 보았습니다.
사내는 곧 허리에 두르는 천 하나와 신고 있는 모카신을 제외
하고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죽음의 노래를 부르면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호수의 폭은 튼튼한 활로 쏜 화살이 날아가는 거리보다 조금 더
길었지만, 그들은 건너편 땅을 볼 수 있었다. 사내가 호수 중간에
이르자 물은 그의 가슴께까지 차올랐습니다.
바로 그때 그의 뒤에서 무슨 일인가가 일어났습니다. 뭔가 움직임이
있었고, 수면이 마구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커먼 어떤 물체가 심장
이 한 번 뛰는 시간만큼 수면 위로 튀어 올랐다가 사라졌고, 곧이어
사내가 물속으로 끌려 들어갔습니다.
두 사냥꾼이 안타까운 마음에 물가를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동안
들끓었던 수면은 다시 가라앉기 시작했고, 잠시 후 호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거울처럼 잔잔해졌습니다.
그들은 그 사내가 사라졌다는 걸 직감했지만,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하면서 기다렸다. 오전 시간이 속절없이 지나갔다. 괴괴한
침묵만 지속될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서글픈 심경에 사로 잡힌 채, 그의 셔츠와 각반, 활과
화살, 창을 챙겨 든 뒤 돌아서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스무날이 지난 뒤, 그들은 잔잔한 강이 흐르는 골짜기의 빨간
문이 달린 천막집에 도착했습니다. 남아 있는 두 사냥꾼은 그
들이 무사히 돌아온 걸 보고 기뻐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말했습니다.
“얼마 전에 이 집 여자가 슬피 울기 시작하더니, 문상하기 위해
두 팔을 칼로 베고 머리를 잘랐다네. 그리고 그때 이후 줄곧
얼굴에 재를 바른 채 지내왔어.”
리더는 말했습니다.
“여자가 뭔가를 알아챈 거지. 남편이 죽었다는 걸 안 거야.
그 사람은 호수 건너편에 도착하지 못했어. 뭔가가 그를
물속으로 끌어들였어.”
가장 젊은 사냥꾼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는 여자에게 남편의
물건들을 넘겨주었습니다. 그녀는 그 물건들을 받고는 남편과
긴 여행을 함깨 해줘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 여자가 상중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여자에게 먹을
음식과 물을 챙겨주면서 여러 날을 함께 머물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가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저는 우리 마을로 돌아가야 해요.”
그러자 리더가 말했습니다.
“우리가 댁을 거기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남편분이 그렇게 해달라고 부탁했거든요.
그러니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녀의 친정 식구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그들은
네 사냥꾼에게 있고 싶으면, 언제까지라도 있으라고 권했지만,
네 사냥꾼은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그들이 떠나기 전날 밤, 젊은 미망인이 네 사냥꾼의 캠프에
찾아 왔습니다. 미망인은 말했습니다.
“댁들에게 제 남편 이야기를 해드려야겠기에 이렇게 찾아
뵈었어요. 그이가 젊었을 때,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나
중에 그 친구는 힘 있는 주술사가 되었어요.
그런데 그 사람은 본인이 가진 힘들 중에서 사악한 힘들
쪽으로 기울어, 몇몇 악령을 돕는 사람이 되었어요. 그
때문에 제 남편은 그 사람을 멀리했죠.
그리고 얼마 후 남편은 위대한 전사가 되고, 마을 사람들이
따르는 지도자가 되었어요. 그러자 주술사는 그걸 시기하고
자기가 가진 힘들을 제 남편을 해치는 데 썼어요.
그 사람은 특별한 약을 이용해서 남편의 첫 아내의 목숨을
빼앗아갔어요. 남편은 그래도 굴하지 않았죠. 그리고 주술
사는 마을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심한 창피를 당했어요.
그러자 그 사람은 미쳤고, 미친 상태에서 죽어버렸어요.
그런데 얼마 후, 악령 하나가 남편을 찾아왔어요. 그 악령은
남편이 처벌을 받아야 할 운명이며, 두 가지 벌 중에서, 하나
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했죠.
하나는 마을에서 쫓겨나는 수치를 당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온 마을 사람들이 그 주술사처럼 미쳐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었어요. 남편은 쫓겨나는 편을 택했어요.
악령은 언제고 네 사람이 남편을 찾아올 텐데, 언제 찾아올지는
결코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어요. 악령은 남편이 매일 매일을
최후의 날로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 했던 겁니다.
남편은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든지 그런 운명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또 다른 길을 택한다는 건, 온 마을 사람들이
미쳐죽어간다는 걸 뜻했죠.”
젊은 사냥꾼이 물었습니다.
“그런데 댁은 어떻게 해서 그 분의 아내가 되었죠?”
여자는 말했습니다.
“제 아버님이 저를 그분한테 보내셨어요. 아버님은 제게
이 용감하고 고결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서, 그
사람이 지닌 용기와 명예가 그 사람과 함께 그대로 땅속
에 파묻혀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런 미덕들은 마땅히 대대로 전수되어야 한다고. 제가
그분의 아이를 갖게 된 건, 바로 그 때문이었어요.”
그 후, 네 사냥꾼은 자기네 마을로 돌아갔습니다. 친척들이 어떻게
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밖에서 떠돌았느냐고 묻자, 그들은 그저 길
을 잃어 오래 헤맸다고만 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들은 그 기나긴 여행담을 사람들에게 들려주었
습니다. 사람들의 반은, 그 말을 믿고, 반은 믿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마을 사람들은 예전에 긴 여행을 함께했던
네 사냥꾼이 마을에서 가장 겸허하고, 고결한 사람들이라는 걸 눈치
챘습니다.
이 세상에 거대한 뱀들이 있다는 얘기는 좀처럼 믿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 세상에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는 건 알
만큼 오래 살았습니다.
우리의 삶에는 우리가 체험할 가능성이 있는
놀랍고 강력하고 신비로운 것들이 많이 존재
한다는 건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나는 그런 것들 중의 하나가 명예로움이었으면
합니다.
《위에 적은 이야기는,
다음의 책, 104페이지에서 122페이지 사이에 있는 이야기를
옮겨 적은 것입니다.
책 이름“바람이 너를 지나가게 하라”
조셉 M. 마셜 3세 저. 김 훈 옮김, 문학의 숲에서 출판》
나무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가야산 대덕사 기산지은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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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부처님감사합니다
성취하시여 이루어지이다
관세음보살{{{☆★☆}}}
인디언 용사의 대자대비심 감동입니다. 좋은인연*^^*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관세음보살()()()
고맙습니다. 관세음보살()()()
감사 합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인디언들은 선지식인들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꼭 보살님들 같다니깐요.
자연과 함께 자연속에서 사는 그들이니깐요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참 좋은 인연입니다.....(♥)
당신은 부처님 !!!
원공법계제중생
자타일시성불도
마하반야바라밀
나무불법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