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과 실체
'요나라'에 현명한 '미란다 왕'이 있었다.
그는 '나가세나'라는
현인(賢人)이 있다 하여 찾아갔다.
미란다 왕은 "당신은 누구며
이름이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나가세나는, "동료 수행자들이
나를 '나가세나'라고 부르지만
그건 단지 분별을 위한
임시 호칭이며 통칭에 불과하며
실체적인 존재는 없습니다."라고 했다.
실체적 존재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을 말함인데,
모든 존재는 연기(緣起)에 의해
모였다 흩어지는 취산(聚散)이니
수시로 변하며 인연이 다하면 없어진다.
그러나 실체적 존재는 없지만,
생성된 것이 존재하는 동안 편의상 호칭이 있다.
그런데 이름과 대상에 관한 미망(迷妄)이 있다,
우리는 한번 정해진 이름의 대상(對象)이
이름과 같이 변하지 않고 영속적인 것처럼 믿는데,
사실은 이름은 그대로인데
대상인 실상은 수시로 변한다.
어릴 때나, 젊었을 때나, 늙었을 때나,
죽은 후에도 한번 지은 이름은 그대로인데
대상은 수시로 변하여도,
이름(名)이 본성(本性)을 지닌
실체(實體)로 착각(錯覺)하고 있다.
물(水)은, 언제나 물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안개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눈도 되고, 얼음이고 냇물이고,
강물이 되고 바닷물이 되기도 하니.
이름과 실체는 같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선사(禪師)는 이름에 집착하지 말고
존재(存在)를 연기(緣起)로 보라 한다.
존재는 우주의 법칙이니 연기를 보는 자는
우주의 법칙을 깨달은 자가 된다.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불교 사자성어가 있는데,
참된 공(眞空)은 고정된 실체가 없으나
인연따라 묘한 있음(妙有=存在)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공(空)은 그냥 텅 비어있다가 아니라
그 속에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한한 원소(元素)들이 가득하여
우주 만물을 생성할 수 있는 것이다.
공(空)에서 생성된 만물(萬物)이
한시적(限時的으로 존재(存在)하다가
인연이 다하면 다하여 다시 흩어져 공으로 돌아가고
그 공(空)에서 다시 존재가 생성하는 순환을
'프리드리히 니체'는 영원회귀(永遠回歸)라 하였다.
현대 물리학의 열역학 에너지 보존법칙과
엔트로피 증가 현상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나(我) 라는 육체는 살아도 이 지구에 있고 죽어도
이 지구 어디엔가 흩어져 있다가,
인연따라 또 다른 존재의 탄생에 기여할 것이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