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안영진] [안경테] 5월 FOMC: 금리 인하에 선 긋는게 유행이라지만
파월 의장은 힘을 주어 연내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지역 은행들의 연쇄적인 불안감은 Fed가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는 통화정책 변화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은행의 시스템 위험으로 파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위기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한 두 차례의 금리 인하 조치는 Fed도 배제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닐 것이다. 다가오는 X-date도 고려하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상태라고 판단된다.
5월 FOMC를 본 소회는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금리 인상 중단에 힘을 실었고,
2. 연내 금리 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고,
3. 네번째 파산/매각이 필요한 은행 사태의 복병(Pacwest Bancorp)이 등장했다.
인상 중단 스토리는 성명서에서 충분한 힌트를 줬다. “충분할 정도로 제약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얻기 위하여” 문구를 삭제하며 사실상 제약적인 통화정책 상태를 암시했다. 은행 위기 이후 타이트해진 민간 신용 여건이 마치 Fed가 추가 금리 인상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한 몫 했다. 장기금리와 달러화가 하락으로 반영한 배경이라 본다.
그런데 파월 의장이 더욱 힘을 실어 강조한 건 ‘금리 인상 중단’ 보다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였다. 연내 3회 가량 인하를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는 시장 컨센서스를 일축한 것이었다. 1)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내려가지 않고, 2) 다수 위원들은 얕은 침체(Recession)을 전망하지만 파월 개인적으로는 침체를 피해갈 수도 있다는 시각, 3) 은행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 기인한다. 파월과 시장의 시각 차이는 기자 회견 이후 주가가 흘러 내린 요인이었을 것이다.
이 정도에 그쳤다면 이번 5월 FOMC는 잔잔 그 자체였을 것 같다. 그러나 역동적인 시장은 이런 잔잔함이 어색했던 것일까? 장 종료 후 은행 위기가 또 태풍을 몰아칠 기세다. 명시적으로는 LA(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Pacwest 은행이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고, 시외로 주가가 50% 넘게 빠져 그 위기 의식을 반영했다. 이 은행 뿐만 아니라 주변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주가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가까이 빠져 장중 2~3% 내외 하락에 불과했던 것과 크게 대조됐다. 은행 여건이 개선됐다는 근거를 들었던 파월 의장이 겸연쩍어 질 수 있는 이벤트다.
물론 은행 시스템은 대형 은행들이 주도하는 것이고, 중소형 지역 은행들의 위기만큼 그들의 건전성이 취약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지역 은행들의 연쇄적인 불안감은 Fed가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는 통화정책 변화의 재료가 될 수 있다. 민간 신용 경로가 타이트해 지고 있음은 역의 레버리지 효과에 의해 미국의 수요를 둔화시켜 나갈 것이다. 은행의 시스템 위험으로 파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위기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한 두 차례의 금리 인하 조치는 Fed도 배제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닐 것이다. 다가오는 X-date도 고려하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상태다.
* 보고서 원문: https://han.gl/qfYiFM